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총 10

“영원한 현재”

2023. 9. 24. 가해_연중25주일 출애 16:2-15 / 시편 105:1-7, 38-45 / 필립 1:21-30 / 마태 20:1-16 “영원한 현재”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성공회는 일 년에 네 번 계절을 따라 하느님의 부르심을 확인하는 좋은 전통이 있습니다. 이를 우리는 “사계재”라고 부릅니다. 지난 한 주가 “추계재”였습니다. 사순 1주일, 성령강림주일, 성 십자가의 날(9/14), 성 루시아 축일(12/13) 이후에 오는 수요일에는 “성직자”의 성소를 위해, 금요일에는 “성직후보자와 수도자”의 성소를 위해, 그리고 토요일에는 “모든 신자들”의 성소를 위해 기도하는 날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하느님께서 각자를 부르신 성소를 확인하는..

글모음/설교문 2023.09.24

“신임의 척도”

2023. 8.27. 가해_연중21주일 출애 1:8-2:10 / 시편 124 / 로마 12:1-8 / 마태 16:13-20 “신임의 척도” 채창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로마서 1장에서 11장까지 사도 바울로는 믿음으로 말미암는 복음에 대해 이야기한 후에 오늘 읽은 12장부터 15장까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새로운 삶”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로마서의 1/4 분량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을 이루기; 사랑은 율법의 완성; 약자들에 대한 배려; 권위에 대해서; 서로 용납하고 품어주기 등. 은총으로 말미암아 세례 받고, 구원받은 우리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권면하고 있는 것이지요. 믿음에는 그에 합당한 겸손한 인격이 짝을 이루게 마련입니다. 믿음은 감정이나 느낌, 또는 신념이 ..

글모음/설교문 2023.08.27

“가해자 vs. 피해자”

2023. 7.16. 가해_연중15주일 창세 25:19-34 / 시편 119:105-112 / 로마 8:1-11 / 마태 13:1-9, 18-23 “가해자 vs. 피해자”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인간의 본성이 약하기 때문에 율법이 이룩할 수 없었던 것을 하느님께서 이룩하셨습니다.” 로마 8:3 사람들은 말합니다. 왜 하느님은 인간을 시험하시는가? 왜 선악과를 심어서 그것을 따먹지 말라고 하셨는가? 하느님은 인간이 선악과를 따먹을 줄 정말 모르셨는가? 전지하신 하느님이 그것을 몰랐을까? 이러한 질문은 나름 의미가 있는 것 같지만 이미 결론을 내려놓고 하는 질문입니다. 하느님께서 전지전능하시다는 점과 인간은 나약한 존재라는 것을 먼저 전제하면서 그런 나약한 인간에 대해 마치..

글모음/설교문 2023.07.15

“유배된 지혜”

2023. 7.9. 가해_연중14주일 창세 24:34-38, 42-49, 58-67 / 시편 45:10-17 / 로마 7:15-25상 / 마태 11:16-19, 25-30 “유배된 지혜*” “유배된 지혜”라는 말은 우리 안에 지혜가 없는 것이 아니라 지혜가 “유배”되었다는 뜻입니다. 창세 때부터 하느님이 만물에게 부여한 지혜는 결코 사라질 수 없습니다. 단지 우리 자유의지가 우리의 죄성이 이를 우리 안에서 유배시켰다는 의미입니다.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그들은 세례자 요한의 엄격함도 그리스도의 자유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 오늘 읽은 복음서의 앞부분에는 세례자 요한이 제자들을 예수께 보내 “오실 그분이 당신입니까?”라는 질문을 하는 장면이 있습니..

글모음/설교문 2023.07.09

“그리스도인의 존재감”

2023. 6. 25. 가해_연중12주일 창세 21:8-21 / 시편 86:1-10, 16-17 / 로마 6:1-11 / 마태 10:24-39 “그리스도인의 존재감”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법이 생겨서 범죄는 늘어났지만 죄가 많은 곳에는 은총도 풍성하게 내렸습니다.” (로마 5:20) 사도 바울로는 방금 읽어드린 말씀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하여 오늘 로마서 6장에서 이에 대한 보충설명을 합니다. 은총을 더욱 더하기 위해 범죄를 저질러도 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로마교회에 있을 것을 상정하고 이에 대한 반론을 전개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리스도와 하나의 실존을 공유하는, 즉 그리스도와 운명공동체인 그리스도인은 결코 그럴 수 없다고 단정합니다. 그 이유는 ..

글모음/설교문 2023.06.24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한다: 율법과 복음”

2023. 2. 12. 가해_연중6주일 신명 30:15-20 / 시편 119:1-8 / 1고린 3:1-9 / 마태 5:21-37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한다: 율법과 복음”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모세가 하느님 계신 곳으로 올라갔다. 야훼께서 산에서 그를 부르셨다. ‘너는 야곱 일족에게 이렇게 말하여라.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렇게 가르쳐주어라.’” 출애 19:3 “모세가 백성에게로 내려가 그 말씀을 전하였다. 이 모든 말씀은 하느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출애 19:25~20:1 “예수께서 무리를 보시고 산에 올라가 앉으시자 제자들이 곁으로 다가왔다. 예수께서는 비로소 입을 열어 이렇게 가르치셨다.” 마태 5:1-2 출애굽을 한 후 광야에서 이스라엘을 이끌던 모세는 시내산에..

글모음/설교문 2023.02.12

하나 됨의 의미

2021.10.3. 나해_창조질서 회복 기원 감사성찬례(연중 27주일) 욥기 1:1, 2:1-10 / 시편 26 / 히브 1:1-4, 2:5-12 / 마르 10:2-16 ‘하나 됨의 의미’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Artist 오늘은 열왕기하에 대한 이야기로 설교를 시작합니다. 열왕기하 9장과 10장은 오므리 왕조의 최후를 이끈 예후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예후’에 대한 평가가 ‘예언서’와 ‘열왕기서’가 각각 다른 관점을 갖는 것에 대해 살펴보고, 성서 해석에 대한 두 가지 관점에 대해 먼저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북이스라엘의 오므리 왕조는 3대를 번창하며 북이스라엘의 번영을 이끈 왕조입니다. 우리는 그 왕조의 대표적인 인물로 악명 높은 오므리의 아들인 ‘아합왕’을 기억합니다. 신명..

글모음/설교문 2021.10.02

수태고지-굴종(屈從)과 순종(順從)의 교차점

2020.12.20. 나해_대림4주일 사무하 7:1-11, 16_ 시편89:1-4, 19-27 또는 성모송가 _ 로마 16:25-27 _ 루가 1:26-38 “ 수태고지-굴종(屈從)과 순종(順從)의 교차점” 채야고보 신부 / Artist, 성공회 사제 “아담의 범죄의 경우에는 그 한 사람 때문에 많은 사람이 죽었지만 하느님의 은총의 경우에는 예수 그리스도 한 사람의 덕분으로 많은 사람이 풍성한 은총을 거저 받았습니다.” (로마 5:15) 지금 방금 제가 읽은 로마서를 루가가 읽었는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는 예수 탄생에 대한 전승들을 정리하며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편집을 했습니다. 오늘 읽은 복음의 수태고지는 정확히 바로 앞 장에 있었던 세례자 요한의 탄생 이야기와 유사합니다. 루가는 사람 중에..

글모음/설교문 2021.04.16

용서와 은총의 상관관계

2020.9.13. 가해_연중24주일_감사성찬례 창세 50:15-21_시편103:8-14_로마 14:1-12_마태 18:21-35 용서와 은총의 상관관계 채야고보 신부/ artist, 성공회 사제 오늘 읽은 마태오복음 18장의 말씀은 지난주에 이어 “교회설교집성문”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앞의 말씀들의 출처가 마르코 복음과 예수어록인 것에 반해, 오늘 말씀은 “마태오의 특수자료”입니다. 이는 마태오가 어떤 자료를 참고 삼아 자신의 의도대로 가필을 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아마도 “무자비한 종의 비유”를 통해 ‘용서’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21절~22절의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여라”라는 문장을 서두로 하고 35절의 종말론적인 심판의 메시지로 마무리를 합니다. 이미 지난주에 말씀드린 ..

글모음/설교문 2021.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