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9

"태초의 말, 하느님의 말씀"

2022.5.22. 부활6주일 사도 16:9-15 / 시편 67 / 묵시 21:10, 22-22:5 / 요한 14:23-2 “태초의 말, 하느님의 말씀”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담당사제, Artist “온전히 운명이란, 말 이상이다. 단지 사람은 말할 수 있는 운명을 가진 것, 운명을 이야기할 수 있는 말을 가진 것이, 침묵한 행위자인 도야지보다 우월한 점이다. 말을 행위로, 행위를 말로, 자유로 번역할 수 있는 기능, 그것이 시의 최고의 원리. (중략) 분명히 태초의 행위가 있다….” , 임화의 시집 ‘현해탄’ 중에서 월북 시인 임화의 “지상의 시”라는 작품의 일부분입니다. 시인의 표현이 직설적이고 거칠지만, 그래도 시인의 순수한 열정이 묻어나서 좋습니다. 시인 임화는 ‘태초에 말이 ..

글모음/설교문 2022.05.21

“종교 너머의 교회”- 부활(6)

2022.5.15. 부활5주일 사도 11:1-18 / 시편 148 / 묵시 21:1-6 / 요한 13:31-35 “종교 너머의 교회”- 부활(6)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교회 , Artist “이제 하느님의 집은 사람들이 사는 곳에 있다. 하느님은 사람들과 함께 계시고 사람들은 하느님의 백성이 될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친히 그들과 함께 계시고 그들의 하느님이 되셔서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씻어주실 것이다. 이제는 죽음이 없고 슬픔도 울부짖음도 고통도 없을 것이다. 이전 것들이 다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묵시 21:3-4) 오늘 2 독서의 말씀은 종말론적인 언급이지만, 이는 부활의 완성에 대해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이제 하느님의 영광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나고, 그 영광이 사람 가운데..

글모음/설교문 2022.05.14

“인격적 관계의 회복- 부활(5)”

2022.5.8. 부활4주일 사도 9:36-43 / 시편 23 / 묵시 7:9-17 / 요한 10:22-30 “인격적 관계의 회복- 부활(5)”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교회, Artist 오늘 읽은 요한복음은 왜 그리스도교가 유대교와 하나가 될 수 없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유대교의 한 분파로 시작된 예수 운동은 아주 근본적인 부분에서 유대교와 일치할 수 없었습니다. 이는 요한복음의 ‘삶의 자리’에서 어떻게 요한공동체가 유대교와 결별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인간이 초월적 존재의 거룩함의 일부를 수여받아 성스러운 신성을 얻을 수는 있어도 인간과 하느님을 본질적으로 하나라고 말하는 자는 유대교에서 ‘신성모독’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스도교의 초기 이단들도 이러한 배경 속에서 발생한 ..

글모음/설교문 2022.05.07

“부활-그리스도교의 사회적 소명” (4)

2022.5.1. 부활3주일 사도 9:1-6(7-20) / 시 편 30 / 묵시 5:11-14 / 요한 21:1-19 “부활-그리스도교의 사회적 소명” (4)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교회, Artist 부활은 매우 중요하지만 이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은 많은 난관에 부딪힙니다. ‘부활의 실재’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우리 가운데 ‘부활의 실재’를 체험한 사람들이 없기에, 결국에는 ‘신앙적 간증’이나 ‘믿음의 고백’이 되고 말기 때문입니다. 또 ‘부활에 대한 신앙’을 이야기하면, ‘믿음’이라는 것이 매우 개인적이고 주관적이라, 일반적인 차원에서 이야기를 전개하려면 원론적이고 교리적인 답변 이상을 말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부활의 실재’를 경험하지 않은 우리로서는 부활을 이야기할 때 ‘부활의 케리그마..

글모음/설교문 2022.05.01

“사랑의 부스러기 Crumbs of Love”- 편견과 배타성을 부수는 힘

2021. 9. 5. 나해_연중23주일 여성선교주일 잠언 22:1-2, 8-9, 22-23 / 시편 125 / 야고 2:1-10, [11-13], 14-17 / 마르 7:24-37 “사랑의 부스러기Crumbs of Love” -편견과 배타성을 부수는 힘-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Artist 제 이야기를 잠시 하겠습니다. 어렸을 때 부잣집 여자 친구 집에 초대를 받아갔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그 여자 아이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어디에 살고, 부모님의 직업이 무엇인지 물어보셨습니다. 아마 초등학교 2학년 때로 기억되는데, 그 순간 어린 저의 마음에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커다란 부끄러움이 밀려왔습니다. 당황하여 머뭇거리는 저를 내려다보던 그 어머니의 눈빛과 입가의 야릇한 미소는 아직도 잊을 ..

글모음/설교문 2021.09.04

성령의 역할

2021. 5. 23. 나해_성령강림대축일_성공회 예산교회 사도 2:1-21 / 시편 104:24-34, 35하 / 로마 8:22-27 / 요한 15:26-27, 16:4하-15 성령의 역할 채야고보 신부 / artist, 성공회 사제 지난 5월 13일 목요일이 “승천대축일”이었습니다. 주님께서 부활하시고 40일째 되는 날입니다. 전례력상 대축일은 주일보다 앞서므로 대부분의 교회는 이를 부활 7주일로 옮겨서 지킵니다. 그리고 승천일로부터 열흘째 되는 오늘이 바로 성령강림절입니다. 참 많은 시간이 지났습니다. 40일간의 사순절, 고난주간, 부활절, 50일간의 부활절기, 승천축일, 그리고 성령강림절. 누구에게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을 것이고, 또 누구에게는 단순히 일상의 연속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회개와 낮..

글모음/설교문 2021.05.23

“내 사랑 안에 머물라”

2021. 5. 9. 나해_부활6주일 사도 10:44-48 / 시편 98 / 1요한 5:1-6 / 요한 15:9-17 “내 사랑 안에 머물라” 채야고보 신부 / artist, 성공회 사제 마음이 두근거리고, 두렵습니다.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늘 부담스럽습니다. 내 자신이 온전히 사랑을 실천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이론이 아니라 실천이고, 남에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남을 섬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위해서 당신의 목숨을 내놓으셨습니다. 이것으로 우리가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형제들을 위해서 우리의 목숨을 내놓아야 합니다.” ( 1요한 3:16) 사랑에 대해 이보다 더 정확한 표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요한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

글모음/설교문 2021.05.17

부활의 의미

2021. 4. 25. 나해_부활4주일_감사성찬례 사도 3:12-20 / 시편 4 / 1요한 3:1-7 / 루가 24:36-48 부활의 의미 채야고보 신부 / artist, 성공회 사제 “우리는 그 말씀을 듣고 눈으로 보고 실제로 목격하고 손으로 만져보았습니다.” (1요한 1:1c) 이는 부활에 대한 요한의 증언의 결론입니다. 이를 통해 그는 가현설의 주장도, 부활에 대한 불신도 끊으려 했던 것 같습니다. 요한에게 있어서 본다는 것은 단순히 눈으로 목격한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보고 그것을 이해한 사람만이 진정으로 본 것입니다. 진정으로 본다는 것은 마음으로 보는 것이고, 마음으로 보는 것은 곧 믿음으로 보는 것입니다. “예수께서 ‘내가 이 세상에 온 것은 보는 사람과 못 보는 사람을 가려, 못 보는 ..

글모음/설교문 2021.05.17

“바라 봄은 사랑입니다.” (1)

2021. 4. 4. 나해_부활대축일_감사성찬례 사도 10:34-43_ 시편 118:1-2, 14-24_ 1고른 15:1-11_ 요한 20:1-18 “바라 봄은 사랑입니다.” (1) 채야고보 신부 / artist, 성공회 사제 공관복음서들은 대체로 ‘빈 무덤 사화’와 ‘부활 현현 사화’를 하나로 묶어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요한은 이를 따로 나눠서 기록을 했습니다. ‘빈 무덤 사화’에서 요한은 베드로와 ‘예수께서 사랑하시던 제자’를 등장시켜 막달라 마리아와 더불어 빈 무덤에 대한 증인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모두 빈 무덤을 확인했지만, 베드로와 막달라 마리아는 믿지 못했고 ‘애제자’는 ‘보고 믿었다’고 기록합니다. (8-9절) 그러나 애제자가 시신이 사라진 사실을 믿은 것인지, 아니면 부활을 믿은 ..

글모음/설교문 2021.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