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591

“의심하는 토마”_2025.4.27. 다해_부활2주일 설교문

2025.4.27. 다해_부활2주일사도 5:27-32 / 시편 118:14-29 / 묵시 1:4-8 / 요한 20:19-31 “의심하는 토마”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의심하는 토마”이 이야기는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이야기입니다. 토마의 이름 앞에는 늘 “의심”이라는 말이 붙여져서 불명예스러운 그의 별명이 됐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 말씀을 자세히 읽어보면 방점이 “의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믿음”에 있음을 알게 됩니다. 요한이 예수와 토마의 이야기를 막달라 마리아의 부활현현체험과 제자들의 집단 부활현현체험 다음에 편집한 목적은 분명합니다. 이는 당시 요한 공동체를 비롯하여 그 후대에 전하고자 하는 분명한 메시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미 막달라 마리아와 제자..

글모음/설교문 2025.04.27

“꾸물거리지 말고”_2025.4.19. 다해_부활밤예식(8pm)

2025.4.19. 다해_부활밤예식로마 6:3-11 / 시편 114 / 루가 24:1-12 “꾸물거리지 말고”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일어나라, 마음이여, 네 주님이 일어나셨으니. 찬가를 불러라, 꾸물거리지 말고, 그분이 네 손을 잡으셔서 너 또한 그분과 함께 일어나도록,그분의 죽음이 너를 태워 재로 만들었듯그분의 생명이 너를 금으로, 나아가, 순정한 존재로 만드시도록.”조지 허버트의 [부활절] 중 일부 17세기 영국의 위대한 시인이자 성공회 신부였던 조지 허버트는 그의 부활절 시를 통해 우리로 하여금 “일어나라”, “깨어나라”라고 외칩니다. 이 시에서 제게 가장 임팩트하게 다가온 말은 ..

글모음/설교문 2025.04.25

“헛된 슬픔”_2025.4.18. 다해_성금요일

2025.4.18. 다해_성금요일이사 52:13-53:12 / 시편 22 / 히브 10:16-25 / 요한 18;1-19:42 “헛된 슬픔”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그러니 하느님의 죽음을 본다는 게 얼마나 끔찍하랴?그것은 하느님의 부관인 자연을 겁먹게 했고,그분의 발판은 갈라지고, 태양도 눈을 감았다.존 던 [1613년 성금요일, 서쪽으로 달려가며] 어제에 이어 오늘도 성공회 사제이며 시인인 영국의 존 던의 아름다운 시의 일부분을 읽어드리며 설교를 시작합니다. 그는 성금요일에 자신의 업무로 인해 서쪽으로 향해 가면서 그리스도의 죽음을 묵상한 것 같습니다. 그가 출발한 곳은 동쪽이며, 동쪽은 부활을 상징합니다. 그래서 영어로 부활절을 Easter라고 부르지요. 물론 이..

글모음/설교문 2025.04.19

“우리를 괴롭히는 상반된 것들”_2025.4.17. 다해_성목요일

2025.4.17. 다해_성목요일출애 12:1-4(5-10), 11-14 / 시편 116:1-2, 12-19 / 1고린 11:23-26 / 요한 13:1-17, 31하-35 “우리를 괴롭히는 상반된 것들”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요한복음은 주님께서 유월절 전날 밤에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하셨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유월절 밤에 행하는 파스카 식사가 아님을 뜻합니다. 한마디로 제자들과의 마지막 고별 식사였던 것입니다. 다른 복음서들은 예수께서 제자들과 식사하신 것을 파스카 만찬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요한복음은 회식의 장소도 생략했으며, 최후의 만찬보다 오히려 “세족례”에 더 중점을 두고 기록됐습니다. 아마도 요한복음의 공동체는 파스카 식사에 근본을 둔 성찬례보..

글모음/설교문 2025.04.18

“비애의 눈물”_2025.4.6. 다해_사순5주일

2025.4.6. 다해_사순5주일이사 43:16-21 / 시편 126 / 필립 3:4하-14 / 요한 12:1-8 “비애의 눈물”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옛날 이스라엘은 식사 전에 손님에게 물과 기름을 주든지 아니면 종을 시켜 손님의 발을 씻기고 기름을 발라주는 관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배경을 가진 “도유사화”는 복음서들이 각각 다르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전승에 의하면 도유사화는 두 가지 버전으로 전승된 것 같습니다. 하나는 마르코의 것이고, 다른 하나는 루가의 것입니다. 마르코의 전승은 예수의 수난과 이 이야기를 연결한 것이고, 루가의 전승은 회개와 죄 사함을 이 이야기와 연결한 것입니다. 혼합형은 오늘 읽은 요한복음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기록된 마르..

글모음/설교문 2025.04.06

“하느님을 등진 사람”_2025.3.30. 다해_사순4주일

2025.3.30. 다해_사순4주일여호 5:9-12 / 시편 32 / 2고린 5:16-21 / 루가 15:1-3, 11하-32 “하느님을 등진 사람”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오늘 복음서 말씀은 모두가 잘 아는 돌아온 탕자의 이야기입니다. 아버지의 뜻을 어기고 방탕한 삶을 살던 작은아들이 종국에는 뉘우치고 아버지의 품으로 돌아와서 행복하게 살았다는 고대 근동 반전드라마 형식의 이야기입니다. 물론 이 이야기는 루가가 채집한 특수 자료로 다른 복음서에는 없는 내용입니다. 다른 복음사가보다 루가는 예수사건을 “하느님의 구원 사건”으로 본 사람입니다. 그는 이러한 반전 드라마의 형식을 통해 ‘하느님의 구원’이 무엇인지를 말하고자 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죄가 무엇인지, 회개가 무엇..

글모음/설교문 2025.03.30

“죄와 회개”_2025.3.23. 다해_사순3주일

2025.3.23. 다해_사순3주일이사 55:1-9 / 시편 63:1-8 / 1고린 10:1-13 / 루가 13:1-9 “죄와 회개”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성서의 처음에 나오는 창세기는 하느님의 창조이야기로 시작해서 인간의 타락에 대한 이야기로 곧바로 이어집니다. 아담과 하와의 배신으로 비롯된 “에덴을 잃은 경험”은 모든 인간 관계의 단절에 대한 메타포입니다. 모든 관계에는 상호 신뢰가 전제됩니다. 모든 인간의 관계가 성문화된 계약은 아니지만 일종의 계약처럼 구속력을 가집니다. 부모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자식을 돌볼 의무를 느낍니다. 이는 누가 가르쳐준 것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또는 인간 안에 선재해 있는 본능으로 압니다. 자녀도 나면서부터 부모를 의지합니다. 때론 너..

글모음/설교문 2025.03.23

“십자가의 원수 대 하늘의 시민”_2025.3.16. 다해_사순2주일

2025.3.16. 다해_사순2주일창세 15:1-2, 17-18 / 시편 27 / 필립 3:17-35 / 루가 13:31-35 “십자가의 원수 대 하늘의 시민”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원수가 되어 살고 있습니다.” 필립 3:18 이 놀라운 사도 바울로의 말은 아마도 이 서신을 받은 당시의 필립비교회나 오늘날의 교회에 커다란 경종을 울리는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순절이 되어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되는 이 시기에 이러한 말씀이 제게도 다른 때보다 더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저 자신에게 먼저 질문한 것이 “나는 십자가의 원수인가?”라는 질문입니다. 사도 바울로가 이 말을 한 뉘앙스를 살펴보면 이 십자가의 원수가 된 사람들..

글모음/설교문 2025.03.16

“마음의 자리, 유혹의 자리”_2025.3.9. 다해_사순1주일

2025.3.9. 다해_사순1주일신명 26:1-11 / 시편 91:1-2, 9-16 / 로마 10:8-13 / 루가 4:1-13 “마음의 자리, 유혹의 자리”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같은 주님께서 만민의 주님이 되시고 당신의 이름을 부르며 찾는 모든 사람에게 풍성한 복을 내리십니다.” 로마 10:12 오늘 사도 바울로는 모든 사람들, 남녀노소, 인종과 신분의 차별 없이 주님을 찾고 그분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에게 하느님께서 “풍성한 복”을 내리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풍성한 복을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모두가 복을 받고 잘 먹고 잘살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러한 복을 갈구하며 열심히 기도도 하고 열심히 일도 하는 것입니다. 물론 기복신..

글모음/설교문 2025.03.09

“위선과 회개”_2025.3.5. 다해_재의 수요일 감사성찬례 설교문

2025.3.5. 다해_재의 수요일이사 58:1-12 / 시편 51:1-18 / 2고린 5:20하-6:10 / 마태 6:1-6, 16-21 “위선과 회개”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마치 옳은 일을 해 온 백성이기나 하듯이, 자기 신의 법을 어기지 않은 백성이기나 하듯이,” 이사 58:2  구약시대에 유대인들은 단식이 속죄일의 의무였지만, 국난이나 특별한 위기 상항에서도 재를 뒤집어쓰고 단식하곤 했습니다. 유대인이나 그리스도인이 단식한다는 것은 단순히 육신과 정신의 수행이나, 자신의 헌신을 신께 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철저히 회개의 의미가 있습니다. 단식은 자신을 낮춰 회개하고,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를 구하는 행위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다른 종교에서는 인간 육신의 욕정을..

글모음/설교문 2025.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