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 6

“깨어 있음”과 “시례야(是禮也)”

2023. 12.3. 나해_대림 1 주일 이사 63:19하-64-8 / 시편 80:1-7, 17-19 / 1고린 1:3-9 / 마르 13:24-37 “깨어 있음”과 “시례야(是禮也)”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이제 새로운 전례력 나해를 맞이했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마태오복음을 통해 주님의 말씀을 묵상했다면 이번 한 해 동안 마르코가 전한 복음을 우리는 묵상하게 될 것입니다. 마르코복음은 복음서 중에 가장 먼저 기록된 것입니다. 그 표현이 직설적이지만 간결하고, 단순하지만 심오하며, 꾸밈이 없지만 진솔한 마르코의 특징들을 우리는 묵상하게 될 것입니다. 예수의 공생애를 세례로부터 시작해서 빈무덤으로 끝을 맺는 매우 핵심적인 진술로 마르코는 예수의 생애를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글모음/설교문 2023.12.03

“가장 작은 사람들 가운데 하나”

2023. 11.26. 가해_왕이신 그리스도 주일 에제 34:11-16, 20-24 / 시편 95:1-7 / 에제 1:15-23 / 마태 25:31-46 “가장 작은 사람들 가운데 하나”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당신은 구원을 받았습니까?”, “당신은 구원의 확신이 있습니까?” 어떤 개신교 교인이 제게 던진 질문입니다. 제가 성공회 신부가 되기 위해 신학교를 다닐 때였습니다. 너무나 당혹스러운 질문에 대답을 못하고 우물쭈물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의 질문은 분명 자신은 구원을 받았는데 당신은 구원을 받았는지 의심스럽다는 뉘앙스를 풍겼습니다. 그의 눈에는 제가 구원의 확신이 없는 사람처럼 보였나 봅니다. 그러나 그의 구원에 대한 확신은 타인에 대한 배려도, 인자함도 없는 독선..

글모음/설교문 2023.11.26

“우유부단(優柔不斷)”

2023. 11.12. 가해_연중32주일 여호 24:1-3상, 14-18(19-25) / 시편 78:1-8 / 1데살 4:13-18 / 마태 25:1-13 “우유부단(優柔不斷)”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Artist 중국 고대 초나라의 항우와 한나라의 유방. 이 둘은 역사적인 라이벌이었습니다. ‘전투’에서는 늘 항우가 이겼습니다. 그러나 마지막에 전쟁에서 승리한 사람은 유방입니다. 사실 항우에게는 유방을 죽일 기회가 여러 번 있었고, 그의 책사였던 ‘범증’은 반드시 유방을 죽일 것을 거듭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항우는 결국 결단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우유부단했습니다. 항우가 우유부단했던 것이 그의 자만 때문이든, 아니면 유방을 낮게 평가해서이든 그 결과는 치명적이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에서..

글모음/설교문 2023.11.12

“단 한 번뿐인 삶이라면…”

2023. 9. 3. 가해_연중22주일 출애 3:1-15 / 시편 105:1-7, 23-27, 45 / 로마 12:9-21 / 마태 16:21-28 “단 한 번뿐인 삶이라면…”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나도 한때는 백화나무를 타던 소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절을 꿈꿀 때가 있습니다. 내가 심려(心慮)에 지쳤을 때 그리고 인생이 길 없는 숲 속과 너무나 같을 때 얼굴이 달고 얼굴이 거미줄에 걸려 간지러울 때 내 눈 하나가 작은 나무 가지에 스쳐 눈물이 흐를 때 나는 잠시 세상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 새 시작을 하고 싶습니다. 운명이 나를 잘못 이해하고 반만 내 원(願)을 들어주어 나를 데려갔다가 다시 돌아오지 못하게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 세상은 사랑하기에 좋은 곳입..

글모음/설교문 2023.09.03

“희망의 계보”

2022.11.13. 연중33주일 이사 65:17-25 / 이사 12 / 2데살 3:6-13 / 루가 21:5-19 “희망의 계보”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고통은 인내를 낳고, 인내는 시련을 이겨내는 끈기를 낳고 그러한 끈기는 희망을 낳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 희망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로마 5:4-5a 우리의 전례력은 대림절의 그리스도의 오심에 대한 기다림으로 시작해서 사순절의 그리스도의 고난을, 그리고 십자가와 그리스도의 부활을 거쳐, ‘모든 성인의 날’ 신자들의 부활을, 그리고 종말에 대한 희망을 지나, ‘파루시아’하실 ‘왕이신 그리스도’ 축일을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며 이를 통해 우..

글모음/설교문 2022.11.13

‘부활의 증언’ (2)

2022.4.17. 부활대축일 사도 10:34-43 / 시편 118:1-2, 14-24 / 1고린 15:19-26 / 요한 20:1-18 ‘부활의 증언’ (2)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Artist 마르코복음 16:1-8절의 ‘빈무덤 사화’와 4복음서 모두 기록하고 있는 ‘여인들의 부활 아침 빈무덤 발견 이야기’ 중 어떤 것이 초기의 것인지 우리는 잘 알지 못합니다. 학자들 간에도 이는 아직 논쟁 중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에 대해서 억측이 아니라 믿음의 차원에서 이 두 보도에 대해 묵상할 수 있는 자유가 있습니다. 사실이 무엇이든 이 두 보도는 예수님의 시신이 사라진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초기 원기 기독교 공동체는 이를 예수 부활의 물리적 증거로 확증하려 했던 것 같습니다. 왜..

글모음/설교문 2022.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