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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가성(兩價性,ambivalence)의 감정

2021.1.31. 나해_연중4주일_감사성찬례 신명 18:15-20_ 시편 111_ 1고린 8:1-13_ 마르 1:21-28 “양가성(兩價性,ambivalence)의 감정” 채야고보 신부 / artist, 성공회 사제 “어찌하여 우리를 간섭하시려는 것입니까?” "τί ἐμοὶ καὶ σοί" 는 70인 역본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뜻으로 사용됩니다. (나와 그대 사이에 무엇이 잘못됐다고/판관기 11:12 ; 어른께서는 나와 무슨 상관이 있다고/열왕상 17:18 ; 나에게 무슨 볼일이 있습니까?/ 열왕하 3:13 ; 유다 왕이여, 당신이 나와 무슨 관계가 있소?/ 역대하 35:21) “당신과 나 사이에 뭐가 문제입니까?”, “당신은 나에 대해 무엇을 합니까?”, “내가 당신과 무엇을 해야 합니까?” 좀 더 ..

글모음/설교문 2021.05.06

우리의 시간은 안녕합니까?

2021.1.24. 나해. 연중3주일 요나 3:1-5, 10_ 시편 62:5-12_ 1고린 7:29-31_ 마르 1:14-20 “우리의 시간은 안녕합니까?” 채야고보 신부 / artist, 성공회 사제 오늘 성서정과의 말씀은 모두 ‘때’에 대한 이야기로 연결됩니다. 요나서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사십 일이 지나면 니느웨는 잿더미가 된다.”(요나 3:4하) 시편은 어떤 일이 닥칠 때를 경고합니다. “백성들아, 어떤 일을 당하든지 너희는 하느님을 믿어라. (시 62:8) 사도 바울로는 고린토 교인들에게 다음과 같이 권면합니다. “형제 여러분, 내 말을 명심하여 들으십시오. 이제 때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1고린 7:29) 그리고 마르코는 예수의 공생애의 시작을 “때가 다 되었다.”라고 선포합니다..

글모음/설교문 2021.05.01

사람의 아들: 희망의 다른 이름

2021.1.17. 연중2주일 성 안토니오 (이집트 은수자, 수도원장, 356년) 사무상 3:1-20_ 시편 139:1-6, 13-18_ 1고린 6:12-20_ 요한 1:43-51 “사람의 아들 : 희망의 다른 이름” 채야고보 신부 / artist, 성공회 사제 성서를 읽으며 늘 제가 의문을 가졌던 문제는 이것이었습니다. 인간으로 태어나신 예수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하셨을까? 그는 태어나고 자라면서 자신이 누구이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확고한 인식이 있었을까? 왜 살고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 그는 실존에 대한 고민을 했을까? 많은 신학 서적을 뒤지고 고민을 해봐도 속 시원한 답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결국 복음서로 돌아가 생략된 행간을 읽고 묵상하는 과정을 통해 이러한..

글모음/설교문 2021.04.28

실존의 한계에서 희망을 보다.

2021.1.10. 나해_주님의 세례 주일 창세 1:1-5_시편 29_사도 19:1-7_마르 1:4-11 실존의 한계에서 희망을 보다. 채야고보 신부 / artist, 성공회 사제 먼저 이야기 하나를 들려드리면서 오늘 설교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아직 동이 트지 않아 사방이 적막한 어둠에 잠겼다. 간간히 부는 바람이 축축한 대지의 습기를 날라다 주었다. 바위틈에서 밤을 지새우며 기도하는 동안 그는 습한 한기로 모든 관절이 굳어있음을 느꼈다 . 한몸뚱이 의지할 수 있는 바위를 지붕 삼아 이슬을 피할 수 있었지만, 차가운 기운은 그의 영혼의 깊은 곳까지 고통으로 스며들었다. 맨발에 느껴지는 습기의 서늘함이 그의 새끼발가락의 갈라진 틈을 통해 온 몸에 전해졌다. 그러한 통증과 한기를 몸에서 털어내듯이 부르르 몸..

글모음/설교문 2021.04.28

[전시영상] 심정아 작품 영상-천 개의 바람이 되어(애은창작스튜디오/대구성공회애은성당

4월의 바닷가에 서 있는 천사 - 천 개의 바람이 되어 2014년 세월호사고로 생명을 잃은 아이들은 우리의 가슴 속에 지워지지 않을 상흔을 남겼지만, 잠들어 있던 우리의 영혼을 깨워주었고 시대의 악과 어둠을 밝히는 별이 되어주었습니다. 어떤 위로도 회복도 불가능하게 느껴지던 절망 속에서도, 죄 없이 꺾여진 꽃다운 생명은 부활의 신비로 다시 살아나 새로운 생명을 움트게 하는 빛이 되어주었습니다. 세월호 7주기를 맞아 아이들에게 부끄럽고 감사한 마음을 담아 그 존재감을 표현하고, 세월호 추모곡으로 많이 불려지는 를 수놓았습니다. 아직도 미결인 채로 우리 눈 앞에 펼쳐져 있는 4월의 바닷가, 그 곳에서 상처같기도 하고 불꽃 같기도 한 심장을 품고 소라껍질을 쓴 채로 서 있는 천사는… 아이들의 모습이며, 그 곁..

Notice/alrim 2021.04.20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2021.1.3. 나해_성탄2주일 예레 31:7-14_시편147:12-20_에페1:3-14_요한 1:(1-9)10-18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채야고보 신부 / Artist, 성공회 사제 1 한 처음, 천지가 창조되기 전부터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고 하느님과 똑같은 분이셨다. 2 말씀은 한 처음 천지가 창조되기 전부터 하느님과 함께 계셨다. 3 모든 것은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고 이 말씀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 생겨난 모든 것이 4 그에게서 생명을 얻었으며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 5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다. 그러나 어둠이 빛을 이겨본 적이 없다.10 말씀이 세상에 계셨고 세상이 이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는데도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11 그..

글모음/설교문 2021.04.20

“소외된 자들에게 희망을…”

2020.12.27. 나해_성탄1주일 이사 61:10-62:3 _ 시편 148 _ 갈라 4:4-7 _ 루가 2:22-40 “소외된 자들에게 희망을…” 채야고보 신부 / Artist, 성공회 사제 예수의 유소년기 이야기는 4 복음서 중 ‘루가의 특수자료’에만 전해지는 전승입니다. 이 전승의 역사적 진실에 대해서는 확인할 자료가 없지만, 교회는 전통적으로 마태오가 전한 ‘예수 탄생 이야기’보다는 루가의 이야기에 더 많은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루가는 예수의 탄생 이야기와 공생애 사이에 그의 유소년기의 이야기를 첨가했습니다. 이는 루가가 다른 복음사가들과 다르게 자신이 역사서를 기술한다는 생각으로 복음서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당시 ‘그리스.로마의 전기문학양식’의 틀을 그대로 따른 것입니다. 루가는 루가..

글모음/설교문 2021.04.16

수태고지-굴종(屈從)과 순종(順從)의 교차점

2020.12.20. 나해_대림4주일 사무하 7:1-11, 16_ 시편89:1-4, 19-27 또는 성모송가 _ 로마 16:25-27 _ 루가 1:26-38 “ 수태고지-굴종(屈從)과 순종(順從)의 교차점” 채야고보 신부 / Artist, 성공회 사제 “아담의 범죄의 경우에는 그 한 사람 때문에 많은 사람이 죽었지만 하느님의 은총의 경우에는 예수 그리스도 한 사람의 덕분으로 많은 사람이 풍성한 은총을 거저 받았습니다.” (로마 5:15) 지금 방금 제가 읽은 로마서를 루가가 읽었는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는 예수 탄생에 대한 전승들을 정리하며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편집을 했습니다. 오늘 읽은 복음의 수태고지는 정확히 바로 앞 장에 있었던 세례자 요한의 탄생 이야기와 유사합니다. 루가는 사람 중에..

글모음/설교문 2021.04.16

인간 실존의 한계를 넘어...

2020.12.13. 나해_대림3주일 성 루시아(시라쿠스의 순교자, 304년) 이사 61:1-4,8-11_ 시편 126 _ 1데살5:16-24_ 요한 1:6-8, 19-28 “ 인간 실존의 한계를 넘어-세례자 요한 ” 채야고보 신부 / Artist, 성공회 사제 한 사람이 태어나서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분명히 알고 자신의 본분을 지키며 산다는 것은 가장 큰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삶은 모두가 바라는 바이지만, 모두에게 허락된 것은 아닌 듯합니다. 인간은 본래 조그마한 권력이나 자기 자신이 남보다 조금이라도 더 잘난 게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자신이 남보다 우월하다는 우월감을 느끼고 남을 낮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너무 쉽게 우리 자신의 본분과 한계를 망각하여 행동할 때가..

글모음/설교문 2021.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