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 10

“모든 생명을 위한 토대”

2023.12.10. 나해_대림 2 주일 이사 63:19하-64-8 / 시편 80:1-7, 17-19 / 1고린 1:3-9 / 마르 13:24-37 “모든 생명을 위한 토대”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영원한 생명은 찰나의 순간에 깨닫는 믿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생명은 고통과 실패와 좌절과 소외라는 인간 실존의 부조리를 매일 접하는 상황 가운데 존재합니다. 그것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 가운데 ‘있음’으로 존재합니다. 그래서 죽을 것 같은 고통과 좌절 속에 있는 사람들이 삶과 죽음의 언저리에서 그러한 생명을 발견하면 희망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생명은 단순한 호흡과 혈액의 순환 그리고 심장의 활동에 의한 유전자적 신진대사와 관련되지 않습니다. 생명은 끊임없는 성장..

글모음/설교문 2023.12.10

“옷만 찢지 말고 심장을 찢고”

2023. 2. 22. 가해_재의 수요일 요엘 2:1-2, 12-17 또는 이사 58:1-12 / 시편 51:1-18 / 2고린 5:2-하-6:10 / 마태 6:1-6, 16-21 “옷만 찢지 말고 심장을 찢고” 채창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찢는다. 쪼개다’는 의미의 히브리어는 ‘쿼라 קָרַע’입니다. 헬라어로는 ‘διαρρήσσω디아레쏘’입니다. 이는 너무 슬플 때나, 너무 억울할 때, 너무 분노할 때, 그리고 하느님께 회개할 때 옷을 찢는 행위와 연관된 말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계약을 할 때도 양을 둘로 ‘쪼갬’으로 계약이 성사됩니다. 이렇게 ‘쿼라’라는 동사는 뭔가를 둘로 나누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것이 슬픔의 표현이든 계약의 증표이든 이는 ‘죽음’을 상징하는 행위입니다..

글모음/설교문 2023.02.22

십가가, 하느님 부재의 자리

2022.4.14. 성 금요일(주님의 수난) 예식 이사 52:13-53:12 / 시편 22 / 히브 10:16-25 / 요한 18:1-19:42(수난복음) ‘십자가, 하느님 부재의 자리’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Artist 오늘 우리는 여느 때처럼 아침을 맞이했고, 직장이나 집안일을 했으며, 여느 때처럼 식사를 하고 사람들을 만났으며 평소처럼 또 우리 아이들을 돌봤습니다. 오늘은 다른 일상과 다를 바 없이 평범했으며, 특별한 일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매년 찾아오는 이 금요일을 다른 날들과 조금은 다르게 느낍니다. 하루 종일 우리 마음 구석에 무거운 무엇인가가 웅크리고 있는 듯, 우리의 미소가, 우리의 말이 여느 때와는 다름이 느껴집니다. 해와 달, 하늘과 나무들, 거리의 자동차..

글모음/설교문 2022.04.16

[전시] Stigmata 거룩한 상흔展 _by 심정아_ 2022.3.6~4.7

Stigmata 거룩한 상흔 심정아 사순절 묵상 展 2022.3.6~4.7 www.jungahshim.com 전시 장소: 경동갤러리카페 서울시 중구 장충단로 204 경동교회선교관 2층 관람문의: 02-2274-0161 Stigmata 그리스도의 몸에 새겨진 십자가상흔들을 의미합니다. 인두로 천을 태우는 작업은 긴 시간의 고독과 집중과 기다림을 필요로 합니다. 손과 발의 못 자국을 타 들어가는 불꽃으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그렇게 해야지 하면서도 마음이 너무 아팠던 기억이 납니다. 스티그마타 연작은 작업실에서 완성되지 않습니다. 자연광이 들어오는 공간에 걸고, 태운 자국에 빛이 통과되도록 해 주어야 비로소 완성이 됩니다. 아픈 상흔의 선들이 아름다운 빛의 선으로 바뀌어 지는 것을 보면서 예수..

Notice/alrim 2022.03.07

'새로운 내러티브'로의 초대

2021.10.31. 나해_ 모든 성인의 날 _ 연중 31 주일 이사 25:6-9 / 시편 24 / 묵시 21:1-6상 / 요한 11:32-44 ‘새로운 내러티브’로의 초대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Artist 예수께서 마리아뿐만 아니라 같이 따라온 유다인들까지 우는 것을 보시고 비통한 마음이 북받쳐 올랐다. (요한 11:33) 여기에서 “비통한 마음이 북받쳐 올랐다.”라는 표현은 주님께서 몹시 당황하여 화를 내시는 모습을 표현한 것입니다. “비통한 마음”으로 번역된 부분은 “ἐμβριμάομαι 엠브리마오마이”로 “분노하다, 화나다”라는 뜻의 단순과거동사입니다. 이 엠브리마오마이는 화가 나서 코로 숨을 씩씩거리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단어입니다. 주님께서 정말 화가 나셨다는 표현을 하기 ..

글모음/설교문 2021.10.30

야곱의 外出 2003_ 3-1_야곱의 외출, 그리고 다시 돌아옴!

“야곱의 外出”, 그리고 다시 돌아옴! 채창완(James C.W.Chae)개인전 / 2003. 4. 22. ~ 4. 30. 진흥아트홀 류문상 인도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큐레이터로 활동 중인 작가 채창완이 "야곱의 外出"이라는 타이틀로 두 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신설동에 위치한 진흥아트홀에서 열릴 이번 전시회는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