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자비 5

“그리스도인의 존재감”

2023. 6. 25. 가해_연중12주일 창세 21:8-21 / 시편 86:1-10, 16-17 / 로마 6:1-11 / 마태 10:24-39 “그리스도인의 존재감”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법이 생겨서 범죄는 늘어났지만 죄가 많은 곳에는 은총도 풍성하게 내렸습니다.” (로마 5:20) 사도 바울로는 방금 읽어드린 말씀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하여 오늘 로마서 6장에서 이에 대한 보충설명을 합니다. 은총을 더욱 더하기 위해 범죄를 저질러도 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로마교회에 있을 것을 상정하고 이에 대한 반론을 전개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리스도와 하나의 실존을 공유하는, 즉 그리스도와 운명공동체인 그리스도인은 결코 그럴 수 없다고 단정합니다. 그 이유는 ..

글모음/설교문 2023.06.24

하느님 없이 살 수 없는 사람들

2021.12. 19. 다해_ 대림 4 주일 미가 5:1-4상 / 루가 1:46하-55(성모송가) / 히브 10:5-10 / 루가 1:39-45(46-56) “하느님 없이 살 수 없는 사람들”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Artist 오늘 읽은 성모송가(Magnificat)는 저녁기도 때 자주 부르는 곡으로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노래입니다. 아마도 원시기독교공동체에서 구전으로 내려오던 것을 루가가 수록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루가복음에만 나오는 ‘루가의 특수자료’입니다. 수사법적으로 서로 상반된 것을 대비시켜 주제를 드러내는 ‘대비법’을 사용합니다. ‘비천한 신세’와 ‘마음이 교만한 자’,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이’와 ‘마음이 교만한 자’, ‘권세 있는 자’와 ‘보잘것없는 이’, ‘배고픈..

글모음/설교문 2021.12.18

자비의 내장 σπλάγχνα ἐλέους

2021.12. 5. 다해_ 대림 2 주일 말라 3:1-4 / 루가 1:68-79 (즈가리야 송가) / 필립 1:3-11 / 루가 3:1-6 ‘ 자비의 내장 σπλάγχνα ἐλέους ’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사제, Artist “죄를 용서받고 구원받는 길을 주의 백성들에게 알리게 되리니 이것은 우리 하느님의 지극한 자비의 덕분이라.” (루가 1:77-78a) 여러분은 자비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오늘 우리는 자비에 대해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방금 읽은 구절에서 “하느님의 지극한 자비”라는 말은 원래 직역하면 ‘자비의 내장 σπλάγχνα ἐλέους’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자비의 내장’은 자비를 표현하는 가장 적극적인 말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내장’은 우리..

글모음/설교문 2021.12.04

“이제 다 이루었다.”(요한 19:30): 순교와 배교에 대한 신학적 단상

2021.9.26. 나해_연중 26주일 모든 한국의 순교자들 스바 3:14-20 / 시편 130 / 로마 8:33-39 / 요한 12:20-32 “이제 다 이루었다.”(요한 19:30) 순교와 배교에 대한 신학적 단상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Artist 오늘은 ‘모든 한국의 순교자들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박해의 상황 속에서도 믿음과 신념을 용기 있게 지키다 순교하신 분들을 기리는 날이죠. 특히 우리 대한성공회의 순교자들은 대부분 6.25 동란 때 순교하신 분들입니다. 그러나 아직 그들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우리 가운데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들을 기억하시고 증언하실 분들이 이미 돌아가시고, 역사적 자료도 변변찮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순교자의..

글모음/설교문 2021.09.25

일상성(日常性)의 회복 3

2021. 6. 27. 나해_연중13주일 사무하 1:1, 17-27 / 시편 130 / 2고린 8:7-15 / 마르 5:21-43 일상성(日常性)의 회복 3 채야고보 신부 / 제주 한일우정의 교회, Artist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 식사를 하고 마음껏 웃고 떠들던 우리의 일상이 너무나 그립습니다. 여행도, 산책도, 쇼핑도 모두 어색한 일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이 더 멀리 느껴지고, 성당에 새로운 사람이 와도 이전처럼 마음껏 반기기가 어렵습니다. 예전에는 매일 반복되는 단조로운 일상을 벗어나고자 몸부림 친적도 있었는데, 이제는 단조롭더라도 편안하게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도 하고, 일을 하는 그러한 일상이 너무 그립습니다. 코로나 19는 이렇게 우리의 일상을 멀리 “외출” 시켜버렸습니다...

글모음/설교문 2021.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