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모음/설교문 216

“없는 것을 있게 만드시는 하느님”

2024.2.25. 나해_사순2주일 감사성찬례 창세 17:1-7, 15-16 / 시편 22:23-31 / 로마 4:13-25 / 마르 8:31-38 “없는 것을 있게 만드시는 하느님”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그는 죽은 자를 살리시고 없는 것을 있게 만드시는 하느님을 믿었던 것입니다. 로마 4:17 b 사도 바울로는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의 믿음을 보시고 그를 올바른 사람이라 인정하셨다고 합니다. 그 믿음이 지향하는 내용은 방금 읽어 드린 말씀입니다. “죽은 자를 살리시는 하느님”, “없는 것을 있게 만드시는 하느님”. 이를 다른 말로 하면 “엘 샤다이 אֵ ל ַׁשַׁדי” 즉 “전능하신 하느님”입니다. 이것이 아브라함이 야훼 하느님을 이해한 믿음입니다. 그는 하느님의 전능..

글모음/설교문 2024.02.25

“유혹의 단절”

2024.2.18. 나해_사순1주일 감사성찬례 창세 9:8-17 / 시편 25:1-10 / 1베드 3:18-22 / 마르 1:9-15 “유혹의 단절”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오늘 마르코복음이 전한 예수의 광야 유혹이야기는 마태오와 루가가 참조한 ‘예수 어록’과 차이를 보입니다. 어록은 광야에서 사탄으로부터 세 가지 유혹을 받았다고 자세하게 기록한 반면, 마르코는 단순히 40일 동안 광야에서 사탄의 유혹을 받았다고만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이사야 11장 6-8절, 이사야 65장 25절의 말씀이 연상되는 “들짐승과 함께 지내셨다”라고 기록했습니다. “늑대와 어린 양이 함께 풀을 뜯고 사자가 소처럼 여물을 먹으며 뱀이 흙을 먹고 살리라. 나의 거룩한 산 어디에서나 서로 해..

글모음/설교문 2024.02.18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

2024.2.14. 나해_재의 수요일 감사성찬례 요엘 2:1-2, 12-17 또는 이사 58:1-12 / 시편 51:1-18 / 2고린 5:20하-6:10 / 마태 6:1-6, 16-21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오늘 말씀은 마태오복음 5장의 산상수훈에서 6가지 대당명제 다음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마태오복음에서 묘사하는 예수님은 율법을 폐기하거나 더욱 심화하는 방식으로 율법을 재해석하신 분입니다. 과거 율법의 다양한 요구들을 아주 명료하고 간단하게 정리를 하셨습니다. 첫째는 성내지 말라, 둘째는 남의 아내를 탐내지 말라, 셋째는 아내를 소박하지 말라, 넷째는 맹세하지 말라, 다섯째는 보복하지 말라, 여섯째는 원수도 사랑하라입니다. 대당명제는 기본..

글모음/설교문 2024.02.14

“앞에 있는 것을 향해 나아감”

2024.2.11. 나해_연중6주일(병자를 위한 기도일) 감사성찬례 열왕하 5:1-14 / 시편 30 / 1고린 9:24-27 / 마르 1:40-45 “앞에 있는 것을 향해 나아감”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인간은 자신이 닮으려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니사의 그레고리우스 인간에게는 ‘초월적 본성’이 있다고 교부 니사의 그레고리우스는 말합니다. 그리스 철학자들은 인간이 끊임없는 앎이나 선의 추구를 통해 이데아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지만, 그레고리우스는 그러한 길을 차단합니다. 인간의 이성으로, 인간의 경험으로, 인간의 깨달음으로 그러한 초월에 다가갈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그는 인간은 끊임없이 초월을 향해, “앞에 있는 것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라고 말합니다. ..

글모음/설교문 2024.02.11

“만일 주님께서 허락해 주신다면…”

2024.2.10. 나해_설날별세기념성찬례 감사성찬례 민수 6:22-27 / 시편 89:1-2, 11-16 / 야고 4:13-17 / 마태 6:19-21, 25-34 “만일 주님께서 허락해 주신다면…”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하느님과 그리스도인의 삶 사이에는 항상 긴장감이 존재합니다. 인간의 관점에서 하느님은 전능하시고 무소부재하신 분이시라는 생각, 우리를 구원하시는 분이라는 생각, 우리를 도우시는 분이시라는 생각 때문에 우리는 하느님께서 마치 우리를 돕기 위해 항상 대기하고 계신 집사로 여깁니다. 그래서 하느님을 어떤 분으로 생각하시냐?라는 질문을 하면 대부분 “우리를 도와주시는 분”, “우리를 위로하시는 분”, “우리를 사랑하시는 분”, “우리를 구원하시는 분”이라고 ..

글모음/설교문 2024.02.09

“배척당하는 표징”

The Presentation of Christ in the Temple (1645) By Charles Le Brun / 사진출처: artvee.com 2024.2.4. 나해_주님의 봉헌 축일(연중5주일) 감사성찬례 말라 3:1-5 / 시편 24:(1-6)7-10 / 히브 2:11-18 / 루가 2:22-40 “배척당하는 표징”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이 아기는 수많은 이스라엘 백성을 넘어뜨리기도 하고 일으키기도 할 분이십니다. 이 아기는 많은 사람들의 반대를 받는 표적이 되어 당신의 마음은 예리한 칼에 찔리듯 아플 것입니다.” 루가 2: 34-35 시므온의 예언으로 분명해진 것이 있습니다. 예수의 오심은 누군가에게는 축복이고 누군가에게는 저주가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글모음/설교문 2024.02.04

“사랑은 성장하게 합니다”

2024.1.28. 나해_연중 4 주일 감사성찬례 신명 18:15-20 / 시편 111 / 1고린 8:1-13 / 마르 1:21-28 “사랑은 성장하게 합니다”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사랑은 성장하게 합니다. 사랑은 견해의 영역이 아니라 진리의 영역 안에 존재합니다.”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 믿음, 지식, 사랑. 이 모든 것이 중요합니다. 이 중에 어느 것 하나만을 신앙에서 선택하는 것은 별의미가 없습니다. 사랑에는 반드시 믿음이 따르고, 믿음에는 믿는 대상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단순히 아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오늘 고린토 전서는 말합니다. 그러나 지식은 사람을 교만하게 만듭니다. 사람을 향상시켜 주는 것은 사랑입니다. 1 고린 ..

글모음/설교문 2024.01.28

“거룩함으로의 초대”

2024.1.14. 나해_주님의 세례 축일(연중2주일) 감사성찬례 창세 1:1-5 / 시편 29 / 사도 19:1-7 / 마르 1:4-11 “거룩함으로의 초대”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בְּרֵאשִׁית בָּרָא אֱלֹהִים אֵת הַשָּׁמַיִם וְאֵת הָאָֽרֶץ(베레쉬트 바라 엘로힘 엣 하샤마임 베엣 하아렛츠). 한 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지어내셨다. 땅은 아직 모양을 갖추지 않았다. 이는 하느님께서 ‘無로부터’ 세상을 창조했다는 셈족 신앙의 선포이며 신앙의 출발점입니다. 그리고 오늘 마르코복음은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복음의 시작”이란 말로 시작됩니다. 마르코 기자는 분명 복음서를 기록하면서 이 창세기의 선포를 염두에 둔 ..

글모음/설교문 2024.01.14

“이제 가라, 이제 가라”

2024.1.7. 나해_공현대축일(연중1주일) 감사성찬례 이사 60:1-6 / 시편 72:1-7, 10-14 / 에페 3:1-12 / 마태 2:1-12 “이제 가라, 이제 가라”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It all began with the three wise men Followed a star took them to Bethlehem And made it heard throughout the land Born was a leader of man All going down to see the Lord Jesus All going down to see the Lord Jesus All going down 모든 것은 세 명의 박사들로 시작됐어 별을 따라 베들레헴으로 이끌려갔던..

글모음/설교문 2024.01.07

“존재로서의 이름”

2024.1. 1. 나해_월요일_거룩한 이름 예수 축일 자정 감사성찬례 민수 6:22-27 / 시편 8 / 갈라 4:4-7 또는 필립 2:5-11 / 루가 2:15-21 “존재로서의 이름”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우리 성당에는 “나나”라는 고양이가 한 마리 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도 자기의 옆자리를 제게 주지 않았는데, 일년여 기간이 지난 지금은 제가 다가가 쓰다듬고 안아 주는 정도로 가까워졌습니다. 때론 자기를 쓰다듬어 달라고 저를 부르고 유인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그 아이와 저 사이에는 묘한 긴장감이 있습니다. 제가 조금만 이상한 몸짓을 하거나 표정을 지으면 저를 회피하곤 합니다. 그래서 이 아이에게 “나나”라는 이름을 붙여주는 데까지 많은 시간을 망설여야 했습..

글모음/설교문 2023.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