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모음/설교문 257

“누구를 위하여 종이 울리나”_2025.1.29. 다해_설명절 별세기념성찬례

2025.1.29. 다해_설명절 별세기념성찬례민수 6:22-27 / 시편 89:1-2, 11-16 / 야고 4:13-17 / 마태 6:19-21, 25-34 “누구를 위하여 종이 울리나”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종소리는 자신을 위해 울린다고 생각하는 그 사람을 위해 울린다. 종소리는 다시 멈추어도, 그러한 계기가 그의 마음을 움직인 순간부터 그는 하느님과 일치되는 것이다. 해가 떠오를 때 해를 향해 눈을 들지 않을 자가 있겠는가? 혜성이 작열하는데 누가 그것으로부터 눈길을 돌리겠는가? 무슨 일 때문이든, 종소리가 울리는데 누가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겠는가? 자신의 일부를 세상에서 떠나보내는 저 종소리에 누가 귀를 막겠는가? 사람은 누구도 혼자만의 섬이 아니다. 사..

글모음/설교문 2025.01.29

“그리스도의 몸: 보편 교회”_2025.1.26. 다해_연중3주일

2025.1.26. 다해_연중3주일느혜 8:1-3, 5-6, 8-10 / 시편 19 / 1고린 12:12-31상 / 루가 4:14-21 “그리스도의 몸: 보편 교회”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오늘 읽은 2 독서의 말씀은 성령의 활동을 교회론적인 차원에서 사도 바울로가 정리한 부분입니다. 오늘 읽지 않은 앞부분에서 성령의 은사의 다양성과 단일성을 다룬 후에, 이제 “하나의 몸과 다양한 지체들”이란 개념으로 교회론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4절에서 11절까지는 성령의 다양성이 하나의 성령에서 비롯됨을 설명했지만, 여기에서는 성령의 다양성이 하나의 목적을 지닌다고 설명합니다. 그 목적은 교회의 몸을 온전히 세우는 것입니다. 사실 하나의 몸으로서의 우주와 세계라는 개념은 스토아 철..

글모음/설교문 2025.01.26

“영적인 것들”_2025.1.19. 다해_연중2주일_설교문

2025.1.19. 다해_연중2주일이사 62:1-5 / 시편 36:5-10 / 1고린 12:1-11 / 요한 2:1-11 “영적인 것들”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오늘 읽은 고린토전서에서 “성령께서 주시는 선물”이라고 공동번역이 번역한 부분은 직역하면 “영적인 것들”이란 말입니다. 헬라어 형용사 “πνευματικός 프뉴마티코스”를 사용했습니다. 이 “프뉴마티코스”는 신약에서 영에 속하거나 성령의 영향을 받는 것을 묘사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이는 종종 물질적 또는 자연적(사르키코스)인 것과 대조되며, 생명과 존재의 신성함이나 초자연적인 측면을 강조합니다. "프뉴마티코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단어는 없지만, 이 개념은 히브리어의 "영" 또는 "호흡"을 의미하는 “루아흐..

글모음/설교문 2025.01.19

“두 번째 탄생, 두 번째 실존”_ 2025.1.12. 다해_주님의 세례 축일(연중1주일)

2025.1.12. 다해_주님의 세례 축일(연중1주일)이사 43:1-7 / 시편 29 / 사도 8:14 / 루가 3:15-17, 21-22 “두 번째 탄생, 두 번째 실존”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루가 3:22b  우리는 성탄절과 공현절을 통해 성육신으로 오신 아기 예수님의 탄생에 대해 찬양하고 묵상했습니다. 이는 예수님의 첫 번째 탄생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성탄 절기가 끝나는 오늘, 우리는 예수님의 두 번째 탄생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이 두 번째 탄생은 첫 번째 탄생처럼 천사나, 동방박사나, 목동들이나, 시므온과 안나, 그리고 요셉과 마리아의 도움이 필요 없는 탄생이었습니다. 두 번째 탄생에는 오로지 세..

글모음/설교문 2025.01.12

“창발(emergance)과 에피파니”_2025.1.5. 다해_공현대축일(성탄2주일)

2025.1.5. 다해_공현대축일(성탄2주일)이사 60:1-6 / 시편 72:1-7, 10-14 / 에페 3:1-12 / 마태 2:1-12 “창발(emergance)과 에피파니”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이전 단계에서는 없던 성질이 윗 단계에서 갑자기 나타나는 현상을 “창발(創發), 또는 발현(發現)”이라 합니다. 영어로는 emergance라고 하지요. 이렇게 용어 설명으로 설교를 시작하는 것은 오늘 우리가 다룰 주제와 연관이 깊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창발성은 과학적 실험과 관측에서도 일어나는 현상이고, 사회학적으로 생물학적으로도 종종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물론 이렇게 창발이 발생하면 절대로 이전 단계로 환원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 현상의 특징입니다. 실험과 관측이란 좁..

글모음/설교문 2025.01.05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_2025.1.1. 다해_거룩한 이름 예수 축일

2025.1.1. 다해_거룩한 이름 예수 축일민수 6:22-27 / 시편 8 / 갈라 4:4-7 또는 필립 2:5-11 / 루가 2:15-21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한 해의 시작을 우리 전례력은 이름과 관련된 말씀으로 시작을 합니다. 존재에게 붙여진 이름은 단순한 호칭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호칭에는 별명도 있을 수 있고, 감옥의 죄수들처럼 번호로도 호칭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름은 곧 그 존재를 드러냅니다. 존재들 간에 다름과 차이를 나타내고 한 존재를 존재이게 하는 것이 이름입니다. 이름을 가진 존재가 누구인지, 어떤 인격인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등을 드러냅니다. 그리고 이름은 존재 간의 관계를 형성하기도 합니다. 존재 간의 관..

글모음/설교문 2025.01.02

“영적 성장-소년 예수”_2024.12.29. 다해_성탄1주일

2024.12.29. 다해_성탄1주일사무상 2:18-20, 26 / 시편 148 / 골로 3:12-17 / 루가 2:41-52 “영적 성장-소년 예수”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성서는 숫자와 관련된 표현으로 진리를 우회해서 드러냅니다. 7은 3(하느님의 세계)과 4(자연의 수)를 합친 수이고 온전함과 완전함을 의미합니다. 8은 새로움과 부활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초대 교회는 예수님이 부활하신 날은 제8요일이라 불렀습니다. 이는 제7일인 안식일과 구분하기 위한 것입니다. 7과 마찬가지로 12 또한 완전수입니다. 12는 하느님의 세계를 뜻하는 3과 땅과 자연의 수인 4를 곱한 수입니다. 이스라엘의 지파가 열 두 지파였고 제자들의 수도 열둘이었습니다. 9는 히브리인들에게 불가..

글모음/설교문 2024.12.29

“한처음”_2024.12.25. 수. 다해_성탄대축일 감사성찬례(11am)

2024.12.25. 수. 다해_성탄대축일 감사성찬례(11am)이사 52:7-10 / 시편 98 / 히브 1:1-4(5-12) / 요한 1:1-14 “한처음”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요한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모 마리아에게서 나신 것을 모르지 않았습니다. 제일 늦게 기록된 요한복음이므로 요한 기자는 분명 마르코, 루가, 마태오의 복음서를 이미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마르코처럼 탄생이야기를 생략하지 않고, 마태오와 루가처럼 신화적, 전기적 형식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매우 신학적인 관점에서 예수의 탄생 이야기를 전개하고자 했습니다.  한처음, 천지가 창조되기 전부터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고 하느님과 똑같은 분이셨다. 요한 1:1  이러한 선포..

글모음/설교문 2024.12.27

“하느님의 굴욕”_2024.12.24. 화. 다해_성탄밤 감사성찬례(9pm)

2024.12.24. 화. 다해_성탄밤 감사성찬례(9pm)이사 9:1-6 / 시편 96 / 디도 2:11-14 / 루가 2:1-14(15-20) “하느님의 굴욕”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itist  우리는 조금만 자존심이 상해도 기분이 나빠지고 화를 내기 쉽습니다. 거짓말을 한 사람이나 자신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은 용서할 수 있지만, 자신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사람은 쉽게 용서가 되지 않는 법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누구나 자기 자신에 대해 적정 수준의 자기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의 갈등의 대부분은 상대와의 관계에서 서로의 자존심을 건드릴 때 발생하곤 합니다. 무시당한 느낌은 누군가에게 자신이 완전히 벌거벗겨지는 느낌과 유사해서 감당할 수 없는 치욕과 굴욕을 느..

글모음/설교문 2024.12.27

“빈자의 영성, 빈자의 복음”_2024.12.22. 다해_대림4주일

2024.12.22. 다해_대림4주일미가 5:1-4상 / 루가 1:46하-55(성모송가) / 히브 10:5-10 / 루가 1:39-45(46-55) “빈자의 영성, 빈자의 복음”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오늘 우리가 부른 성시 성모 마리아 송가는 마치 오페라의 장엄한 아리아를 연상시킵니다. 장면은 다음과 같이 시작됩니다. 노년에 아이를 잉태한 엘리사벳이 무대 가운데 있고 문이 열리며 사촌 동생인 마리아가 등장합니다. 샬롬이라는 마리아의 인사말에 엘리사벳은 자신의 태 속에서 세례자 요한이 뛰노는 것을 느끼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마리아를 향하여 아리아를 노래합니다. 그 노래에는 자신의 “주님”을 잉태한 마리아에 대한 위로와 칭송이 담겨 있습니다. 가장 비천한 여인이 가장 ..

글모음/설교문 2024.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