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엄중함”

The Nativity of our Lord and the Adoration of the Magi, 1461, Van, Vaspurakan, ms749 The Morgan Library N.Y. / 사진출처: https://shnorhali.com/nativity/

 

2022.12.25. 가해. 성탄대축일 감사성찬례

이사 52:7-10 / 시편 98 / 히브 1:1-4(5-12) / 요한 1:1-14

 

“선택의 엄중함”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모든 것은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고 이 말씀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
생겨난 모든 것이 그에게서 생명을 얻었으며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
말씀이 곧 참 빛이었다. 그 빛이 이 세상에 와서 모든 사람을 비추고 있었다.
말씀이 세상에 계셨고 세상이 이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는데도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그분이 자기 나라에 오셨지만 백성들은 그분을 맞아주지 않았다.
말씀이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 계셨는데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그것은 외아들이 아버지에게서 받은 영광이었다.
그분에게는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였다.
우리는 모두 그분에게서 넘치는 은총을 받고 또 받았다.
요한 1: 3-4, 9-11, 14, 16

 

요한복음 1장의 ‘로고스 찬가’에서 전승 자료에 가장 가까운 부분만 추려서 읽어본 것입니다. 그러면 그 주제가 더 명확하게 다가옵니다. 여기에서 핵심 키워드는 ‘말씀’, ‘생명’, ‘빛’, ‘영광’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말씀’ 하나로 소급될 수 있습니다. 이 말씀은 ‘하느님의 말씀’ 또는 ‘예수님의 말씀’과 같은 무형의 것이 아니라 분명한 ‘실재’를 지칭하고 있습니다. 그 ‘신적 실재’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임을 요한복음은 선포하고 있습니다. 이는 요한복음의 그리스도론의 핵심입니다. 역사적 예수의 실재를 ‘로고스적 실재’로 결합하여 그를 통해 ‘그분의 영광’ 즉 ‘하느님의 영광’ 보았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물론 신앙적 진술임에 틀림없습니다. 눈에 보이고 증명 가능한 것을 믿는 것은 쉽습니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고 증명 가능하지 않은 것을 믿는 것은 참말로 어렵습니다. 그러나 요한복음은 역사적 예수, 즉 30 평생을 살며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다 십자가에서 죽은 한 청년을 신적 실재인 ‘로고스’와 동일시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한 사람의 우상화입니까? 아니면 믿음에 의한 진술입니까? 마치 날카로운 칼날 위에 맨발로 서는 듯한 느낌이 이 말씀을 묵상할 때마다 제게는 문득 듭니다. 진실과 거짓. 이 모든 것에 열려있는 믿음의 진술을 우리는 복음으로 믿고 고백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어리석은 자들입니까? 아니면 믿음 있는 사람들입니까? 

 

‘말씀’은 생명의 근원이라고 말합니다. 모든 것이 그에게서 생명을 얻는다고. 그것은 모든 생물이 빛으로부터 생명을 얻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래서 요한복음은 이 생명을 ‘빛’과 동일시합니다. 물론 그 ‘빛’은 하느님의 영광입니다. 그러므로 그 빛은 말씀이고, 그 말씀은 하느님과 창조 이전에도 함께 계셨고, 그 말씀이 신적 본질이라고 말합니다. 이로써 말씀의 ‘위격적 체계’가 만들어집니다. 말씀은 하느님의 아들입니다. 요한복음의 관점에서 이 말씀이 없는 곳은 결국 어둠과 죽음만 있는 곳임을 말합니다.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다. 그러나 어둠이 빛을 이겨본 적이 없다. 요한 1:5

 

이미 생명의 빛이 그 어둠 속에 비췄지만, 어둠은 그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어둠은 그 빛을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그를 빛으로 알아보지 못한 것은 그들이 어둠 가운데 있기 때문입니다.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한 결과입니다. 이러한 진술을 통해 요한기자는 사람들이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인 분이 바로 그들이 간절히 기다리던 그리스도이심을 밝히고자 했습니다. 요한복음의 서론에 해당하는 오늘 말씀은 향후 요한복음의 전체적인 성격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역사적 예수의 이 지상에서의 사역은 하느님의 계시와 구원 활동이었음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것이 요한복음의 핵심 주제입니다. 

 

“어둠이 빛을 이겨본 적이 없다”라는 말은 빛과 어둠의 투쟁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사실 적절한 번역은 아니라 생각됩니다. 이 말씀은 태양이 수풀에 빛을 공급하듯이 하느님의 영광의 빛이 항상 인간에게 비추고 있지만, 인간의 자유의지는 이를 거부했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즉 우리는 뜨거운 햇볕보다 그늘을 더 좋아하듯이 어두운 곳을 선택했다는 뜻입니다. 하느님의 은총을 거부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선택했습니다. 이것이 창세기의 ‘아담의 배반’과 비견되는 ‘인간의 배반’입니다. 밝은 곳은 죄를 숨기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죄를 짓는 사람마다 모두 어두운 곳을 찾는 것입니다. 숨기고 싶은 것을 숨기는 것이 인지상정이지요. 그러나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 빛’은 우리의 숨은 곳 마저 모두 빛 가운데 드러나게 만듭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느님 앞에서 완전히 무장해제가 되는 것입니다. 완전한 회개 없이는 온전한 구원은 불가능합니다. 은총은 위로부터 오지만, 자유의지에 의한 선택은 우리 인간으로부터 하늘로 향합니다. 나무는 빛을 향해 자신의 가지를 더 열심히 뻗는 법입니다. 이것이 은총을 갈구하는 인간의 신앙일 겁니다. 일단 믿으면 모든 것이 달리 보이게 마련입니다. 항상 보던 하늘도 구름도 사람들도 모두 달라 보입니다. 아마도 사랑에 빠져본 사람들은 충분히 공감하실 겁니다. 그렇게 믿음의 한 발을 내딛고 나면 그다음은 은총이 우리의 길을 인도합니다. 그래서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서도 우리는 길을 잃지 않습니다. 망망대해에서 갈 방향을 인도하는 북극성처럼 은총은 우리를 항상 바른 길로 인도합니다. 태풍이 잠잠해지지 않더라도 우리가 갈 방향을 안다면 최소한 희망은 가질 수 있습니다.

 

빛과 어둠.

우리는 이러한 이분법적 대비에서 하느님의 ‘자기 비움’을 발견하게 됩니다. 빛이 어둠의 자리에까지 내려왔기 때문입니다. 빛이신 하느님께서 어둠과 비교대상이 되시다니요. 원래 하느님께는 이분법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빛으로 세상을 창조한 순간 모든 어둠은 더 이상 그분 앞에 존재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분은 자신을 비워 어둠 곁으로 친히 내려오셨습니다. 왜 그렇게 하셨을까요? 그것은 인간에게 주어진 자유의지에 따라 빛과 어둠 가운데 하나를 올바로 선택하라는 뜻입니다. 2천 년 전 팔레스타인에서 사람들은 ‘바르나바’를 선택하고 ‘예수’를 십자가로 보내는 선택을 감행했습니다. ‘빛과 어둠’ 사이에서 ‘어둠’을 선택한 것입니다. 그들의 선택에는 진정성도, 순수함도, 자기 의지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철저히 어둠을 더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질투와 혐오는 이렇게 사람의 ‘자유 의지’조차 멍들게 만듭니다. 

 

‘선택’할 수 있는 권리는 원래 인간에게 축복이었습니다.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이 천사보다 위대하다는 증거입니다. 천사는 순종 이상을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사랑의 대상은 천사가 아닌 사람이 된 것입니다.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결국 사랑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의 감정보다 ‘선택’이 언제나 앞섭니다. ‘선택’ 하지 않으면 아무도 사랑할 수 없습니다. 아담과 하와는 그 귀한 ‘선택’의 특권으로 ‘선악과’를 따먹지 않을 수도 있었습니다. 로봇이나 천사가 아닌 인간은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자유한 존재입니다. 이 얼마나 대단한 특권입니까? 노예는 선택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무엇인가에 집착하고, 어떤 것에 속박된 사람에게는 선택의 자유가 없는 것입니다. 자유한 사람은 선택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습니다. 마리아와 엘리자벳은 자신의 ‘선택 권한’으로 순종을 ‘선택’했습니다. 주님께서도 고통과 아픔의 십자가를 스스로 선택하셨습니다. 이러한 선택을 우리는 ‘순종’이라 부릅니다. 또 다른 말로 ‘자기 비움’입니다. 제가 누누이 말씀드렸던 ‘케노시스’ 말입니다. 

 

인간은 어둠이 아니라 빛을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여전히 우리는 빛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우리는 늘 어둠을 더 사랑하여 어둠을 선택합니다. 분명히 빛과 어둠을 대비시키신 것은 하느님의 의지가 이미 확고하다는 것을 드러냅니다. 어떻게 전능하신  하느님을 어둠과 대비시킬 수 있을까요? 그게 가당하다고 생각하십니까? 하느님께서 어둠과 대등한 관계라니요? 우리가 믿는 하느님이 영지주의의 하느님입니까? 흑과 백, 빛과 어둠, 선과 악. 이러한 이분법은 오직 주님께서 자신을 낮춰서 비교의 대상이 되실 때만 가능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비교 대상이 없으신 하느님이 비교 대상의 자리로 내려오시다니요. 이것이 은총이 아니면 무엇입니까? 이것이 자기 비움이 아니면 무엇입니까? 이것이 하느님이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 지를 보여주는 증거가 아닙니까? 우린 무엇을 바라고 들로 나갔습니까? 화려한 옷입니까? 세상의 안락과 부귀입니까? 남보다 더 부자가 것입니까? 남보다 더 잘 나가는 것입니까? 이미 주님께서는 빛과 어둠을 대비하심으로써 이 세상이 어둠임을 분명히 하셨습니다. 그러니 어둠을 사랑하는 것이, 이 세상을 사랑하는 것이 바로 하느님을 배반하는 것임이 분명합니다. ‘먹음직하고 보암직한 선악과’는 오늘날에도 우리 도처에 넘쳐납니다. 그것을 따먹고 안 먹고는 물론 우리의 자유이지만, 이미 빛이 어둠과 나란히 서게 된 성육신 사건 이후 어쩌면 우리는 그러한 선택의 기회마저도 가질 수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님께서 걸어가신 길을 아는 이상, 우리는 더 이상 세상을 선택하지 말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빛이 가장 낮은 가난한 모습으로 어둠 가운데 나타났을 때 이미 우리는 선택을 하느님으로부터 강요받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복음서는 이러한 증거들로 넘쳐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어둠을 선택하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선택하지 않는 것’입니다. 빛도 아니고 어둠도 아닌 어떤 것도 선택하지 않는 것은 더욱 큰 ‘저주’입니다. 선택하지 않으므로 하느님도, 세상도 어중간하게 믿습니다. 하느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세상을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하면서 하느님도 세상을 사랑하듯이 사랑합니다.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지 않으니 둘 사이 경계에서 마치 박쥐처럼 살아갑니다. 빛이 있는 곳에서는 교인처럼 살아가고, 어둠 속에서는 세속적으로 살아갑니다. 교회에 나올 때는 그리스도인이지만, 세상으로 나갈 때는 그리스도인의 옷을 벗어버립니다. 선택을 하지 않으니 어떤 것도 가질 수 없고 또한 버릴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 자기 안에 쓰레기만 점점 가득한 것입니다. 슬픈 얘기지만, 고독사를 하는 사람들의 집을 청소하면 쓰레기가 트럭으로 몇 차 분량 나온다고 합니다. 어떤 것도 선택할 수 없는 사람은 버릴 것과 가질 것조차 구분할 수 없는 병에 걸립니다. 버릴 선택도 취할 선택도 할 수 없으니 쓰레기조차 버릴 수 없습니다. 우리의 내면도, 우리의 주변도 그러합니다. 정리할 것을 정리 못하고 넘어가면 늘 그것은 짐으로 남게 마련입니다. 정리는 선택의 연속입니다. 어디에다 둘 것인지, 버릴 것인지 말 것인지 선택하지 못하면 아무런 정리도 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인 선택의 자유가 오히려 인간에게 저주로 돌아올 수 있는 이유입니다. 자유의지가 우리를 선택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것. 어떤 것도 제대로 선택할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것. 아마도 현대인에게 넘쳐나는 우유부단의 저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성탄절. 우리는 빛과 어둠이 한 아기의 탄생으로 나란히 놓인 사건을 봅니다. 어둠은 원래 빛이 비치면 사라지는 것인데, 어둠과 빛이 나란히 놓였습니다. 이는 우리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시기 위한 하느님의 ‘엄중한 은총’입니다. ‘엄중함’은 이 사안이 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에게 주어진 구원의 엄중함은 이제 인류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에 ‘엄중한 것’입니다. 빛을 선택할지 어둠을 선택할지 그것은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린 문제입니다. 그러나 ‘엄중함’은 이러한 선택에 여지를 두지 않습니다. 우리가 유독 대성할 것 같은 사람에게 더 엄중해지는 것은 조금만 노력하면 될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엄중함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냥 내버려 두던지 아니면 포기하기 십상입니다. 빛과 어둠을 나란히 비교의 대상으로 삼을 정도로 ‘인간 구원의 엄중함’은 인간입장에서 절대적인 것이 되었습니다. 인간에게 주어진 선택은 믿느냐 마느냐라는 두 가지 선택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우리의 자유의지는 아담의 시대보다 더 좁아진 감이 있습니다. 선택의 자유에 ‘엄중함’과 ‘신중함’이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빛이신 하느님, 그 하느님이 친히 인간이 되신 이 사건 때문에 우리의 선택에 ‘엄중함’이 더해졌습니다. 전능자가 우리 편으로 자신을 낮춰서 오셨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그러므로 성탄절은 단순히 구세주의 탄생을 기뻐하고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우리의 선택을 ‘엄중하게’ 촉구하는 사건이 되는 것입니다. 빛이 이렇게 밝게 비추는 대도 여전히 어둠을 더 사랑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이것도 저것도 선택할 수 없어 세상과 하느님을 어중간하게 동시에 사랑하시겠습니까? 물론 선택은 여러분의 것입니다. 그 선택에 대한 책임도 여러분의 것입니다. ‘선택의 엄중함’을 생각한다면 그 선택에 따르는 축복과 저주도 동시에 생각하셔야 할 것입니다. 우리 성탄의 기쁨이 온전한 기쁨이 되기 위해 우리의 선택을 촉구하시는 아기 예수님의 오심의 은총이 우리 모두와 함께하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전례독서_12.25 성탄 낮

 

본기도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 독생 성자의 탄생으로 영원하신 말씀이 세상에 드러나게 하셨나이다. 비오니, 그리스도를 믿어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가 주님의 영광을 찬양하고 충만한 은총과 진리를 누리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한 분 하느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1독서_ 이사 52:7-10

7    반가워라, 기쁜 소식을 안고 산등성이를 달려오는
.     저 발길이여,
.     평화가 왔다고 외치며,
.     희소식을 전하는구나.
.     구원이 이르렀다고 외치며
.   “너희 하느님께서 왕권을 잡으셨다.”고
.     시온을 향해 이르는구나.
8    들어라, 저 소리, 보초의 외치는 소리.
.     시온으로 돌아오시는 야훼와 눈이 마주쳐
.     모두 함께 환성을 올리는구나.
9    예루살렘의 무너진 집터들아,
.     기쁜 소리로 함께 외쳐라.
.     야훼께서 당신의 백성을 위로하시고
.     예루살렘을 도로 찾으신다.
10  야훼께서 만국 앞에서
.     그 무서운 팔을 걷어붙이시니,
.     세상 구석구석이
.     우리 하느님의 승리를 보리라.

 

 

 

성시_시편 98

1    새 노래로 주님을 찬양하여라.
.     놀라운 기적들을 이루셨다. ◯
.     그의 오른손과 거룩하신 팔로 승리하셨다.
2    주께서 그 거두신 승리를 알려 주시고 ◯
.     당신의 정의를 만백성 앞에 드러내셨다.
3    이스라엘 가문에 베푸신다던
.     그 사랑과 그 진실을 잊지 않으셨으므로 ◯
.     땅 끝까지 모든 사람이
.     우리 하느님의 승리를 보게 되었다.
4    온 세상아, 주님께 환성을 올려라. ◯
.     기뻐하며 목청껏 노래하여라.
5    거문고를 뜯으며 주님께 노래 불러라. ◯
.     수금과 많은 악기 타며 찬양하여라.
6    우리의 임금님, 주님 앞에서 ◯
.     은나팔 뿔나팔 불어대며 환호하여라.
7    바다도 그 속에 가득한 것들도, ◯
.     땅도 그 위에 사는 것들도,
.     모두 환성을 올려라.
8    물결은 손뼉을 치고 산들은
.     다 같이 환성을 올려라, ◯
.     그가 세상을 다스리러 오시니,
.     주 앞에서 환성을 올려라.
9    온 세상을 올바르게 다스리시고 ◯
.     만백성을 공정하게 다스리시리라.

⦿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
.     처음과 같이 지금도 그리고 영원히, 아멘.

 

 

 

 

2독서_히브 1:1-4 (5-12)

1 하느님께서 예전에는 예언자들을 시켜 여러 번 여러 가지 모양으로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2 그러나 이 마지막 시대에 와서는 당신의 아들을 시켜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아들을 통해서 온 세상을 창조하셨으며 그 아들에게 만물을 물려주시기로 하셨습니다. 3 그 아들은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찬란한 빛이시요, 하느님의 본질을 그대로 간직하신 분이시며, 그의 능력의 말씀으로 만물을 보존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분은 인간의 죄를 깨끗하게 씻어주셨고 지극히 높은 곳에 계신 전능하신 분의 오른편에 앉아 계십니다. 4 그리고 천사의 칭호보다 더 높은 아들이라는 칭호를 받으심으로써 천사들보다 더 높은 분이 되셨습니다.

(5 하느님께서 어느 천사에게
.   “너는 내 아들이다.
.     내가 오늘 너를 낳았다.”
.     시편 2:7

하고 말씀하신 적이 있으십니까? 또,

.   “나는 그의 아버지가 되고 그는 내 아들이 될 것이다.”
.     사무하 7:14

하고 말씀하신 적이 있으십니까? 6 하느님께서 당신의 맏아들을 세상에 보내실 때에는,

.   “하느님의 천사들은 모두 그에게 예배를 드려라.”
.     칠십인역 신명 32:43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7 천사들에 관해서는,

.   “하느님께서 천사들을 바람으로 쓰시고
.     일꾼들을 불꽃으로 삼으셨다.”
.     칠십인역 시편 104:4

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8 그러나 아들에 관해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당신은 하느님이십니다.
.     당신의 왕권은 영원무궁하시며
.     당신이 잡으신 지팡이는 정의의 지팡이입니다.
9    당신은 정의를 사랑하시고
.     불의를 미워하셨습니다.
.     그러므로 하느님 곧 당신의 하느님께서는
.     당신에게 즐거움의 기름을 부어 왕으로 삼으시고
.     당신의 동료들보다 더 기쁘게 해주셨습니다.”
.     시편 45:6-7

10 또 이런 말씀도 있습니다.

.   “주님, 한처음 땅을 만드신 이도 주님이시요,
.     하늘을 손수 만드신 이도 주님이십니다.
11  하늘과 땅은 없어질지라도
.     주님은 영원히 계십니다.
.     만물은 옷처럼 낡아질 것이요
12  주님은 그것들을 겉옷처럼 말아 치우실 것입니다.
.     만물은 옷처럼 변할지라도
.     주님은 언제나 같으시고
.     주님은 영원히 늙지 않으십니다.”
.     시편 102:25-27)

 

 

 

 

복음서_요한 1:1-14

1 한처음, 천지가 창조되기 전부터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고 하느님과 똑같은 분이셨다. 2 말씀은 한처음 천지가 창조되기 전부터 하느님과 함께 계셨다. 3 모든 것은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고 이 말씀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 생겨난 모든 것이 4 그에게서 생명을 얻었으며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 5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다. 그러나 어둠이 빛을 이겨본 적이 없다.

6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요한이었다. 7 그는 그 빛을 증언하러 왔다.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 증언을 듣고 믿게 하려고 온 것이다. 8 그는 빛이 아니라 다만 그 빛을 증언하러 왔을 따름이다. 9 말씀이 곧 참 빛이었다. 그 빛이 이 세상에 와서 모든 사람을 비추고 있었다.

10 말씀이 세상에 계셨고 세상이 이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는데도 세상은 그 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11 그분이 자기 나라에 오셨지만 백성들은 그분을 맞아주지 않았다. 12 그러나 그분을 맞아들이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특권을 주셨다. 13 그들은 혈육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욕망으로 난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난 것이다.

14 말씀이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 계셨는데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그것은 외아들이 아버지에게서 받은 영광이었다. 그분에게는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