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 9

“유혹의 단절”

2024.2.18. 나해_사순1주일 감사성찬례 창세 9:8-17 / 시편 25:1-10 / 1베드 3:18-22 / 마르 1:9-15 “유혹의 단절”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오늘 마르코복음이 전한 예수의 광야 유혹이야기는 마태오와 루가가 참조한 ‘예수 어록’과 차이를 보입니다. 어록은 광야에서 사탄으로부터 세 가지 유혹을 받았다고 자세하게 기록한 반면, 마르코는 단순히 40일 동안 광야에서 사탄의 유혹을 받았다고만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이사야 11장 6-8절, 이사야 65장 25절의 말씀이 연상되는 “들짐승과 함께 지내셨다”라고 기록했습니다. “늑대와 어린 양이 함께 풀을 뜯고 사자가 소처럼 여물을 먹으며 뱀이 흙을 먹고 살리라. 나의 거룩한 산 어디에서나 서로 해..

글모음/설교문 2024.02.18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

2024.2.14. 나해_재의 수요일 감사성찬례 요엘 2:1-2, 12-17 또는 이사 58:1-12 / 시편 51:1-18 / 2고린 5:20하-6:10 / 마태 6:1-6, 16-21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오늘 말씀은 마태오복음 5장의 산상수훈에서 6가지 대당명제 다음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마태오복음에서 묘사하는 예수님은 율법을 폐기하거나 더욱 심화하는 방식으로 율법을 재해석하신 분입니다. 과거 율법의 다양한 요구들을 아주 명료하고 간단하게 정리를 하셨습니다. 첫째는 성내지 말라, 둘째는 남의 아내를 탐내지 말라, 셋째는 아내를 소박하지 말라, 넷째는 맹세하지 말라, 다섯째는 보복하지 말라, 여섯째는 원수도 사랑하라입니다. 대당명제는 기본..

글모음/설교문 2024.02.14

“배척당하는 표징”

The Presentation of Christ in the Temple (1645) By Charles Le Brun / 사진출처: artvee.com 2024.2.4. 나해_주님의 봉헌 축일(연중5주일) 감사성찬례 말라 3:1-5 / 시편 24:(1-6)7-10 / 히브 2:11-18 / 루가 2:22-40 “배척당하는 표징”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이 아기는 수많은 이스라엘 백성을 넘어뜨리기도 하고 일으키기도 할 분이십니다. 이 아기는 많은 사람들의 반대를 받는 표적이 되어 당신의 마음은 예리한 칼에 찔리듯 아플 것입니다.” 루가 2: 34-35 시므온의 예언으로 분명해진 것이 있습니다. 예수의 오심은 누군가에게는 축복이고 누군가에게는 저주가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글모음/설교문 2024.02.04

“옷만 찢지 말고 심장을 찢고”

2023. 2. 22. 가해_재의 수요일 요엘 2:1-2, 12-17 또는 이사 58:1-12 / 시편 51:1-18 / 2고린 5:2-하-6:10 / 마태 6:1-6, 16-21 “옷만 찢지 말고 심장을 찢고” 채창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찢는다. 쪼개다’는 의미의 히브리어는 ‘쿼라 קָרַע’입니다. 헬라어로는 ‘διαρρήσσω디아레쏘’입니다. 이는 너무 슬플 때나, 너무 억울할 때, 너무 분노할 때, 그리고 하느님께 회개할 때 옷을 찢는 행위와 연관된 말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계약을 할 때도 양을 둘로 ‘쪼갬’으로 계약이 성사됩니다. 이렇게 ‘쿼라’라는 동사는 뭔가를 둘로 나누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것이 슬픔의 표현이든 계약의 증표이든 이는 ‘죽음’을 상징하는 행위입니다..

글모음/설교문 2023.02.22

“하느님의 기쁨” (회개-2)

2022.3.27. 사순 4 주일 감사성찬례 여호 5:9-12/ 시편 32 / 2고린 5:16-21 / 루가 15:1-3, 11하-32 “하느님의 기쁨” (회개-2)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Artist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작은 아들이 재산을 상속해달라고 졸랐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하는 수없이 두 아들에게 공평하게 재산을 나눠줬습니다. 그 길로 작은 아들은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여 집을 나가 온갖 방탕한 생활을 하며 가진 것을 모두 탕진했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모두 하고 산 것이지요. 그러나 큰아들은 장남이란 의무감 때문이지 아니면 모험심이 없어서 인지 물려받은 재산을 가지고도 아버지 곁에서 충실하게 가족을 돌보며 살았습니다. 큰아들이라고 하고 싶은 것이 왜 없..

글모음/설교문 2022.03.26

“하느님의 은총에 압도된 회개” (회개-1)

2022.3.20. 사순 3 주일 감사성찬례 이사 55:1-9 / 시편 63:1-8 / 1고린 10:1-13 / 루가 13:1-9 “하느님의 은총에 압도된 회개” (회개-1)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사제, Artist 회개란 무엇입니까? 메타노이아(μετάνοια).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단어입니다. 오늘 복음서에서 사용된 ‘회개’라는 말도 메타노이아의 동사형 메타노에오(μετανοέω)입니다. 그러나 이 단어 하나로 오늘 본문의 회개에 대한 표상들이 전부 드러나지 않습니다. 회개는 반성이나 참회, 속죄와도 다릅니다. 오늘 본문에는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망할 것이다.”라는 표현을 두 번이나 기록했습니다. “망할 것이다.” ‘아포레이스테 ἀπολεῖσθε’. 미래형으로 이..

글모음/설교문 2022.03.19

위선에 대한 경계-재의 수요일

2022.3.2. 재의 수요일_감사성찬례 요엘 2:1-2, 12-17 / 시편 51:1-18 / 2고린 5:20하-6:10 / 마태 6:1-6, 16-21 “위선에 대한 경계”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Artist 오늘 읽은 말씀은 마태오복음 5장에서 7장에 나오는 ‘산상설교’의 중간 부분입니다. 마태오는 예수님의 메시지, 특히 예수의 율법을 재해석하신 말씀들을 ‘산상설교’에 모두 담았습니다. 9가지의 ‘행복선언’을 시작으로 6개의 ‘대당명제’를 덧붙였습니다. 율법을 재해석한 6가지의 ‘대당명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성내지도 말라”, “남의 아내를 탐내지도 말라”, “아내를 소박하지도 말라”, “맹세하지도 말라”, “보복하지도 말라”, 그리고 “원수도 사랑하라”. 이러한 대당명제의 결..

글모음/설교문 2022.03.02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2021.12. 12. 다해_ 대림 3 주일 스바 3:14-20 / 이사 12:2-6 / 필립 4:4-7 / 루가 3:7-18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사제, Artist 오늘 읽은 요한복음 3장 7절-9절의 말씀은 ‘예수 어록’을 출처로 합니다. 마태오도 같은 자료를 공유했고, 이는 마르코 복음에는 없습니다. 이 세례자 요한의 설교를 마태오가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사두가이파 사람들을’ 대상으로 선포한 것에 반해 루가는 이를 군중에게 설교한 것으로 설정합니다. 어떤 것이 더 원본에 가까운지는 쉽게 추측하기 곤란합니다. 요한의 설교의 핵심은 심판의 때가 가까우니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라는 것입니다. 공동번역이 “너희는 회개했다는 증거를 행실로 ..

글모음/설교문 2021.12.11

인간 실존의 한계를 넘어...

2020.12.13. 나해_대림3주일 성 루시아(시라쿠스의 순교자, 304년) 이사 61:1-4,8-11_ 시편 126 _ 1데살5:16-24_ 요한 1:6-8, 19-28 “ 인간 실존의 한계를 넘어-세례자 요한 ” 채야고보 신부 / Artist, 성공회 사제 한 사람이 태어나서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분명히 알고 자신의 본분을 지키며 산다는 것은 가장 큰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삶은 모두가 바라는 바이지만, 모두에게 허락된 것은 아닌 듯합니다. 인간은 본래 조그마한 권력이나 자기 자신이 남보다 조금이라도 더 잘난 게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자신이 남보다 우월하다는 우월감을 느끼고 남을 낮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너무 쉽게 우리 자신의 본분과 한계를 망각하여 행동할 때가..

글모음/설교문 2021.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