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비움 4

“이름만 불러도 눈물겨운”

2023. 1. 1. 가해. 거룩한 이름 예수 축일 감사성찬례 민수 6:22-27 / 시편 8 / 갈라 4:4-7(또한 필립 2:5-11) / 루가 2:15-21 “이름만 불러도 눈물겨운”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이 세상 작은 이름 하나라도 마음 끝에 닿으면 등불이 된다 아플 만큼 아파 본 사람만이 망각과 폐허도 가꿀 줄 안다 내 한때 너무 멀어서 못 만난 허무 너무 낯설어 가까이 못 간 이념도 이제는 푸성귀 잎에 내리는 이슬처럼 불빛에 씻어 손바닥 위에 얹는다 세상은 적이 아니라고 고통도 쓰다듬으면 보석이 된다고 나는 얼마나 오래 악보 없는 노래로 불러왔던가 이 세상 가장 여린 것, 가장 작은 것 이름만 불러도 눈물겨운 것 그들이 내 친구라고 나는 얼마나 오래 여린 말로..

글모음/설교문 2023.01.01

제자도의 조건

2022.6.26. 연중 13주일 열왕하 2:1-2, 6-15 / 시편 77:1-2, 11-20 / 갈라 5:1, 13-25 / 루가 9:51-62 “제자도의 조건”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오늘 읽은 복음서는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향하시는 “예루살렘 상경기”의 시작 부분입니다. 이는 루가복음 9장에서 19장 27절까지 장장 10장에 걸쳐 기록되었으며 “예루살렘 입성” 전까지의 이야기들을 담은 것입니다. 특히 루가복음 9장 이전에는 이적과 치병사화가 중심이라면, 9장 이후 “예루살렘 상경기”에는 비유와 설교 그리고 논쟁 사화 등이 중심입니다. 이런 차원에서 루가복음 9장은 매우 중요한 전환점을 보여줍니다. 굵직한 주제들이 이 9장 속에 모두 들어 있습니다. 12제자를 파송한..

글모음/설교문 2022.06.26

그리스도의 제자도(discipleship)

2021.10.10. 나해_연중 28주일 대한성공회 최초의 의료 선교사 남득시(랜디스), 와일스(1890) 욥기 23:1-9, 16-17 / 시편 22:1-15 / 히브 4:12-16 / 마르 10:17-31 그리스도의 제자도(discipleship)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Artist 오늘 복음서 말씀은 모두 세 파트로 나눠져 있습니다. 일견에는 하나의 이야기인 것 같지만, 전승 자료에 상황 묘사를 추가한 ‘상황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부자 청년이 주님의 부르심을 거부한 이야기(17-22), 두 번째는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어렵다는 이야기(23-27), 세 번째는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나선 제자들에게 주어질 상급에 대한 이야기입니다(28-31). 첫 번째와..

글모음/설교문 2021.10.09

보내심, 들림, 자기 비움 그리고 영광 (3)

2021. 3. 21. 나해_사순 5주일_감사성찬례 토마스 크랜머(캔터베리대주교, 전례개혁자, 순교자, 1556년) 예레 31:31-34 _ 시편 51:1-12 _ 히브 5:5-10 _ 요한 12:20-33 “보내심, 들림, 자기 비움 그리고 영광” (3) 채야고보 신부 / artist, 성공회 사제 현대에는 성서해석학과 그리스도론의 발전으로 우리는 다양한 신학적, 교리적 결과물의 혜택을 보고 있습니다. 참 감사한 일입니다. 그러나 원시 그리스도 교회의 사정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오늘날과 같은 한 권으로 된 성서는 물론 단 한 편의 성서를 교회가 소유하는 것조차 제정적 어려움과 갖은 핍박 때문에 쉽지 않던 시기였습니다. 예수의 생애와 수난 그리고 부활을 경험했던 사도들과 제자들 그리고 예수를 따랐던 많은..

글모음/설교문 2021.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