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증언’ (2)

 

 

2022.4.17. 부활대축일

사도 10:34-43 / 시편 118:1-2, 14-24 / 1고린 15:19-26 / 요한 20:1-18

 

‘부활의 증언’ (2)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Artist

 

마르코복음 16:1-8절의 ‘빈무덤 사화’와 4복음서 모두 기록하고 있는 ‘여인들의 부활 아침 빈무덤 발견 이야기’ 중 어떤 것이 초기의 것인지 우리는 잘 알지 못합니다. 학자들 간에도 이는 아직 논쟁 중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에 대해서 억측이 아니라 믿음의 차원에서 이 두 보도에 대해 묵상할 수 있는 자유가 있습니다. 사실이 무엇이든 이 두 보도는 예수님의 시신이 사라진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초기 원기 기독교 공동체는 이를 예수 부활의 물리적 증거로 확증하려 했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마태오복음 28장 11절에서 15절의 보도를 보면 “예수 추종자들이 예수의 시신을 훔쳐갔다”는 소문이 당시에 있었던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빈무덤’ 소문이 있었기에 가능한 소문이겠지요. 그러므로 ‘빈무덤’은 역사적 사실에 가장 가까운 부활에 대한 보도일 것입니다. 4복음서가 최초의 부활 증인으로 여자들을 언급하고 있는 것도 매우 흥미롭습니다. 가부장적인 당시의 분위기를 감안하다면, 이는 쉽지 않은 기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최초’로 목격했다는 사실은 예수의 가장 수제자라는 의미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최초의 역사적인 부활 진술이기 때문에 복음사가들도 결코 사실을 비켜갈 수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알 수 있는 사실은 부활 신앙의 출발은 ‘빈무덤을 여인들이 봤다’라는 최초의 진술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다른 말로 바꿔 말하면, 교회는 여성들의 증언 위에서 시작됐다는 것입니다.

 

오늘 보도를 보면 참 흥미로운 점은 이 ‘빈무덤’을 발견한 두 그룹의 반응입니다. 사도 베드로와 다른 제자는 달음질쳐서 그곳에 도착해서 ‘빈무덤’을 확인하고 마라아의 증언을 믿었다고 기록됩니다. 그러고 나서 그들은 그냥 있던 곳으로 돌아갑니다. 별다른 반응에 대한 언급이 없습니다. 이에 대해 루가복음은 “어떻게 된 일인가 하고 이상히 여기면서”라는 말을 추가하여 그들이 돌아갈 때 매우 혼란스러운 상태로 돌아갔음을 알려줍니다. “어떻게 된 일인가 하고 이상히 여기면서(θαυμάζων τὸ γεγονός)”라는 말은 “어떻게 설명할 줄 몰라 당황스러운 상태”를 말합니다. 이에 반해 마리아의 반응은 흥미롭습니다. 그녀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울면서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다시 한번 ‘빈무덤’을 확인하려고 안을 들여다봅니다. 그녀가 왜 다시 ‘빈무덤’ 속을 들여다보았는지 우리는 알 수 없지만, 그녀는 그러한 행동으로 말미암아 부활의 첫 번째 증인이 됩니다. 그녀는 그곳에서 예수의 부활을 전해주는 두 명의 천사를 만납니다. 그리고 잠시 후에 그녀의 뒤에 서계신 예수님을 목격하지요. 그러나 그녀는 그분이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시기 전까지 “그분이 예수인 줄은 미처 몰랐다.”라고 성서는 기록합니다. 

 

예수께서 “마리아야!” 하고 부르시자 마리아는 예수께 돌아서서 히브리 말로 “라뽀니!” 하고 불렀다. (요한 20:16)

 

 

부활은 예수 편에서 먼저 우리를 불러주실 때 우리 내면에서 실제화되는 사건임을 우리는 이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마리아가 예수를 알아보지 못한 이유를 찾는다면 수도 없이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실제적인 아무런 정보가 없는 우리 입장에서 억측보다는 말씀에 집중하는 편이 더 안전할 것입니다. 평소 주님께서는 “마리아야!”라고 마리아를 부르셨습니다. 그때마다 마리아는 “네, 라뽀니!”라고 대답했을 것으로 추측이 됩니다. 이것이 이 두 사람이 평소에 대화를 시작하는 방법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이 둘의 대화는 이렇게 시작하여 둘만이 아는 교감을 가졌을 겁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우리는 많은 선지자들의 신 현현 체험과 동일한  예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야훼께서 말씀하시고 인간은 듣는다. 이러한 설정이 전능하신 하느님과 유한한 존재인 인간의 관계성의 시작임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먼저 전지전능하신 하느님 편에서 인간을 부르시지 않으시면 인간은 도저히 초월적인 단계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이스라엘을 부르신 하느님께서 이제 부활의 첫 증인으로 마리아를 부르십니다. “마리아야!” “네, 라뽀니!” 참 아름답고 간결한 수학 공식을 보는 듯한 명쾌함이 느껴지는 대화입니다. 이렇게 부활의 첫 증인은 역사 속에서 탄생을 합니다. 그래서 마리아는 “사도 중의 사도”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교회의 역사가 사도 베드로를 교회의 기둥으로 고백했지만, 부활의 첫 증인으로 마리아의 위상을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에서 부활에 대한 개념을 잠시 신학적으로 정리할 필요를 느낍니다. 부활의 증인들이 증언한 부활은 과연 어떤 것일까요? 단지 죽었던 자가 살아나는 것을 증언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이런 경우는 역사적으로 실제로 현재에도 종종 일어나고 있는 사건입니다. 물론 그 진위 여부는 많은 의심을 동반하지만. 죽은 자가 살아난 것을 우리는 ‘부활’이라 정의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우리는 “소생(resuscitation)”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생명이 다시 돌아온다는 의미이지요. 그 생명은 유한한 생명입니다. 소생했던 “나자로”를 위시하여 성경에 기록된 많은 ‘다시 산 자들’은 모두 다시 죽음을 경험해야 했을 겁니다. 부활의 증인들이 증언하는 부활은 이러한 단순히 다시 살아난다는 의미를 넘어 “영광(δόξα)에 이르는 부활”을 말합니다. 하느님의 영광 말입니다. 이러한 부활의 개념은 유대교에서 생소한 것입니다. 유대교 문학에서도 찾기 어려운 개념입니다. 그래서 이 ‘영광’은 언제나 “하느님의 새로운 창조 사건”과 연관 지어 설명될 수밖에 없습니다. 즉, 주님의 부활 사건은 종말로 나아가는 인류의 시간에 새로운 세상에 대한 전환점을 가져다주는 사건이었습니다. 이 부활 사건을 시작으로 인류의 시간은 종말로 달려가게 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주님의 부활은 종말에 우리 모두가 경험하게 될 “영광의 부활”의 전조임이 드러납니다. 그것이 가능한 것은 그분께서 부활하셔서 그분의 ‘왕위’에 앉으셨기 때문입니다. 부활의 증인들이 우리에게 전하는 부활은 바로 이러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시간의 시작을 알린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예수의 재림, 즉 ‘파루시아παρουσία’로 이 땅에서 완성될 사건의 전조입니다. 그러므로 ‘부활의 증인’들의 증언은, 정리하면, “예수께서 그분의 영광에 들어가셨다”는 증언인 것입니다. “죽은 자가 어떻게 살아납니까?”라는 질문은 여기에서 무의미해집니다. 부활의 증인들의 고백은 이미 새로운 영광의 시대가 열렸음을 선포했기 때문입니다. 그 선포의 효력은 현재에도, 내일에도 주님의 재림 때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이것이 ‘부활의 증언’에 담겨 있는 신학적 의미입니다.

 

예수님의 부활 이후, 우리 인류는 종말이 정해진 시간을 살아내고 있습니다. 그 한시적 시간 속에 우리는 마치 이 세상이 다인 것처럼 생각하고 생활하고 살아갑니다. 그러니 우리의 삶이, 생활이 일반 사람들과 전혀 다를 바가 없습니다. 물론 사람들 속에서 특별히 튈 필요는 없지만, 우리의 삶 속에서 우리는 부활의 기쁨도, 부활의 영광도, 부활의 능력도 잊은 채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어쩌면 매년 맞이하는 부활절마다 우리가 느끼는 심리적 딜레마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늘 마음은 원하지만 생각과 육신이 약합니다. 그 약함을 세워줄 하느님의 성령을 우리가 의지하는 법을 깨닫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부활의 능력을 잃은 채 점점 더 무기력해질 수 있습니다. 우리보다 사탄은 훨씬 부지런합니다. 부활의 능력을 우리가 살아내지 못하도록 전심전력하는 것은 사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부활절에만 부활에 대해 생각하고 돌아서서 성당을 나가는 순간 다시 이전과 같은 일상을 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죽음을 이긴 부활의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부활은 새로운 영광의 시대를 연 위대한 역사적 사건이고, 우리 교회의 시작을 알리는 서막이었습니다. 그 힘이, 그 영광스러움이 우리의 삶 속에 항상 녹아나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이제 우리 모두 어둠이 아니라 밝은 빛 가운데서 빛의 자녀로 살아갑시다. 성령께서 우리에게 부활의 능력으로 늘 함께하실 겁니다. 우리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다 같이 인사합시다. 주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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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독서: 부활대축일 (다해) 

 

본기도

다음 세 기도 중 하나를 드립니다.

1. 영광의 하느님, 성자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부활하시어 죄와 죽음의 권세를 물리치고 영생의 문을 열어주셨나이다. 비오니,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우리도 죄와 죽음을 이기고 부활의 능력 안에서 살아가게 하소서.
2. 영광의 하느님, 예수께서는 십자가에 죽으셨으나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셨나이다. 비오니, 우리가 죄와 죽음의 속박에서 벗어나 성령의 도우심으로 일생 주님만 섬기게 하소서.
3. 영광의 하느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부활하시어 놀라운 권능을 교회에 전해 주셨나이다. 비오니, 주님의 교회가 죄와 죽음에 매인 모든 이에게 그리스도의 새 생명을 선포하고 증언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한 분 하느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사도 10:34-43

34 베드로는 이렇게 말을 시작하였다. “나는 하느님께서 사람을 차별대우하지 않으시고 35 당신을 두려워하며 올바르게 사는 사람이면 어느 나라 사람이든지 다 받아주신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36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당신의 말씀을 전해 주셨는데 그것은 만민의 주 예수 그리스도를 시켜 선포하신 평화의 복음입니다. 37 이것은 여러분도 알다시피 요한이 세례를 선포한 이래 갈릴래아에서 비롯하여 온 유다 지방에 걸쳐서 일어났던 38 나자렛 예수에 관한 일들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분에게 성령과 능력을 부어주시고 그분과 함께 계셨습니다. 그래서 그분은 두루 다니시며 좋은 일을 해주시고 악마에게 짓눌린 사람들을 모두 고쳐주셨습니다. 39 우리는 예수께서 유다 지방과 예루살렘에서 행하신 모든 일을 목격한 사람입니다. 사람들이 그분을 십자가에 달아 죽였지만 40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사흘 만에 다시 살리시고 우리에게 나타나게 하셨습니다. 41 그분은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신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증인으로 미리 택하신 우리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분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신 뒤에 우리는 그분과 함께 먹기도 하고 마시기도 하였습니다. 42 그분은 우리에게 하느님께서 자기를 산 이들과 죽은 이들의 심판자로 정하셨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선포하고 증언하라고 분부하셨습니다. 43 모든 예언자들도 이 예수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그분의 이름으로 죄를 용서받을 수 있다고 증언하였습니다.”

 

 

시편 118:1-2, 14-24

1    주님께 감사노래 불러라,
.     그는 어지시다. ◯
.   “그의 사랑 영원하시다”
2    이스라엘 문중아, 노래 불러라. ◯
.   “그의 사랑 영원하시다.”
14  주님은 나의 힘 나의 노래 ◯
.     나의 구원이시다.
15  의로운 사람들의 집집에서 ◯
.     터져 나오는 저 승리의 함성
16  주님의 오른손이 번쩍 들렸다. ◯
.     주님의 오른손이 힘을 떨치셨다.
17  나는 죽지 않고 살아서 ◯
.     주께서 하신 일을 널리 선포하리라.
18  주께서는 나를 벌하시고 또 벌하셨지만 ◯
.     그러나 죽게 버려두지는 아니하셨다.
19  정의의 문을 열어라. ◯
.     내가 들어가 주님께 감사기도 드리리라.
20  이것이 주님의 문이니, ◯
.     의인들이 이리로 들어가리라.
21  나의 기도 들으시고 나를 구해 주셨으니 ◯
.     주님께 감사기도 드립니다.
22  집짓는 자들이 버린 돌이 ◯
.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나니,
23  우리 눈에는 놀라운 일, ◯
.     주께서 하신 일이다.
24  이 날은 주께서 내신 날, ◯
.     다 함께 기뻐하며 즐거워하자.
⦿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
.     처음과 같이 지금도 그리고 영원히, 아멘.

 

 

1고린 15:1-11

1 형제 여러분, 전에 내가 전해 준 복음을 여러분의 마음속에 되새겨주려고 합니다. 이 복음은 여러분이 이미 받아들였고 또 여러분의 믿음의 기초가 되어 있습니다. 2 그러므로 여러분이 헛되이 믿는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고 내가 전해 준 복음 그대로 굳게 지켜 나간다면 여러분은 이 복음으로 구원을 받게 될 것입니다. 3 나는 내가 전해 받은 가장 중요한 것을 여러분에게 전해 드렸습니다. 그것은 그리스도께서 성서에 기록된 대로 우리의 죄 때문에 죽으셨다는 것과 4 무덤에 묻히셨다는 것과 성서에 기록된 대로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셨다는 것과 5 그 후 여러 사람에게 나타나셨다는 사실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먼저 베드로에게 나타나신 뒤에 다시 열두 사도에게 나타나셨습니다. 6 또 한번에 오백 명이 넘는 교우들에게도 나타나셨는데 그 중에는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는 아직도 살아 있습니다. 7 그 뒤에 야고보에게 나타나시고 또 모든 사도들에게도 나타나셨습니다. 8 그리고 마지막으로 팔삭둥이 같은 나에게도 나타나셨습니다. 9 나는 사도들 중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이요 하느님의 교회까지 박해한 사람이니 실상 사도라고 불릴 자격도 없습니다. 10 그러나 내가 오늘의 내가 된 것은 하느님의 은총의 덕입니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주신 은총은 헛되지 않았습니다. 과연 나는 어느 사도보다도 더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내가 한 것이 아니라 나에게 주신 하느님의 은총으로 된 것입니다. 11 내가 전하든지 다른 사도들이 전하든지 우리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전하고 있으며 여러분은 그것을 믿었습니다.

 

 

요한 20:1-18

1 안식일 다음날 이른 새벽의 일이었다. 아직 어두울 때에 막달라 여자 마리아가 무덤에 가보니 무덤을 막았던 돌이 이미 치워져 있었다. 2 그래서 그 여자는 달음질을 하여 시몬 베드로와 예수께서 사랑하시던 다른 제자에게 가서 “누군가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갔습니다. 어디에다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하고 알려주었다. 3 이 말을 듣고 베드로와 다른 제자는 곧 떠나 무덤으로 향하였다. 4 두 사람이 같이 달음질쳐 갔지만 다른 제자가 베드로보다 더 빨리 달려가 먼저 무덤에 다다랐다. 5 그는 몸을 굽혀 수의가 흩어져 있는 것을 보았으나 안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6 곧 뒤따라온 시몬 베드로가 무덤 안에 들어가 그도 역시 수의가 흩어져 있는 것을 보았는데 7 예수의 머리를 싸맸던 수건은 수의와 함께 흩어져 있지 않고 따로 한 곳에 잘 개켜져 있었다. 8 그제야 무덤에 먼저 다다른 다른 제자도 들어가서 보고 믿었다. 9 그들은 그 때까지도 예수께서 죽었다가 반드시 살아나실 것이라는 성서의 말씀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10 두 제자는 숙소로 다시 돌아갔다. 11 한편 무덤 밖에 서서 울고 있던 마리아가 몸을 굽혀 무덤 속을 들여다보니 12 흰 옷을 입은 두 천사가 앉아 있었다. 한 천사는 예수의 시체를 모셨던 자리 머리맡에 있었고 또 한 천사는 발치에 있었다. 13 천사들이 마리아에게 “왜 울고 있느냐?” 하고 물었다. “누군가가 제 주님을 꺼내갔습니다. 어디에다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마리아가 이렇게 대답하고 나서 14 뒤를 돌아다보았더니 예수께서 거기에 서 계셨다. 그러나 그분이 예수인 줄은 미처 몰랐다. 15 예수께서 마리아에게 “왜 울고 있느냐? 누구를 찾고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마리아는 그분이 동산지기인 줄 알고 “여보셔요. 당신이 그분을 옮겨갔거든 어디에다 모셨는지 알려주셔요. 내가 모셔 가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16 예수께서 “마리아야!” 하고 부르시자 마리아는 예수께 돌아서서 히브리 말로 “라뽀니!” 하고 불렀다. (이 말은 ‘선생님.’이라는 뜻이다.) 17 예수께서는 마리아에게 “내가 아직 아버지께 올라가지 않았으니 나를 붙잡지 말고 어서 내 형제들을 찾아가거라. 그리고 ‘나는 내 아버지이며 너희의 아버지 곧 내 하느님이며 너희의 하느님이신 분께 올라간다.’고 전하여라.” 하고 일러주셨다.

18 막달라 여자 마리아는 제자들에게 가서 자기가 주님을 만나 뵌 일과 주님께서 자기에게 일러주신 말씀을 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