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모음/설교문 209

“큰소리와 눈물로”

2024.3.17. 나해_사순5주일 예레 31:31-34 / 시편 51:1-12 또는 시편 119:9-16 / 히브 5:5-10 / 요한 12:20-33 “큰소리와 눈물로”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오늘은 히브리서를 중심을 말씀을 나누고자 합니다. 히브리서는 오랫동안 알렉산드리아 학파를 중심으로 사도 바울로의 서신으로 여겨졌습니다. 서방교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동서방교회가 합의에 이른 것은 397년 제3차 카르타고 공의회에서였습니다. 이때부터 교회의 정경으로 인정을 받았으니 히브리서는 매우 늦은 시기에 정경이 된 책입니다. 물론 종교개혁 시기에 마르틴 루터는 히브리서의 정경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논란이 많은 책입니다. 현재에는 바울로의 서간..

글모음/설교문 2024.03.17

"들어 올려지는 것 ὑψωθῆναι"

2024.3.10. 나해_사순4주일 민수 21:4-9 / 시편 107:1-3, 17-22 / 에페 2:1-10 / 요한 3:14-21 “들어 올려지는 것 ὑψωθῆναι”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뱀은 땅 위의 모든 민족들을 집어삼키고 있던 독하고 치명적인 죄를 상징합니다.” 알렉산드리아의 성 키릴루스 죄는 뱀의 독처럼 치명적입니다. 뱀의 독처럼 죄는 한순간에 한 영혼을 죽음에 이르게 하기도 하고, 때론 서서히 한 영혼을 잠식하여 은연중에 죽음에 이르게 합니다. 모두 영적인 죽음입니다. 물론 오늘 광야에서 불뱀은 치명적인 독을 품은 뱀과 영적인 죄라는 이중적 의미를 지닙니다. 물리는 자마다 모두 죽게 됐습니다. 그 죽음이 육적인 죽음 만을 의미하지 않고 동시에 영적인 죽음..

글모음/설교문 2024.03.10

냉정과 열정 사이

2024.3.3. 나해_사순3주일 감사성찬례 출애 20:1-17 / 시편 19 / 1고린 1:18-25 / 요한 2:13-22 “냉정과 열정 사이”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이탈리아 밀라노와 피렌체의 풍경이 인상적으로 기억되는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 아마도 한 번쯤 보시지 않으셨을까 생각됩니다. 서로에 대한 사랑을 품고 있었으면서도 그 열정을 숨기고 냉정하게 헤어져야 했던 두 사람, 헤어진 지 10년이 지난 후에, 10년 전에 했던 약속을 기억하고 지키기 위해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다시 만나 각자 속에 10년 동안 품었던 서로의 사랑을 다시 확인하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원작은 각각의 주인공의 관점으로 쓴 두 개의 소설을 합쳐놓은 동명의 공동 작품 소설이지요. 소설..

글모음/설교문 2024.03.03

“없는 것을 있게 만드시는 하느님”

2024.2.25. 나해_사순2주일 감사성찬례 창세 17:1-7, 15-16 / 시편 22:23-31 / 로마 4:13-25 / 마르 8:31-38 “없는 것을 있게 만드시는 하느님”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그는 죽은 자를 살리시고 없는 것을 있게 만드시는 하느님을 믿었던 것입니다. 로마 4:17 b 사도 바울로는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의 믿음을 보시고 그를 올바른 사람이라 인정하셨다고 합니다. 그 믿음이 지향하는 내용은 방금 읽어 드린 말씀입니다. “죽은 자를 살리시는 하느님”, “없는 것을 있게 만드시는 하느님”. 이를 다른 말로 하면 “엘 샤다이 אֵ ל ַׁשַׁדי” 즉 “전능하신 하느님”입니다. 이것이 아브라함이 야훼 하느님을 이해한 믿음입니다. 그는 하느님의 전능..

글모음/설교문 2024.02.25

“유혹의 단절”

2024.2.18. 나해_사순1주일 감사성찬례 창세 9:8-17 / 시편 25:1-10 / 1베드 3:18-22 / 마르 1:9-15 “유혹의 단절”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오늘 마르코복음이 전한 예수의 광야 유혹이야기는 마태오와 루가가 참조한 ‘예수 어록’과 차이를 보입니다. 어록은 광야에서 사탄으로부터 세 가지 유혹을 받았다고 자세하게 기록한 반면, 마르코는 단순히 40일 동안 광야에서 사탄의 유혹을 받았다고만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이사야 11장 6-8절, 이사야 65장 25절의 말씀이 연상되는 “들짐승과 함께 지내셨다”라고 기록했습니다. “늑대와 어린 양이 함께 풀을 뜯고 사자가 소처럼 여물을 먹으며 뱀이 흙을 먹고 살리라. 나의 거룩한 산 어디에서나 서로 해..

글모음/설교문 2024.02.18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

2024.2.14. 나해_재의 수요일 감사성찬례 요엘 2:1-2, 12-17 또는 이사 58:1-12 / 시편 51:1-18 / 2고린 5:20하-6:10 / 마태 6:1-6, 16-21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오늘 말씀은 마태오복음 5장의 산상수훈에서 6가지 대당명제 다음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마태오복음에서 묘사하는 예수님은 율법을 폐기하거나 더욱 심화하는 방식으로 율법을 재해석하신 분입니다. 과거 율법의 다양한 요구들을 아주 명료하고 간단하게 정리를 하셨습니다. 첫째는 성내지 말라, 둘째는 남의 아내를 탐내지 말라, 셋째는 아내를 소박하지 말라, 넷째는 맹세하지 말라, 다섯째는 보복하지 말라, 여섯째는 원수도 사랑하라입니다. 대당명제는 기본..

글모음/설교문 2024.02.14

“앞에 있는 것을 향해 나아감”

2024.2.11. 나해_연중6주일(병자를 위한 기도일) 감사성찬례 열왕하 5:1-14 / 시편 30 / 1고린 9:24-27 / 마르 1:40-45 “앞에 있는 것을 향해 나아감”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인간은 자신이 닮으려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니사의 그레고리우스 인간에게는 ‘초월적 본성’이 있다고 교부 니사의 그레고리우스는 말합니다. 그리스 철학자들은 인간이 끊임없는 앎이나 선의 추구를 통해 이데아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지만, 그레고리우스는 그러한 길을 차단합니다. 인간의 이성으로, 인간의 경험으로, 인간의 깨달음으로 그러한 초월에 다가갈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그는 인간은 끊임없이 초월을 향해, “앞에 있는 것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라고 말합니다. ..

글모음/설교문 2024.02.11

“만일 주님께서 허락해 주신다면…”

2024.2.10. 나해_설날별세기념성찬례 감사성찬례 민수 6:22-27 / 시편 89:1-2, 11-16 / 야고 4:13-17 / 마태 6:19-21, 25-34 “만일 주님께서 허락해 주신다면…”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하느님과 그리스도인의 삶 사이에는 항상 긴장감이 존재합니다. 인간의 관점에서 하느님은 전능하시고 무소부재하신 분이시라는 생각, 우리를 구원하시는 분이라는 생각, 우리를 도우시는 분이시라는 생각 때문에 우리는 하느님께서 마치 우리를 돕기 위해 항상 대기하고 계신 집사로 여깁니다. 그래서 하느님을 어떤 분으로 생각하시냐?라는 질문을 하면 대부분 “우리를 도와주시는 분”, “우리를 위로하시는 분”, “우리를 사랑하시는 분”, “우리를 구원하시는 분”이라고 ..

글모음/설교문 2024.02.09

“배척당하는 표징”

The Presentation of Christ in the Temple (1645) By Charles Le Brun / 사진출처: artvee.com 2024.2.4. 나해_주님의 봉헌 축일(연중5주일) 감사성찬례 말라 3:1-5 / 시편 24:(1-6)7-10 / 히브 2:11-18 / 루가 2:22-40 “배척당하는 표징”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이 아기는 수많은 이스라엘 백성을 넘어뜨리기도 하고 일으키기도 할 분이십니다. 이 아기는 많은 사람들의 반대를 받는 표적이 되어 당신의 마음은 예리한 칼에 찔리듯 아플 것입니다.” 루가 2: 34-35 시므온의 예언으로 분명해진 것이 있습니다. 예수의 오심은 누군가에게는 축복이고 누군가에게는 저주가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글모음/설교문 2024.02.04

“사랑은 성장하게 합니다”

2024.1.28. 나해_연중 4 주일 감사성찬례 신명 18:15-20 / 시편 111 / 1고린 8:1-13 / 마르 1:21-28 “사랑은 성장하게 합니다”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사랑은 성장하게 합니다. 사랑은 견해의 영역이 아니라 진리의 영역 안에 존재합니다.”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 믿음, 지식, 사랑. 이 모든 것이 중요합니다. 이 중에 어느 것 하나만을 신앙에서 선택하는 것은 별의미가 없습니다. 사랑에는 반드시 믿음이 따르고, 믿음에는 믿는 대상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단순히 아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오늘 고린토 전서는 말합니다. 그러나 지식은 사람을 교만하게 만듭니다. 사람을 향상시켜 주는 것은 사랑입니다. 1 고린 ..

글모음/설교문 2024.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