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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_2024.12.1. 다해_대림1주일

2024.12.1. 다해_대림1주일예레 33:14-16 / 시편 25:1-10 / 1데살 3:9-13 / 루가 21:25-36 “그때”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근대철학자 앙리 베르그송은 시간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한 사람입니다. 뉴튼의 주장대로 측정되고 계산 가능한 절대적 시간을 거부하고 그는 시간의 본질이 ‘지속(duree)’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시간은 시계의 초침에 의해 한 방향으로 이동하고 계측되는 것이 아니라 매우 의식적인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그가 보기에 시간은 공간으로부터 독립해 있으며 운동과 변화, 진화와 밀접하게 관계된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그것은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시간을 인지하는 것이 아니라 매우 주관적인 시간을 인식한..

글모음/설교문 2024.12.01

“아무튼 네가 왕이냐?”_2024.11.24. 나해_왕이신 그리스도 주일_연중34주일

2024.11.24. 나해_왕이신 그리스도 주일_연중34주일사무하 23:1-7 / 시편 132:1-12(13-18) / 묵시 1:4하-8 / 요한 18:33-37 “아무튼 네가 왕이냐?”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아무튼 네가 왕이냐?” οὐκοῦν βασιλεύς εἰ σύ;이 말은 당신이 지금까지 주장한 대로 당신이 바로 그 왕이냐?라고 묻는 것입니다. 빌라도는 자신의 판단대로 예수가 왕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을 회피합니다. 대신 예수의 말에서 혐의점을 찾으려 했습니다. 유대인들이 예수를 기소한 내용은 예수가 “유대인의 왕”이라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그건 로마 황제에 대한 반란죄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그런 빌라도에게 예수께서는 오히려 빌라도가 자신을 왕이라고 언급했다..

글모음/설교문 2024.11.24

“하느님의 부재”_2024.11.21.목. 오후3시 제주교도소 예배 설교문

시편 42편2024.11.21.목. 오후3시 제주교도소 예배 설교문“하느님의 부재” 채야고보 신부(성공회 부산교구 제주우정교회 관할사제) 우리는 늘 하느님의 있음을 정말 느끼며 살고 있을까요? 보이지 않는 하느님이 실제로 곁에 있는 동료들처럼, 우리가 보고 만질 수 있는 우리의 몸처럼 하느님의 있음이 실제로 느껴지시나요? 그러나 실제로 우리는 일상에서 이러한 질문이 별로 중요하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하느님이 계시다고 생각하든 안 계시다고 생각하든 우리의 일상은 전혀 달라지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느님이 계신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은 애매한 입장을 취하고 살 때가 많습니다. 하느님은 정말 살아계신 걸까요?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왜 그런 하느님을 느끼지 못하고, 또 믿는다 하면서 하느님의..

카테고리 없음 2024.11.24

“선한 의지의 충만함”_2024.11.10. 나해_연중32주일

2024.11.10. 나해_연중32주일룻기 3:1-5, 4:13-17 / 시편 127 / 히브 9:24-28 / 마르 12:38-44 “선한 의지의 충만함”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豕眼見惟豕(시안견유시), 佛眼見惟佛(불안견유불)”이라는 고사성어를 들어보셔서 잘 아실 겁니다.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 는 뜻입니다. 태조 이성계의 농담에 무학대사가 농담으로 대받아서 한 말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의 비난에 대처하는 재치가 돋보이는 말이지만, 이 말은 우리의 주관적 시각에 깊은 경종을 울리는 말이기도 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모든 사람들은 자기가 아는 정도에서, 그리고 자신의 입장에서만 대상과 사건을 판단할 재료를 찾기 때문에 ..

글모음/설교문 2024.11.10

“경건의 자리”_2024.11.3. 나해_모든 성인의 날/연중31주일

2024.11.3. 나해_모든 성인의 날/연중31주일이사 25:6-9 / 시편 24 / 묵시 21:1-6상 / 요한 11:32-44 “경건의 자리”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우리의 전례력은 그리스도를 통한 하느님의 구원 계획의 실현에 초점을 맞추어 성서의 서사들을 시각적으로 전례화했습니다. 이러한 전례력을 따라가는 것은 정확하게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 부활과 승천 그리고 재림과 최후 심판이라는 일련의 역사로의 초대입니다. 마지막 때에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들, 산 자와 죽은 자들이 부활할 것을 묵시문학은 예언하고 있습니다. 그런 후에 수고하고 고생한 모든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위로와 하느님의 영원한 현존이 인간과 함께함을 선포합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전례력의 끝인 1..

글모음/설교문 2024.11.03

“그리스도의 용사들”_2024.11.2. 나해_토_모든 별세자의 날/제주우정교회 설립 22주년

2024.11.2. 나해_토_모든 별세자의 날/ 제주우정교회 설립 22주년지혜 3:1-9 / 시편 23 / 로마 5:5-11 / 요한 5:19-25 “그리스도의 용사들”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22년 전 당시 신부이셨던 박동신 오네시모 주교님께서 가정 교회로 시작한 제주교회가 이제 스물두 살이란 어엿한 청년이 됐습니다. 당시에 제주기독선교회관을 빌려서 설립예배를 드렸고 “제주교회”라는 이름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3번에 걸친 예배처소의 이사 후에 이렇게 영구터전을 잡은 지 이제 2년이 넘었습니다. 작년 9월 19일에 축성식도 가졌습니다. 제주우정교회 설립 21년 만이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분들의 기도가 있었고 또한 많은 분들의 헌신이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 대부분의 이전 ..

글모음/설교문 2024.11.03

“중재자(仲裁者)의 자리”_2024.10.27. 나해_연중30주일

2024.10.27. 나해_연중30주일욥기 42:1-6, 10-17 / 시편 34:1-8(19-22) / 히브 7:23-28 / 마르 10:46-52 “중재자(仲裁者)의 자리”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모든 존재에는 존재의 자리가 있다고 지난주 설교에서 말씀드렸습니다. 그것은 존재가 이 세상에 실존하는 양태입니다.오늘은 우리 그리스도인이 이 세상과 관계하는 형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시작과 끝이 있는 존재가 있습니다. 이를 우리는 유한한 존재라고 합니다. 이러한 존재는 원인과 결과라는 인과율의 법칙에 의해 존재합니다. 그러나 시작과 끝이 없고 원인도 없는 존재가 있습니다. 이를 우리는 무한한 존재, 무한자, 또는 초월자라고 명합니다. 무한한 존재는 오직 자기 스..

글모음/설교문 2024.10.27

“존재의 자리_부여된 자리”_2024.10.20. 나해_연중29주일

2024.10.20. 나해_연중29주일욥기 38:1-7,(34-41) / 시편 104:1-9, 24, 35하 / 히브 5:1-10 / 마르 10:35-45 “존재의 자리_부여된 자리”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오늘 복음서 말씀은 제베대오의 두 아들이 자신들이 앉을자리를 예수께 간청하는 이야기입니다. 욥기와 시편은 모든 피조물들에게 ‘존재의 자리’를 부여하신 분이 누구신지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히브리서는 예수 그리스도께 부여된 '존재의 자리’가 과연 어떤 것인지 말해줍니다. 존재의 자리는 카오스적인 혼란이 아니라 질서와 위계가 있는 코스모스와 관련된 말입니다. 모든 피조세계의 존재들에게는 각자의 자리가 있습니다. 자신의 자리가 없는 존재는 도태되거나 사라집니다. 태양계에는 ..

글모음/설교문 2024.10.20

“청렴결백(淸廉潔白)”_2024.10.13. 나해_연중28주일

2024.10.13. 나해_연중28주일욥기 23:1-9, 16-17 / 시편 22:1-15 / 히브 4:12-16 / 마르 10:17-31 “청렴결백(淸廉潔白)”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청렴결백(淸廉潔白)”고리타분하게 들리는 고사성어이지만, 요즘처럼 부정과 부패와 거짓말이 난무한 시대에 이 말이 우리에게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말의 뜻을 살펴보는 것으로 설교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청렴”이란, 여러분이 아시는 대로, “성품과 행실이 맑고 깨끗하며 재물 따위를 탐하는 마음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기업은 재정 투명성을 논하고, 정부는 ‘김영란법’과 같은 법을 제정하여 공직자의 청렴성을 높여 국민의 신뢰를 얻으려 합니다. 그러나 우리..

카테고리 없음 2024.10.13

“그는 여전하지 않느냐?”_2024.10.6. 나해_연중27주일 (성 피데스)

2024.10.6. 나해_연중27주일 (성 피데스)욥기 1:1, 2:1-10 / 시편 26 / 히브 1:1-4, 2:5-12 / 마르 10:2-16 “그는 여전하지 않느냐?”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나 오늘이나 또 영원히 변하지 않으시는 분입니다.” 히브 13:8 양은 냄비는 열전도율이 높아 빨리 끓지만 반면 빨리 식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냄비근성”이란 말도 있습니다. 이 말은 대중 심리와 관련하여 어떤 일에 대해 지속성이 없이 금방 관심이 식어 버리는 현상을 빗댄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 한국 사람들은 우리 자신을 비하하여 “냄비근성”이라고 종종 말하곤 합니다. 흥미 있는 일에 벌떼처럼 달려들었다가도 관심이 떨어지면 이내 열정이 식어버리는 근..

글모음/설교문 2024.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