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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 소식" - 성탄밤 감사성찬례

James Chae 2021. 12. 24. 14:51

2021.12. 24. 다해_ 성탄

이사 9:1-6 / 시편 96 / 디도 2:11-14 / 루가 2:1-14(15-20)

 

 

기쁜 소식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사제, Artist

 

여러분에게기쁜 소식 무엇입니까? 자녀가 원하던 대학에 붙었다는 소식? 저평가받던 주식을 사서 대박이 났다는 소식? 아프던 몸이 완치되었다는 소식? 아마도 우리 모두는 각각의 처지에 따라 간절히 바라는기쁜 소식들이 있을 것입니다. 2002 월드컵에서 우리 선수들의 승리 소식으로 종로를 가득 매우며 행진을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것도기쁜 소식이지요. 그때 우리 국민들은 모두 기쁜 소식에 마치 하나가 듯한 경험을 했었지요.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아마도 일제 식민통치로부터 해방되던 8 15일의 감동을 잊지 못하실 것입니다. 이 같이기쁜 소식 누구나 바라는 기쁨이 아닐 없습니다.

 

유앙겔리온εὐαγγέλιον. 복음. 기쁜 소식.

유앙겔리온 로마 군대가 전쟁에서 승리했을 전령이 전해주는승전보에서 유래된 말이라는 것을 많은 분들이 아실 것입니다. 물론 유앙겔리온은승전보뿐만 아니라, 황제의 즉위식, 왕자의 탄생, 왕의 생일 등을 알리는 것도 포함됩니다. 그러나 이러한기쁜 소식 자신의 가족과 친척들, 지인들이 참전한 전쟁의 승전보만큼 애타게 기다리는유앙겔리온 없었을 겁니다. 지중해를 중심으로로마의 평화, Pax Romana’ 슬로건으로 세계를 지배했던 고대 로마제국은 각지에서 군사적 분쟁이 잦았습니다. 그래서 로마 시민들은 전쟁터에서 들려오는 승전보 애타게 기다렸지요. 전령은 말을 타고 도시에 들어서며유앙겔리온이 여기 있다라고 소리치면서 몰려든 사람들을 향하여유앙겔리온 선포합니다. 유앙겔리온을 선포하는 전령관을케룩스κῆρυξ’ 하고 말의 동사형케루쏘κηρύσσω’에서 유래된케리그마κήρυγμα’ 유앙겔리온 선포하는 내용이 됩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 기독교 용어가 매우 로마적 배경을 가지고 있음을 있습니다. 로마인들에게는승전보유앙겔리온이지만, 억압받고 고통당하는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그들을 압제자로부터 구원해줄 메시아의 등장이 유앙겔리온 됩니다. , 해방의 기쁜 소식이지요. 그러므로 세상을 죄악에서 해방시킬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우리는유앙겔리온이라 고백하고, 이를 만천하에 선포하는 것을 우리도케리그마 부릅니다. 오늘 제가 여러분 앞에 설교를 하는 것도 이러한유앙겔리온 설교의 형식으로 여러분에게선포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역사는 예수님의 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복음 선포의 역사입니다.

 

지난  대림 4 주일 설교에서 저는 이사야서 61 1절에 기초한가난한 사람들에게 전할 기쁜 소식 대해 말씀을 드렸습니다. ‘가난한 사람들, 아나윔 결국하느님 없이는 없는 사람들이라 정의한 있습니다. 마르코복음 2 17절을 보면 다음과 같은 말씀이 있습니다. “나는 의인을 부르러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이는 마르코복음의유앙겔리온죄인 초점이 맞춰있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에 반해 루가는아나윔, 프토코스, 가난한 사람에게 초점이 맞춰있습니다. 루가복음 6 20절은 다음과 같이 선포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아, 너희는 행복하다. 하느님 나라가 너희의 것이다.”(루가 6:20)

 

이러한 선포는 막연한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나타났으며, 실현되었고, 현실화되었다 것입니다. 그래서 루가는 가난한 사람들이 가장 절실하게 공감할 있는빚의 탕감이야기를 자주 사용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가난한 사람들은 때문에 고통받게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루가복음 7장에서 명의 빚진 자들에 대한 탕감 이야기는 이를 보여줍니다. 내용인즉 빚을 많이 탕감받은 자가 그렇지 않은 자보다 감사할 것이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마르코복음의죄인’, 루가복음의가난한 ’. 이를 통해 우리는 주님의 유앙겔리온이 누구를 향한 케리그마인지를 짐작할 있게 됩니다. 이제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소위죄인들가난한 자들에게도 죄사함을 받고 구원을 얻는 길이 열린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식탁의 교제를 통해 이러한 것을 직접 증거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식탁에는 죄인이든 가난한 자이든 제한 없이 받아들여졌습니다. 우리가 누군가와 식사를 한다는 것은 신분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매우 친근한 관계의 표현임은 예나 지금이나 동일할 것입니다. 함께 식사를 한다는 것은 식사를 초대한 자와 초대받는 자가 하나가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사회적으로 견고한 신분제도를 무력화시키는밥상공동체 혁명이었습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다른 사람들의 집에 스스럼없이 들어가함께묵으셨습니다. 주님께서는 숙소를 정하는 데도 신분과 사회적 지위, 죄인과 가난한 자를 전혀 구분하지 않으셨습니다. 이에 더해서 주님께서는 제자들을 자신의 자리로와서 보라라고 직접 초대하시기도 하셨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예수님의 행동은 그가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 회복, 죄사함을 우리의 일상 속에서 몸으로 직접 보여주신 것이라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말로만 죄사함과 용서을 말씀하신 분이 아니십니다.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 그의 삶이 바로 하느님의유앙겔리온자체였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유앙겔리온 포함된 내용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단어의 의미에서 추측할 있듯이 바로 구원에 대한, 죄사함에 대한기쁨의 선포입니다. 기쁨에 대해 이사야는 다음과 같이 노래합니다.

 

“당신께서 주시는 무한한 기쁨, 넘치는 즐거움이 곡식을 거둘 때의 즐거움 같고, 전리품을 나눌 때의 기쁨 같아 그들이 당신 앞에서 즐거워할 것입니다.” (이사 9:23)

 

이사야의 시대에 가난한 민초들에게수확의 기쁨전쟁 승리의 전리품 나누는 기쁨보다 더한 기쁨이 없었나 봅니다. 마치 봉급생활자가 생각지도 못했던 보너스를 받는 기분이라 할까요? 이사야는 자기 시대의 삶의 자리에서 민초들의 눈높이에 맞춰 기쁨 설명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우리의 삶의 자리에서는 어떤 것이 가장 기쁜 소식일까요? 가족이 건강하고 무탈하며, 가족이 부유해지고 화목하면 모두에게 기쁜 것이 아닐까요? 한마디로 예나 지금이나 욕심 없이무탈하고, 먹고, 살면인간은기쁨 충만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우리의 기쁨이 그러한 물질적이고 육적인 것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하늘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가 사랑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루가 2:14)

 

 

오늘 복음서는 이러한지고의 기쁨 단어로 요약합니다. 바로영광평화입니다. 하느님께 영광, 사람들에게 평화. 전쟁과 기근이 끊이지 않고 다툼과 갈등이 만연한 사회에서평화 모두가 기다리던기쁨 아닐 없습니다. 그러한평화위로 먼저는 하느님과 관계의 회복이고, 인간과 인간 간의 관계가 평화 속에서 회복된다는 선포입니다. 바로 아기 예수의 탄생으로 이러한 평화와 화해가 우리 가운데 임했다고 오늘 복음서는 선포합니다. 

 

우리 각자에게 예수님은 어떤 기쁨으로 다가오십니까?  여러분 각자는 예수님에게 어떤 기쁨이 될까요? 우리가 하느님께 드리는 기쁜 마음의 정도가 어떠하든 오늘 이곳에 하느님께서 먼저 자신의 기쁨이신 외아들을 보내셨기에 우리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곳에 나온 것입니다. 그래서 , 시간만큼은 모두 마음으로 그분의 탄생을 기뻐했으면 좋겠습니다. 가난한 여인의 몸을 통해 인간의 몸으로 태어나신 하느님이 오늘 아기로 우리에게 오셨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의 기쁨이 넘쳤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밤은 우리의 기쁨 마음이 하느님께 영광이 것이기 때문입니다. 유대 공동체에서 천대받던 낮은 자들 중의 하나였던목동들이 오늘 시간 우리에게 유앙겔리온 전했습니다. 오늘 우리의 복음의 전령은 화려한 동방박사가 아닌 가난한 목동들이었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하느님 앞에서 가난한 우리는하느님 없이는 없는 사람들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의유앙겔리온입니다. 오늘 복음서는 우리에게 루가복음의 가장 핵심적인 예수 정체를 신탁합니다. 

 

“오늘 밤 너희의 구세주께서 다윗의 고을에 나셨다. 그분은 바로 주님이신 그리스도이시다.” (루가 2:11)

 

구세주”, “주님”, “그리스도 

오늘 우리에게 오신 아기 예수님은 우리의구세주이시며, 우리의주님이시고, 우리의그리스도이십니다.

그래서 우리도 다음과 같이 외칠 있는 것입니다.

 

“하늘에 영광, 땅에는 평화!”

 

우리 서로에게 이렇게 인사하며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합시다. 

 

“하늘에 영광, 땅에는 평화!”  “메리 크리스마스!”

 


 

전례독서: (다해) 성탄

 

 

본기도

영광의 하느님, 아기 예수를 세상에 보내시어 거룩한 밤을 주님의 빛으로 비취셨나이다. 비오니, 빛으로 우리를 이끄시어 하늘의 영광을 찬미하며, 땅에 평화를 이루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하느님이신 우리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이사 9:1-6

12  어둠 속을 헤매는 백성이 빛을 것입니다.
.     캄캄한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빛이 비쳐올 것입니다.
23  당신께서 주시는 무한한 기쁨, 넘치는 즐거움이
.     곡식을 거둘 때의 즐거움 같고,
.     전리품을 나눌 때의 기쁨 같아
.     그들이 당신 앞에서 즐거워할 것입니다.
34  당신께서는 그들이 짊어진 멍에와
.     어깨에 장대를 부러뜨리시고
.     혹사하는 자의 채찍을 꺾으실 것입니다.
.     미디안을 쳐부수시던 날처럼, 꺾으실 것입니다.
45  마구 짓밟던 군화, 피투성이 군복은
.     불에 사라질 것입니다.
56  우리를 위하여 태어날 아기,
.     우리에게 주시는 아드님,
.     어깨에는 주권이 메어지겠고
.     이름은 탁월한 경륜가, 용사이신 하느님,
.     영원한 아버지, 평화의 왕이라 불릴 것입니다.
67  다윗의 왕좌에 앉아 주권을 행사하여
.     국권을 강대하게 하고 끝없는 평화를 이루며
.     나라를 법과 정의 위에 굳게 세우실 것입니다.
.     모든 일은 만군의 야훼께서 정열을 쏟으시어
.     이제부터 영원까지 이루실 일이옵니다.

라틴어 성서는 8:32하에서 9:1이 시작됩니다. 작은 숫자는 라틴어 성서의 구절 번호입니다.

 

 

시편 96

1    노래로 주님을 노래하여라.
.      세상아, 주님을 노래하여라.
2    주님을 노래하고 이름을 찬양하여라.
.     우리를 구원하셨다.
    기쁜 소식 날마다 전하여라.
3    놀라운 일을 이루시어 이름을 떨치셨으니
.      민족, 만백성에게 이를 알리어라.
4    높으신 주님을 어찌 찬양하랴.
.     신이 많다지만
.     주님만큼 두려운 신이 어디 있으랴.
5     족속이 섬기는 신은 모두 허수아비지만
.     주께서는 하늘을 만드신 분이시다.
6     앞에 찬란한 영광이 감돌고
.      계시는 곳에 힘과 아름다움이 있다.
7    힘과 영광을 주님께 돌려라.
.     민족들아, 지파마다 주님께 영광을 돌려라.
8    예물을 들고 하느님 앞에 나아가
.      이름에 어울리는 영광을 주님께 돌려라.
9    거룩한 광채 입으신 주님을 경배하여라.
.      땅은 앞에서 무서워 떨어라.
10   땅을 든든하게 세우신 앞에서
.   “주님이 왕이시다 만방에 외쳐라.
.     만백성을 공정하게 심판하시리라.
11  하늘은 기뻐하고 땅은 즐거워하며
.     바다도, 거기 가득한 것들도,
.     함께 환성을 올려라.
.     들도, 거기 사는 것도,
.     함께 기뻐 뛰어라.
12  숲의 나무들도 환성을 올려라.
.     주께서 세상을 다스리러 오셨다.
.      앞에서 즐겁게 외치어라.
13  그는 정의로 세상을 재판하시며
.     진실로써 만백성을 다스리신다.

⦿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     처음과 같이 지금도 그리고 영원히, 아멘.

 

 

디도 2:11-14

11 하느님의 구원의 은총이 모든 사람에게 나타났습니다. 12 은총은 우리를 훈련해서 우리로 하여금 불경건한 생활과 세속적인 욕심을 버리게 하고 세상에서 정신을 차리고 바르고 경건하게 살게 해줍니다. 13 그리고 위대하신 하느님과 우리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영광스럽게 나타나실 복된 희망의 날을 기다리게 해줍니다. 14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당신의 몸을 바치셔서 우리를 모든 죄악에서 건져내시고 깨끗이 씻어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분의 백성으로서 선행에 열성을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14절: 시편 130:8; 출애 19:5; 신명 4:20, 7:6, 14:2; 에제 37:23ㅍ

 

 

루가 2:1-14 (15-20)

1 무렵에 로마 황제 아우구스토가 천하에 호구 조사령을 내렸다. 2 번째 호구 조사를 하던 시리아에는 퀴리노라는 사람이 총독으로 있었다. 3 그래서 사람들은 등록을 하러 저마다 본고장을 찾아 길을 떠나게 되었다. 4 요셉도 갈릴래아 지방의 나자렛 동네를 떠나 유다 지방에 있는 베들레헴이라는 곳으로 갔다. 베들레헴은 다윗 왕이 고을이며 요셉은 다윗의 후손이었기 때문이다. 5 요셉은 자기와 약혼한 마리아와 함께 등록하러 갔는데 마리아는 임신 중이었다. 6 그들이 베들레헴에 머물러 있는 동안 마리아는 달이 차서 7 드디어 첫아들을 낳았다. 여관에는 그들이 머무를 방이 없었기 때문에 아기는 포대기에 싸서 말구유에 눕혔다.

8 근방 들에는 목자들이 밤을 새워가며 양떼를 지키고 있었다. 9 그런데 주님의 영광의 빛이 그들에게 두루 비치면서 주님의 천사가 나타났다. 목자들이 겁에 질려 떠는 것을 보고 10 천사는두려워하지 마라. 나는 너희에게 기쁜 소식 전하러 왔다. 모든 백성들에게 기쁨이 소식이다. 11 오늘 너희의 구세주께서 다윗의 고을에 나셨다. 그분은 바로 주님이신 그리스도이시다. 12 너희는 갓난 아이가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 있는 것을 보게 터인데 것이 바로 그분을 알아보는 표이다.” 하고 말하였다. 13 때에 갑자기 수많은 하늘의 군대가 나타나 천사와 함께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14 하늘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
.      땅에서는 그가 사랑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

(15 천사들이 목자들을 떠나 하늘로 돌아간 뒤에 목자들은 서로어서 베들레헴으로 가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알려주신 사실을 보자.” 하면서 16 달려가 보았더니 마리아와 요셉이 있었고 과연 아기는 구유에 누워 있었다. 17 아기를 목자들이 사람들에게 아기에 관하여 들은 말을 이야기하였더니 18 목자들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일을 신기하게 생각하였다. 19 마리아는 모든 일을 마음속 깊이 새겨 오래 간직하였다. 20 목자들은 자기들이 듣고 보고 것이 천사들에게 들은 바와 같았기 때문에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하며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