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모음/그림이야기 46

<새가정> 2021.5월호 vol.743_ "존재의 자리-바라 봄" _채야고보 신부

존재의 자리_바라 봄 채야고보 신부(Artist/성공회 사제) 본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보는 세상을 모두 똑같이 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각자가 보고 싶은 것, 아는 것을 보게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화병에 담긴 꽃을 보고 여러 사람들이 각자가 보고 느낀 것을 나눠보면 서로 다른 경험을 말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누구는 꽃의 색을, 누구는 꽃의 잎사귀를, 누구는 꽃의 모양을 말합니다. 사실 본다는 것은 단순히 빛의 굴절에 의해 대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결국 우리 마음과 관심이 반영된 적극적인 행위인 것입니다. 그림을 그리는 작가는 자신이 그리고자 하는 대상을 눈으로 보고 자신의 마음으로 받아들임으로써 대상을 자기 안에 한번 더 걸러서 표현을 하게 됩니다...

시간의 틈에서 스며 나오는 빛. 2020.12. 최선 작가 작품집에 부쳐

시간의 틈에서 스며 나오는 빛 급박하게 움직이고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한 개인은 늘 외딴섬에 고립된 듯 세상과 동떨어진 자신의 자아를 종종 발견하고 당황합니다. 나 혼자만 세상에 뒤쳐진 듯하고, 나 혼자만 세상에서 소외된 듯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각 개인 간에 소통이 더욱 원활해지는 것에 반비례하여 더욱더 소외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고립감과 고독을 벗어나 자신의 참 자아를 찾으려는 개인들의 노력은 다양한 취미 활동뿐만 아니라 명상 프로그램 그리고 기존 종교를 벗어나 개인의 신념에 귀의하는 ‘유사 종교 활동’으로 자신들의 관심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이 세상은 전통적으로 우리가 종교라고 부르는 시스템에 반응하기를 꺼려합니다. 지구 주변 궤도를 계속 맴돌기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