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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의 하느님”_2024.4.3. 나해_제주4.3.추념 76주기 별세성찬례

James Chae 2024. 4. 3. 04:30

 

2024.4.3. 나해_제주4.3.추념 76주기 별세성찬례

열왕하 10:1-14 / 시편 130 / 요한 5:24-27

 

 

반쪽의 하느님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일은 어떠한 이유에도 정당화될 없습니다. 하느님은 진노의 하느님이시지만 또한 자비의 하느님이십니다. 신명기 사가는 아합과 이세벨의 잔당을 잔인하게 처단한 예후의 쿠데타를 칭송했지만, 호세아 선지자는 이러한 예후의 잘못 때문에 이스라엘이 멸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종교의 이름으로, 하느님의 이름으로 살인은 절대로 정당화될 없습니다. 신명기 사가들은 소위거룩한 전쟁, 성전 聖戰이란 이름으로 우상숭배자들을 처단하는 것을 정당화했지만, 그들은 하느님의 진노를 붙든 대신 그분의 자비는 무시했습니다. 한마디로 반쪽 신앙, 불완전한 신앙, “반쪽의 하느님 따랐던 것입니다. 오늘날에도 이스라엘 근본주의자들이성전 외치면 폭력을 정당화하지만, 그들도 알라의 가르침의 균형을 잃은 것입니다. ‘백인의 의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제국주의 기독교가 식민지에서 자행한 모든 폭력들도 균형 잃은 신앙의 민낯을 들어냈습니다. 이는 하느님에 대한 수치이고 기독교의 수치입니다.

 

오늘 읽은 열왕기하에서 예후는 야훼를 섬긴다는 미명하에 없는 사람들을 너무나 무참히 학살했습니다. 전두환의 5.18이나 미군정의 4.3 참혹함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이러한 쿠데타를 엘리야의 예언의 성취라고 기록한 신명기 사가들의 기록에 오히려 정신이 아찔해집니다. 저의 논리의 비약이지만, 만약 호세아 선지자가 균형 있는 메시지를 전하지 않았다면 야훼신앙의 균형은 무너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쪽 극단은 다른 극단과 짝을 이루게 마련입니다. 균형 있는 시각을 갖도록 주의하지 않으면 우리의 관점은 너무 쉽게 균형을 잃습니다. 그래서 구약에서 우리는 하느님 진노와 자비를 동시에 있어야 하겠습니다. 만약 그렇지 않는다면 한쪽 극단으로 기울어서 우리는반쪽의 하느님만을 보게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4.3 희생자들을 추념하는 날에 우리 기독교는 이런 관점에서 4.3 희생자들에게 사죄를 해야 합니다. ‘서북청년회 북에서 내려온 기독교 청년들이 하느님의 이름으로 '사상예비검속 단행하고 무수한 사람들을 죽인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미군정의 지시 또는 묵인 하에 경찰직함을 가지고 아무런 급료도 없이 현장에 투입됐습니다. 그러니 북에서 그들이 자신들이 공산당이 아님을 증명해야 함은 물론이고, 생존을 위해 악랄하게 제주도민들을 약탈하고 죽인 것입니다. 4.3 학살은 기독교 국가인 미군정과 감리교도 이승만과 우리 수구기독교 세력들이 저지른 만행이기 때문입니다. 이념 때문에, 기독교의 순수성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강대국의 동아시아 정책에 적극 협조한 결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념 때문에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신다고 성서는 말하지만, 맹목적인 예후처럼 우리 기독교는 하느님의 이름으로 너무나 잔혹한 짓을 감행했습니다. 민족 앞에, 제주 도민 앞에 우리는 씻을 없는 죄를 저질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호세아의 외침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야훼께서 호세아에게 이르셨다. ‘아기의 이름을 이즈르엘이라고 하여라. 나는 오래지 않아 예후가 이즈르엘에서 죄 없는 사람들을 죽인 죗값을 예후 왕조에 갚아 이스라엘 나라를 멸망시키겠다. 그날이 오면, 이즈르엘 평지에서 이스라엘의 활을 꺾어버리겠다.’” 호세 1:4-5

 

호세아는 예후가 야훼의 이름으로 자비 없이이즈르엘에서 저지른 만행을 규탄하고 있는 것입니다. 야훼의 자비를 무시하고 성전이란 이름으로 인간이 인간을 너무나 무자비하게 죽였기 때문입니다. 땅은 피를 기억했습니다. 이는 하느님 앞에 가증스러운 것입니다. 예후가 얼마나 이율배반적인 사람이었는지는 다음에서 확인할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스라엘을 죄에 빠뜨린 느밧의 아들 여로보암의 죄만은 버리지 못하여 베델과 단에 세운 금송아지를 그대로 섬겼다.” 열왕하 10:29

 

그는 야훼를 섬긴다는 명목으로 바알 숭배자들을 처단했지만, 반면 이스라엘 분열의 원인이었던금송아지 섬기는 일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우상숭배이지만 그는 이율배반적인 자기 합리화에 빠졌던 것입니다. 우리가 율법을 준수하여 우상숭배를 하지 않으려면 율법이 금지한 살인도 절대로 정당화될 없는 것입니다. 그러한 살인에하느님의 이름 붙이는 것은 인간이지 하느님이 아니십니다. 율법의 조항을 어기면 모든 것을 어긴 것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거짓말하면서 살인을 하지 않았다고 율법을 온전히 지켰다고 말할 없습니다. 우상숭배는 하지 않았지만, 부동산 투기를 했다면 명백히 율법의 부동산 투기 금지 조항을 어긴 것입니다. 하나를 어기면 모든 율법을 어긴 것입니다. 이것이 율법이 가진 온전함이고 그래서 율법을 제대로 지키는 것이 불가능함을 말합니다. 주님께서 모든 율법 조항들을 요약하셔서 하느님 사랑, 그리고 이웃 사랑으로 율법의 정신을 요약한 이유입니다. 그러므로 사랑이 없는 성전이나 이념 논쟁은 무의미하며 모두 하느님께로부터 것이 아닙니다.

 

땅에 다시는 이념 때문에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공산주의를 처단하는 것이 하느님을 섬기는 일이라고 생각한 잘못된 신념에서 우리 기독교는 회개하고 벗어나야 합니다. 아직도 수구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 성조기를 들고 이념논쟁을 부추기는 행태는 결코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 아닙니다. 그들은반쪽의 하느님 믿는 것입니다. 길은 분명히 멸망이고 자기모순에 빠지는 길입니다. 오늘 우리는 제주 4.3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그들을 기억하고 기념하면서 이와 더불어 우리 기독교의 잘못을 대신 회개를 합니다. 주님께서 우리나라 기독교의 잘못된 역사를 용서하시고, 우리의 잘못 때문에 죽어간 모든 희생자들과 유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와 사죄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아울러 다시는 4.3 같은 비극이 땅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할 것을 다짐하며 제주가 평화와 화해의 섬이 되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아멘.

 

 


 

 

 

전례독서_제주 4.3 추념 별세성찬례

 

본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죄인의 죽음을 원치 아니하시고 모든 인류가 구원받기를 원하시나이다. 비오니, 우리의 간절한 기도를 들으시고 제주 4.3 희생자의 영혼을 불쌍히 돌아보시어 모든 죄를 용서하시고, 마지막 심판의 날에 주님의 자비를 얻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하느님이신 우리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독서_열왕하 10:1-14

1 아직도 사마리아에 아합의 자손이 칠십 있었다. 그래서 예후는 사마리아에 있는 고관들과 장로들과 아합 자손의 교육을 맡은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다.

2 "너희는 주군의 왕자들을 모시고 있고 병거대와 기병대도 갖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성읍은 요새화되어 있는데다가 무기도 넉넉할 테니, 편지를 받는 대로

3 왕자들 가운데서 가장 훌륭하고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자를 골라 부왕을 이어 왕위에 올려 앉히고, 그대들이 떠받드는 왕가의 편을 들어 나와 맞서도록 하여라."

4 그들은 크게 두려워하였다. " 왕이 당해 내지 못하였는데 우리가 어떻게 당해 내겠소?"

5 그리하여 아합 가문의 궁내대신과 성주와 장로들과 왕실 교육을 맡은 사람들은 예후에게 다음과 같은 회신을 보냈다. "우리는 당신의 신하입니다. 당신께서 명령하시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라도 하겠습니다. 우리가 다른 왕을 세운다는 것은 있을 없는 일입니다. 아무쪼록 좋으실 대로 하십시오."

6 예후는 다시 편지를 써서 보냈다. "너희가 만일 편이 되어 내가 명령하는 대로 하겠다면, 너희가 섬기던 왕가의 사람들과 우두머리들을 내일 이맘때까지 이즈르엘의 나에게 데려오도록 하여라." 왕자들 칠십 명은 모두 그들을 키우던 성의 지도자들과 함께 있었는데,

7 편지를 받고 그들은 왕자들 칠십 명을 모두 잡아 죽였다. 그리고 머리를 바구니에 담아서 이즈르엘에 있는 예후에게 보냈다.

8 전령이 와서 예후에게 그들이 왕자들의 머리를 가져왔다고 보고하자, 그는 머리들을 성문 앞마당에 무더기로 쌓아서 다음날 아침까지 두라고 명하였다.

9 이튿날 아침이 되자 그는 나가 서서 거기에 모인 백성에게 말하였다. "선량한 국민 여러분, 보시는 대로 내가 혁명을 일으켜 상전을 죽엿소. 사람들이야 누가 죽였든,

10 점만은 알아두시오. 야훼께서 아합 가문에 내리신 말씀은 한마디도 땅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오. 야훼께서는 당신의 엘리야를 시켜 말씀하신 것을 그대로 이루셨소."

11 이렇게 말하고 나서 예후는 이즈르엘에 남아 있던 아합 가문에 속한 사람을 모두 죽였다. 아합 가문을 둘러싸고 있던 지도자들과 측근들과 제사장들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죽였다.

12 그리고 나서 예후는 사마리아를 향해 출발하여 가다가 벳에켓하로임에 이르러

13 유다 아하지야의 동생들을 만났다. 예후가 "너희는 누구인가?" 하고 물었다. "우리는 아하지야의 동생들입니다. 왕자들과 대비의 일가에 문안을 드리러 왔던 길입니다." 하고 그들이 대답하자

14 예후는 "저놈들을 사로잡아라." 하고 명령하였다. 사로잡아서 죽인 벳에켓에 있는 구덩이에 처넣으니 그들 사십이 명이 하나도 남지 않고 죽었다.

 

성시_시편 130

1 야훼여, 깊은 구렁 속에서 당신을 부르오니,

2 주여, 부르는 소리 들어주소서. 애원하는 소리, 기울여 들으소서.

3 야훼여, 당신께서 사람의 죄를 살피신다면, 감당할 누구이리까?

4 그러나 용서하심이 당신께 있사오니 이에 당신을 경외하리이다.

5 나는 야훼님 믿고 믿어 나의 희망 말씀에 있사오니,

6 새벽을 기다리는 파수꾼보다 영혼이 주님을 기다리옵니다.

7 새벽을 기다리는 파수꾼처럼 이스라엘이 야훼를 기다리옵니다. 인자하심이 야훼께 있고 풍요로운 속량이 그에게 있으니

8 그가 이스라엘을 속량하시리라. 모든 죄에서 구하시리라.

⦿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지금도 그리고 영원히, 아멘.

 

 

복음서_요한 5:24-27

24 "정말 들어두어라. 말을 듣고 나를 보내신 분을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다. 사람은 심판을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미 죽음의 세계에서 벗어나 생명의 세계로 들어섰다.

25 정말 들어두어라. 때가 오면 죽은 이들이 하느님의 아들의 음성을 들을 것이며 음성을 들은 이들은 살아날 터인데 바로 지금이 때이다.

26 아버지께서 생명의 근원이신 것처럼 아들도 생명의 근원이 되게 하셨다.

27 아버지께서는 또한 아들에게 심판하는 권한을 주셨다. 그는 사람의 아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