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육신 22

“큰소리와 눈물로”

2024.3.17. 나해_사순5주일 예레 31:31-34 / 시편 51:1-12 또는 시편 119:9-16 / 히브 5:5-10 / 요한 12:20-33 “큰소리와 눈물로”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오늘은 히브리서를 중심을 말씀을 나누고자 합니다. 히브리서는 오랫동안 알렉산드리아 학파를 중심으로 사도 바울로의 서신으로 여겨졌습니다. 서방교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동서방교회가 합의에 이른 것은 397년 제3차 카르타고 공의회에서였습니다. 이때부터 교회의 정경으로 인정을 받았으니 히브리서는 매우 늦은 시기에 정경이 된 책입니다. 물론 종교개혁 시기에 마르틴 루터는 히브리서의 정경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논란이 많은 책입니다. 현재에는 바울로의 서간..

글모음/설교문 2024.03.17

“존재로서의 이름”

2024.1. 1. 나해_월요일_거룩한 이름 예수 축일 자정 감사성찬례 민수 6:22-27 / 시편 8 / 갈라 4:4-7 또는 필립 2:5-11 / 루가 2:15-21 “존재로서의 이름”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우리 성당에는 “나나”라는 고양이가 한 마리 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도 자기의 옆자리를 제게 주지 않았는데, 일년여 기간이 지난 지금은 제가 다가가 쓰다듬고 안아 주는 정도로 가까워졌습니다. 때론 자기를 쓰다듬어 달라고 저를 부르고 유인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그 아이와 저 사이에는 묘한 긴장감이 있습니다. 제가 조금만 이상한 몸짓을 하거나 표정을 지으면 저를 회피하곤 합니다. 그래서 이 아이에게 “나나”라는 이름을 붙여주는 데까지 많은 시간을 망설여야 했습..

글모음/설교문 2023.12.31

“가장 낮은 자로 오신 분”

2023.12.31. 나해_성탄 1 주일 이사 61:10-62:3 / 시편 148 / 갈라 4:4-7 / 루가 2:22-40 “가장 낮은 자로 오신 분”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Artist 오늘날 현대 사회에서 “성육신 사건”은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기독교를 제외한 일반적인 생활에서 이미 “성육신 사건”은 그리스도가 없는 크리스마스의 소비문화로 전락되었습니다. 그리스도 대신 산타할아버지가 그 중심에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을 생각하게 하는 “구두쇠 스쿠루지 영감이야기”도, 추운 거리에 내걸린 “구세군의 자선냄비”도 점점 크리스마스 문화 속에서 사라져 갑니다. 아마도 세상 사람들은 “성탄절”이 하느님께서 인간이 되신 “성육신 사건”이란 것을 전혀 모를 겁니다. 아이들은 그리스도보다 ..

글모음/설교문 2023.12.31

“자기 양도”

2023.12.24. 나해_대림 4 주일 사무하 7:1-11, 16 / 루가 1:46하-55(성모송가) 또는 시편 89:1-4, 19-27 / 로마 16:25-27 / 루가 1:26-38 “자기 양도”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사람들은 자신의 일상에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굳이 절대자를 의지하거나 종교를 찾지 않습니다. 자식들이 잘 자라고, 경제적으로도 별다른 문제가 없고, 가정도 화목하고, 모두가 건강하며 사람들과의 관계도 별다른 문제가 없을 때, 우리는 자신의 일상이 항상 그대로 지속되길 바랍니다. 그러다가 그러한 안정감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면, 예를 들어 육신에 병이 생기거나, 경제적 불행이 닥치거나, 사고 또는 감당할 수 없는 재난이 닥치면, 모든 일상이 무너지며 인..

글모음/설교문 2023.12.24

“항상 기도하고 기뻐하며 감사하라!”

2023.12.17. 나해_대림 3 주일 이사 61:1-4, 8-11 / 시편 126 / 1데살 5:16-24 / 요한 1:6-8, 19-28 “항상 기도하고 기뻐하며 감사하라!”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저는 최근에 신정론에 입각하여 고통과 아픔, 실패와 좌절에 대한 문제를 다뤘습니다. 시대가 너무 뒤숭숭하고, 많은 사람들의 고통과 아픔의 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입니다. 고통은 과연 무엇일까? 정말 이 세상에는 희망이 있는 것일까? 왜 하느님께서는 자신의 백성을 고통 가운데 버려두시는 것일까? 왜 하느님께서는 친히 고통의 십자가를 지셔야 했을까? 정말 이 고통으로 가득 찬 세상을 그분이 창조하신 게 맞는 것일까? 종교의 기원에 대해 다양한 이론들이 있지만, 인간 실존이 처한 ..

글모음/설교문 2023.12.17

"어떻게...?"

2023. 10. 15. 가해_연중28주일 출애 32:1-14 / 시편 106:1-6, 19-23 / 필립 4:1-9 / 마태 22:1-14 “어떻게…?”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우리는 지난주에 십계명의 제1 계명에서 제4 계명까지 살펴보고 셈족 종교의 신론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구약성서 전체를 관통하는 유일신과 초월적 존재로서의 야훼에 대한 신론은 다신교적 신론과 극명한 대비 속에서 늘 갈등과 긴장감을 자아냈습니다. 북이스라엘과 남유다의 멸망 후에 바빌론 유수 기간을 거치면서 초월과 내재의 접점이 되는 ‘메시아’ 사상으로 야훼 신론은 변화했습니다. 초월적인 존재와 유한한 인간 사이에 접점이 없던 유일신론에서 이제 하느님으로부터 보냄을 받은 “메시아”를 통해 둘 사이에 중..

글모음/설교문 2023.10.15

“겸손의 찬가”

2023. 10. 1. 가해_연중26주일 출애 17:1-7 / 시편 78:1-4, 12-14 / 필립 2:1-13 / 마태 21:23-32 “겸손의 찬가”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필립비서 2장에서 필립비 교회에 대한 사도 바울로의 권면은 절정에 이릅니다. 그는 네 가지의 그리스도의 모범을 제시합니다.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는 격려”, “그리스도의 사랑에 기반한 위로”, “성령 안에서의 친교”, “신자 간의 애정과 동정심” 등입니다. 이러한 모든 것의 출발점은 그리스도의 겸손과 봉사의 정신입니다. 이러한 그리스도의 덕목을 따르기 위해서는 “같은 생각”과 “같은 사랑” 그리고 “같은 마음”으로 교회가 하나가 되라고 권면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관계에서..

글모음/설교문 2023.10.01

“상호 거주의 길”

2023. 5. 7. 가해_부활5주일 사도 7:55-60 / 시편 31:1-5, 15-16 / 1베드 2:2-10 / 요한 14:1-14 “상호 거주의 길”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주님, 저희에게 아버지를 뵙게 하여 주시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요한 14:8 필립보의 간청입니다. 구약의 신론에 의하면 하느님의 현현을 눈으로 본 사람은 반드시 죽습니다. (출애 33:20) 그러나 오늘 그러한 사실을 아는 필립보가 예수께 감히 하느님 아버지를 ‘보여달라’고 요청합니다. 필립보가 헬라계 유대인인 것을 감안해도 그의 요청은 당시 유대인으로서 너무 당돌합니다. 이는 그가 예수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도 아니고 유대교의 신론을 무시해서도 아닐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필립보의 말..

글모음/설교문 2023.05.07

“반대를 받는 표징으로서의 그리스도”

2023. 1. 29. 가해. 주님의 봉헌 주일 (연중4주일) 말라 3:1-5 / 시편 24:(1-6)7-10 / 히브 2:11-18 / 루가 2:22-40 “반대를 받는 표징으로서의 그리스도”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거부받고, 비난받으며, 핍박을 받는 사람들은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어떻게 세상의 급류 속에서도 넘어지지 않고 그들은 바로 설 수 있을까요? 저의 청소년기에 나왔던 하이틴 드라마와 영화 등은 학창 시절의 청순함, 설렘 그리고 청소년들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제가 접하는 대부분의 청소년 드라마나 영화들은 정말 청소년들이 볼 수 있을지 의문이 들정도로 주제가 폭력적인 ‘집단 따돌림’ 이야기가 대부분입니다. 최근에도 세..

글모음/설교문 2023.01.28

“새와 백합을 보라”

2023. 1. 22. 가해. 설명절 주일 감사성찬례 (연중3주일) 설날_ 민수 6:22-27 / 시편 89:1-2, 11-16 / 야고 4:13-17 / 마태 6:19-21, 25-34 “새와 백합을 보라”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모든 세속적인 염려는 사람이 사람인 것에 만족하지 않으려는 반항(unwillingness)에 그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비교의 영향으로 차이를 갈망하는 염려하는 마음에 그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키르케고르 중에서 “사람이 사람인 것에 만족하지 않으려는 반항” “비교를 통한 차이를 갈망하는 염려하는 마음” 사람인 것에 만족하기. 이 말은 무엇입니까? 우리는 사람이 아닙니까? 오늘 복음서에서 주님께서는 우리를 광야로 데리고 나가십..

글모음/설교문 2023.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