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 6

“거룩함으로의 초대”

2024.1.14. 나해_주님의 세례 축일(연중2주일) 감사성찬례 창세 1:1-5 / 시편 29 / 사도 19:1-7 / 마르 1:4-11 “거룩함으로의 초대”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בְּרֵאשִׁית בָּרָא אֱלֹהִים אֵת הַשָּׁמַיִם וְאֵת הָאָֽרֶץ(베레쉬트 바라 엘로힘 엣 하샤마임 베엣 하아렛츠). 한 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지어내셨다. 땅은 아직 모양을 갖추지 않았다. 이는 하느님께서 ‘無로부터’ 세상을 창조했다는 셈족 신앙의 선포이며 신앙의 출발점입니다. 그리고 오늘 마르코복음은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복음의 시작”이란 말로 시작됩니다. 마르코 기자는 분명 복음서를 기록하면서 이 창세기의 선포를 염두에 둔 ..

글모음/설교문 2024.01.14

“변신 또는 변화”

2023. 7.2. 가해_맥추감사주일(연중13주일/신자영접/관할사제취임) 창세 22:1-14 / 시편 13 / 로마 6:12-23 / 마태 10:40-42 “변신 또는 변화”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이게 어떻게 된 거야.’ 그는 생각했다. 꿈은 아니었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중에서 아침에 일어나니 갑자기 자신이 벌레로 변해있다면 여러분을 어떻겠습니까?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변신]은 하루아침에 사람에서 벌레로 변한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한순간 사람에서 벌레로 전락한 존재. 이것은 실존의 변화이면서 존재의 변신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변한 것이지요. 물론 소설에서 그는 외형과 말만 변했을 뿐 마음과 생각은 여전히 본인 그대로입니다...

글모음/설교문 2023.07.02

“삼위일체, 관계성, 그리고 세례”

2023. 6. 4. 가해_성삼위일체대축일(세례 성사) 창세 1:1-2:4상 / 시편 8 / 2고린 13:11-13 / 마태 28:16-20 “삼위일체, 관계성, 그리고 세례”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오늘 읽은 창세기 1장에서 하느님의 이름은 ‘엘로힘’입니다. ‘엘로힘’은 창세기 2장에 나오는 ‘야훼’라는 이름과는 다른 신론을 보여줍니다. 모세오경에 등장하는 하느님에 대한 이러한 다양한 이름들은 ‘벨 하우저’의 ‘문서비평’에 큰 힘을 실어줍니다. 아직도 구약학계에서는 이 ‘벨 하우저의 문서론’을 뒤집을 학설이 아직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깊은 논쟁까지 우리가 알 필요는 없지만, 이 두 이름을 통해 역설적으로 깨닫는 것은 인간이 보이지 않는 신을 인식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인..

글모음/설교문 2023.06.03

“세례의 계보”

2023. 1. 15. 가해. 주님의 세례 축일(연중2주일) 이사 42:1-9 / 시편 29 / 사도 10:34-43 / 마태 3:13-17 “세례의 계보”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아시는 분은 이미 아는 사실이지만, 우리나라 기독교 역사는 성직자나 선교사를 통한 기독교 전례가 아니라 평신도들에 의해 자발적, 자생적으로 시작된 기독교라는 독특한 특징이 있습니다. 그 계보를 잠깐 살펴보는 것은 우리 세례 신앙의 뿌리를 돌아보는 차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자발적 세례에 의해 교회가 시작된 곳이 우리의 조선이었습니다. 그 시작은 바로 조선 유학자 이승훈부터입니다. 이승훈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정약용 형제들의 매형입니다. 그는 ..

글모음/설교문 2023.01.15

"흐르는 강물처럼"-세례의 시간적 의미

2022.1.9. 다해_ 주님의 세례_연중1주일 이사 43:1-7 / 시편 29 / 사도 8:14-17 / 루가 3:15-17, 21-22 “흐르는 강물처럼”- 세례의 시간적 의미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사제, Artist 헬라어로 ‘시간’ 또는 ‘때’를 가리키는 단어는 ‘크로노스Χρόνος’, ‘카이로스καιρός’, ‘호라ὥρα’ 등이 있습니다. ‘호라’는 봄, 여름, 가을, 겨울과 같이 ‘때’나 ‘계절’, ‘시기’ 등을 나타내는 단어입니다. 오늘 우리는 루가복음의 관점에 따라 ‘크로노스’와 ‘카이로스’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크로노스’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규칙적이고 물리적인 일반적인 시간을 말합니다. 그리스 신화의 ‘시간의 신’의 이름입니다. 철자는 다르지만 발음이 유사해서 ‘..

글모음/설교문 2022.01.08

인간 실존의 한계를 넘어...

2020.12.13. 나해_대림3주일 성 루시아(시라쿠스의 순교자, 304년) 이사 61:1-4,8-11_ 시편 126 _ 1데살5:16-24_ 요한 1:6-8, 19-28 “ 인간 실존의 한계를 넘어-세례자 요한 ” 채야고보 신부 / Artist, 성공회 사제 한 사람이 태어나서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분명히 알고 자신의 본분을 지키며 산다는 것은 가장 큰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삶은 모두가 바라는 바이지만, 모두에게 허락된 것은 아닌 듯합니다. 인간은 본래 조그마한 권력이나 자기 자신이 남보다 조금이라도 더 잘난 게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자신이 남보다 우월하다는 우월감을 느끼고 남을 낮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너무 쉽게 우리 자신의 본분과 한계를 망각하여 행동할 때가..

글모음/설교문 2021.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