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3

“존재로서의 이름”

2024.1. 1. 나해_월요일_거룩한 이름 예수 축일 자정 감사성찬례 민수 6:22-27 / 시편 8 / 갈라 4:4-7 또는 필립 2:5-11 / 루가 2:15-21 “존재로서의 이름”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우리 성당에는 “나나”라는 고양이가 한 마리 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도 자기의 옆자리를 제게 주지 않았는데, 일년여 기간이 지난 지금은 제가 다가가 쓰다듬고 안아 주는 정도로 가까워졌습니다. 때론 자기를 쓰다듬어 달라고 저를 부르고 유인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그 아이와 저 사이에는 묘한 긴장감이 있습니다. 제가 조금만 이상한 몸짓을 하거나 표정을 지으면 저를 회피하곤 합니다. 그래서 이 아이에게 “나나”라는 이름을 붙여주는 데까지 많은 시간을 망설여야 했습..

글모음/설교문 2023.12.31

“이름만 불러도 눈물겨운”

2023. 1. 1. 가해. 거룩한 이름 예수 축일 감사성찬례 민수 6:22-27 / 시편 8 / 갈라 4:4-7(또한 필립 2:5-11) / 루가 2:15-21 “이름만 불러도 눈물겨운”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이 세상 작은 이름 하나라도 마음 끝에 닿으면 등불이 된다 아플 만큼 아파 본 사람만이 망각과 폐허도 가꿀 줄 안다 내 한때 너무 멀어서 못 만난 허무 너무 낯설어 가까이 못 간 이념도 이제는 푸성귀 잎에 내리는 이슬처럼 불빛에 씻어 손바닥 위에 얹는다 세상은 적이 아니라고 고통도 쓰다듬으면 보석이 된다고 나는 얼마나 오래 악보 없는 노래로 불러왔던가 이 세상 가장 여린 것, 가장 작은 것 이름만 불러도 눈물겨운 것 그들이 내 친구라고 나는 얼마나 오래 여린 말로..

글모음/설교문 2023.01.01

“거룩한 이름 예수”-거룩한 이름 예수 축일

2022.1.1. 다해_ 거룩한 이름 예수 축일 민수 6:22-27 / 시편 8 / 갈라 4:4-7 / 루가 2:15-21 “거룩한 이름 예수”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사제, Artist ‘거룩한 이름 예수 축일’에 대 묵상하다, 제 이름으로 삼행시 한 편을 지어봤습니다. 쑥스럽지만 한번 들어보세요. 채워지지 않는 커다란 공허가 제 마음속에 있습니다. 창조의 빛 속에서 홀로 떨어져 나와 외롭게 광대한 우주를 떠도는 듯한 외로움. 완전하지 않을지라도, 그 공허를 매일 하나씩 아름다운 별들로 채워가고 싶습니다. 제 이름에 대해 묵상해보니 제 이름에 대한 저의 느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의 부모님께는 죄송하지만, 사실 저는 제 이름 ‘채창완’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제가 선택한 이름도 ..

글모음/설교문 2021.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