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모음/설교문 279

“기본에 충실하기”_2025.7.27. 다해_연중17주일

2025.7.27. 다해_연중17주일호세 1:2-2:1 / 시편 85 / 골로 2:6-15(16-19) / 루가 11:1-13 “기본에 충실하기”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진주산청교회 이전에 말씀드렸던 대로, “골로사이서”는 이를 읽는 골로사이 교회와 프리기아 지역(서아시아 중부내륙지역) 공동체가 “그리스도에 대한 깨달음에 이르게 할 목적”으로 작성됐습니다. 물론 이는 오늘날에도, 특히 세속주의와 진리의 가치가 전도된 현대 사회에도 여전히 유효한 호소입니다. 통제받지 못하고 견제받지 못한 종교가 카르텔이 되어 얼마나 우리 사회를 좀먹고, 또 우리 기독교를 세속화시키고 있는지를 우리는 요즘 뉴스를 통해 목격합니다. 사이비 종교나 극우기독교가 전혀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세속화되어 사람들을 미혹시키고..

글모음/설교문 2025.07.27

“우선순위의 문제”_2025.7.20. 다해_연중16주일

2025.7.20. 다해_연중16주일아모 7:7-17 / 시편 82 / 골로 1:1-14 / 루가 10:25-37 “우선순위의 문제”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진주산청교회 오늘 읽은 복음서는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마르타와 마리아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흥미롭게도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 다음에 배치가 됐습니다.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와 “와 마리아 이야기” 모두 루가복음에만 나오는 “루가의 특수자료”입니다. 다른 복음서에는 없는 내용이란 뜻입니다. 루가가 이 두 이야기를 나란히 배치한 이유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어렴풋이 그 의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이웃에 대한 정의가 내려집니다. 이 말씀만 읽고 나면, 사제나 레..

글모음/설교문 2025.07.20

“그리스도와 함께”_2025.7.13. 다해_연중15주일

2025.7.13. 다해_연중15주일아모 7:7-17 / 시편 82 / 골로 1:1-14 / 루가 10:25-37 “그리스도와 함께”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진주산청교회 오늘 읽은 2독서 골로사이서는 흔히 “옥중서신”이라 불립니다. 보수적인 관점에서는 사도 바울로가 로마의 옥중에 있을 때 “에페소서, 빌레몬서, 골로사이서, 빌립보서”라는 네 개의 서신을 썼다고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자는 골로사이서를 바울로의 친서로 인정하길 꺼립니다. 로마서나 고린도전후서 등과 같은 바울로 친서와 용어와 문체 그리고 신학적 관점의 차이가 크기 때문입니다. 골로사이서가 바울로의 친서일 경우에는 아마도 50년대 중반쯤에 기록됐을 것이고, 바울로 후대의 작품이라면 ‘골로사이 지방’에 대지진이 있었던 서기 61년 ..

글모음/설교문 2025.07.13

“하느님의 약속”_2025.7.6. 다해_맥추감사주일(연중14주일)

2025.7.6. 다해_맥추감사주일(연중14주일)신명 8:1-4 / 시편 119:33-48 / 히브 12:32-40 / 마태 6:25-34 “하느님의 약속”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진주산청교회 맥추감사주일의 기원은 대부분 고대 이스라엘의 맥추절(칠칠절)에서 유래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맥락은 농경사회의 전통과 잘 어우러져 교회가 전례적으로 이를 흡수한 경우입니다. 그래서 맥추절은 우리의 전례력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관례적으로 7월 첫째 주일을 맥추감사주일로 지키고 있습니다. 그 유래가 어떠하든 맥추감사주일의 예배 의향은 “감사”에 있습니다. 한 해의 중반에 드리는 감사는 한 해 첫 수확의 기쁨에 대한 감사의 의미에 더해서, 년 초에 세웠던 우리의 계획과 하느님께 했던 서원들을 다시 돌아보..

글모음/설교문 2025.07.13

“사랑과 평화”_2025.5.25. 다해_부활6주일

2025.5.25. 다해_부활6주일사도 16:9-15 / 시편 67 / 묵시 21:10, 22-22:5 / 요한 14:23-29 “사랑과 평화”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요한복음 14장에서 17장까지 전개되는 고별담화의 전체적 기조는 한마디로 “위로”입니다. 누구를 위로하는 것입니까? 물론 내용상으로는 예수님의 제자들이지만, 이는 좁게는 요한복음 공동체이고 넓게는 오늘날까지 주님의 다시 오심을 기다리는 모든 교회라 할 수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힘들고 지칠 때는 이 고별담화를 종종 묵상하고 많은 위로를 얻곤 합니다. 마치 주님과 마지막 만찬을 하고, 마지막 유언을 듣는다는 심정으로 이 고별담화를 읽으면 감회가 늘 새롭습니다. 요한복음을 이해하는 방법의 하나는 일종의 ..

글모음/설교문 2025.05.25

“수난, 부활 그리고 영광과 사랑”_2025.5.18. 다해_부활5주일

2025.5.18. 다해_부활5주일사도 11:1-18 / 시편 148 / 묵시 21:1-6 / 요한 13:31-35 “수난, 부활 그리고 영광과 사랑”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오늘 읽은 복음서는 저 유명한 예수님의 고별담화 중 머리말에 해당합니다. 이후 14장부터 17장까지 장장 네 장에 걸쳐 예수님의 고별담화가 전개됩니다. 전체 요한복음 분량에 비해 매우 많은 분량을 요한은 이 부분에 집중했습니다. 예수께서 하느님의 파송을 받고 위에서 아래로 오셨다가 다시 위로 하느님께로 돌아가는 ‘하강 그리스도론과 상승 그리스도론’을 주장한 요한임으로 고별담화는 예수의 부재로 두려움에 떨게 될 제자들을 위로하는 하느님 사랑의 고백의 정수를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원래 고별담화의 마..

글모음/설교문 2025.05.18

“일치와 하나 됨의 의미”_2025.5.11.다해_부활4주일_설교문

2025.5. 11. 다해_부활4주일사도 9:36-43 / 시편 23 / 묵시 7:9-17 / 요한 10:22-30 “일치와 하나 됨의 의미”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지난 한 주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모당에서는 단일화 논쟁이 뜨거웠습니다. 당 내부 경선을 통해 선출된 후보와 당 밖에서 초빙된 후보가 하나로 단일화하는 과정에서 첨예한 이해충돌과 권모술수가 발생해서 국민을 당혹하게 했습니다. 당 입장에서는 당권과 후보의 지지율 등 종합적인 판단에 의해 단일화를 주장한 것 같은데, 누가 봐도 형평성이 없어 보이는 모양새였습니다. 결국 후보 변경을 위한 당원 투표가 부결되면서 다시 후보자 교체가 원점으로 돌아오기는 했지만, 단일화 과정에서 한쪽은 깊은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

글모음/설교문 2025.05.11

“자율성의 회복”_2025.5. 4. 다해_부활3주일

2025.5. 4. 다해_부활3주일사도 9:1-6(7-20) / 시편30 / 묵시 5:11-14 / 요한 21:1-19 “자율성의 회복”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세상의 모든 갈등과 분쟁, 범죄와 사건, 사고에는 늘 가해자와 피해자가 존재합니다. 갈등과 분쟁에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명확한 경우도 있고, 쌍방이 가해자인 경우, 쌍방이 모두 피해자인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대립과 갈등 속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별하고, 그 피해의 정도에 따라 ‘응보의 기술’을 통해 적절하게 가해자의 자율성을 빼앗는 것이 우리의 사법 시스템입니다. 물론 이러한 사법 시스템에서 가해자이든 피해자이든 어느 쪽도 그 사법적 결과에 만족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피해자의 피해가 사법적인 응보에 의..

글모음/설교문 2025.05.04

“의심하는 토마”_2025.4.27. 다해_부활2주일 설교문

2025.4.27. 다해_부활2주일사도 5:27-32 / 시편 118:14-29 / 묵시 1:4-8 / 요한 20:19-31 “의심하는 토마”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의심하는 토마”이 이야기는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이야기입니다. 토마의 이름 앞에는 늘 “의심”이라는 말이 붙여져서 불명예스러운 그의 별명이 됐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 말씀을 자세히 읽어보면 방점이 “의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믿음”에 있음을 알게 됩니다. 요한이 예수와 토마의 이야기를 막달라 마리아의 부활현현체험과 제자들의 집단 부활현현체험 다음에 편집한 목적은 분명합니다. 이는 당시 요한 공동체를 비롯하여 그 후대에 전하고자 하는 분명한 메시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미 막달라 마리아와 제자..

글모음/설교문 2025.04.27

“꾸물거리지 말고”_2025.4.19. 다해_부활밤예식(8pm)

2025.4.19. 다해_부활밤예식로마 6:3-11 / 시편 114 / 루가 24:1-12 “꾸물거리지 말고”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일어나라, 마음이여, 네 주님이 일어나셨으니. 찬가를 불러라, 꾸물거리지 말고, 그분이 네 손을 잡으셔서 너 또한 그분과 함께 일어나도록,그분의 죽음이 너를 태워 재로 만들었듯그분의 생명이 너를 금으로, 나아가, 순정한 존재로 만드시도록.”조지 허버트의 [부활절] 중 일부 17세기 영국의 위대한 시인이자 성공회 신부였던 조지 허버트는 그의 부활절 시를 통해 우리로 하여금 “일어나라”, “깨어나라”라고 외칩니다. 이 시에서 제게 가장 임팩트하게 다가온 말은 ..

글모음/설교문 2025.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