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8

“이미 죽은 사람”_ 2024.3.30. 나해_ 성 토요일_부활밤_설교문

2024.3.30. 나해_성 토요일_부활밤 로마 6:3-11 / 시편 114 / 마르 16:1-8 “이미 죽은 사람”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이미 죽은 사람은 죄에서 해방된 것입니다.” 로마 6:7 “이미 죽은 사람”은 결코 다른 사람의 것을 탐내거나 성내지도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자기 자신에게도 아무런 해를 끼칠 수 없습니다. 사도 바울로는 그리스도와 함께 “이미 죽은 사람”이 바로 그러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미 죽은 사람”이므로 죄의 권세인 사망이 그에게 더 이상 왕노릇을 할 수 없고, 또한 다른 사람에게 성내거나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도 없습니다. 이 말은 역설적으로 무엇을 뜻합니까? “이미 죽은 사람”과 반대로 “산 사람”은 모두 죄의 속박 가운데 있다는 ..

글모음/설교문 2024.03.30

“믿음, 역설 그리고 십자가”_2024.3.24. 나해_고난-성지주일

2024.3.24. 나해_고난-성지주일 이사 50:4-9상 / 시편 31:9-16 / 필립 2:5-11 / 마르 14:1-15:47(수난복음) “믿음, 역설 그리고 십자가”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하느님과 우리 사이에는 늘 역설이 존재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볼 수 없지만, 그분은 우리를 보십니다. 하느님은 영원하시지만 우리는 필멸성을 지닌 존재입니다. 하느님은 끊임없이 인간을 찾으시지만, 인간은 그러한 하느님의 부르심을 외면합니다. 하느님은 인간을 기다리시지만, 우리는 하느님과 반대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하느님은 축복과 저주를 동시에 보이시지만, 우리는 그것을 변덕이라 표현합니다. 하느님은 세상의 모든 것을 아시지만, 우리는 보이지 않는 세상뿐만 아니라 보이는 세상조차도..

카테고리 없음 2024.03.24

희망의 상실 시대

2023. 6. 18. 가해_연중11주일 창세 18:1-15 / 시편 116:1-2, 12-19 / 로마 5:1-8 / 마태 9:35-10:23 “희망의 상실 시대”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그러나 인생이 살 만한 가치가 없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따지고 보면 서른 살에 죽느냐 예순 살에 죽느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나도 모르는 바 아니었다. 둘 중 어떤 경우가 됐든 당연히 다른 남자들과 다른 여자들은 살아갈 것이고, 수천 년 동안 그럴 것이다. 요컨대 이보다 더 명백한 것은 없다. 지금이건 이십 년 후건 언제나 죽는 것은 바로 나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중에서] 교통사고로 삶을 마감한 알제리 출신의 프랑스인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은 주인공 ..

글모음/설교문 2023.06.18

끈질긴 기도

2022.10.16. 연중 29주일 예레 31:27-34 / 시편 119:97-104 / 2디모 3:14-4:5 / 루가 18:1-8 “끈질긴 기도”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오늘 본문은 두 가지 관점에 따라 제목이 달라질 수 있는 본문입니다. 끈질기게 졸라대는 과부에게 초점을 맞추면 “끈질긴 과부의 비유”가 되고, 하느님도 사람도 두려워 않는 재판관에게 초점을 맞추면 “불의한 재판관의 비유”가 됩니다. 원래 이 이야기는 2절에서 6절까지가 원래 전승 자료입니다. ‘끈질긴 기도’에 대해 언급한 1절과 ‘사람의 아들의 재림’에 대해 언급한 8절은 아마도 루가가 덧붙인 것으로 보입니다. ‘끈질긴 기도’에 대한 말씀은 루가복음 11장에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루가는 ‘하느님 나라의..

글모음/설교문 2022.10.30

실존의 한계에서 희망을 보다.

2021.1.10. 나해_주님의 세례 주일 창세 1:1-5_시편 29_사도 19:1-7_마르 1:4-11 실존의 한계에서 희망을 보다. 채야고보 신부 / artist, 성공회 사제 먼저 이야기 하나를 들려드리면서 오늘 설교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아직 동이 트지 않아 사방이 적막한 어둠에 잠겼다. 간간히 부는 바람이 축축한 대지의 습기를 날라다 주었다. 바위틈에서 밤을 지새우며 기도하는 동안 그는 습한 한기로 모든 관절이 굳어있음을 느꼈다 . 한몸뚱이 의지할 수 있는 바위를 지붕 삼아 이슬을 피할 수 있었지만, 차가운 기운은 그의 영혼의 깊은 곳까지 고통으로 스며들었다. 맨발에 느껴지는 습기의 서늘함이 그의 새끼발가락의 갈라진 틈을 통해 온 몸에 전해졌다. 그러한 통증과 한기를 몸에서 털어내듯이 부르르 몸..

글모음/설교문 2021.04.28

“소외된 자들에게 희망을…”

2020.12.27. 나해_성탄1주일 이사 61:10-62:3 _ 시편 148 _ 갈라 4:4-7 _ 루가 2:22-40 “소외된 자들에게 희망을…” 채야고보 신부 / Artist, 성공회 사제 예수의 유소년기 이야기는 4 복음서 중 ‘루가의 특수자료’에만 전해지는 전승입니다. 이 전승의 역사적 진실에 대해서는 확인할 자료가 없지만, 교회는 전통적으로 마태오가 전한 ‘예수 탄생 이야기’보다는 루가의 이야기에 더 많은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루가는 예수의 탄생 이야기와 공생애 사이에 그의 유소년기의 이야기를 첨가했습니다. 이는 루가가 다른 복음사가들과 다르게 자신이 역사서를 기술한다는 생각으로 복음서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당시 ‘그리스.로마의 전기문학양식’의 틀을 그대로 따른 것입니다. 루가는 루가..

글모음/설교문 2021.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