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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기준”_2024.3.28. 나해_성 목요일(성찬제정일,세족례)_설교문

James Chae 2024. 3. 29. 10:55

 

2024.3.28. 나해_ 목요일(성찬제정일,세족례)

출애 12:1-4(5-10)11-14 / 시편 116:1-2, 12-19 / 1고린 11:23-26 / 요한 13:1-17, 31-35

 

 

하느님의 기준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요한복음은 우리가 영적으로 어디에 있는 지를 돌아보게 합니다. 자기의 기준으로 남을 판단하는 자리에 있는지, 자기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는 자기 기준으로 상황들을 이끌어가는 자리에 있는지, 자기가 생각하는 기준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자리에 있는지 말입니다. 요한복음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 특별히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사들, 제사장들 대부분 이러한 기준에서, 자기의 기준에서만 예수와 그의 행적을 보려고 했습니다. 물론 이는 제자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예를 들어 오늘 주님께서 성찬을 제정하셨는데, 그것은 여느 유월절 식사와 전혀 다르지 않은 식사였습니다. 일상의 일부분이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제자들은 예수께서 부활하신 이후에나 성찬의 의미를 알게 것입니다. 그들은 최후의 만찬이 자신들의 기준으로 유대교 전례를 지키는 이상으로 생각할 없었습니다. “빵을 들어 기도하고 떼어 나누어주는 의미를 자기의 기준 이상으로는 생각 조차할 없었습니다. 그것이 성육신하신 분과 마지막으로 나누는 식사이고, 향후 그의 다시 오심을 기억하는 식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그들을 두고 떠나는 주님의 마음은 애틋한데, 제자들은 이를 눈치채지 못하고 각자 자기 기준으로 먹고 마실 뿐이었습니다. 심지어 제자는 예수를 배신하여 팔기까지 했습니다.

 

이러한몰이해 예수의 성육신과 고난, 그리고 십자가와 부활에 드러난 신앙의 역설입니다. 세상의 사형틀로서 세상을 구원하는 아이러니가 여기에 있습니다. 가장 고통받는 , 가장 형편없이 힘이 약한 , 가장 낮아진 자를 통해 세상을 구원한다는 역설이 여기에 있습니다. 세상은 자신의 기준으로 이를 도저히 이해할 없습니다. 자신들이 설정해 기준, 율법과 예언자들의 말을 넘어서 자신들의 사고를 넓힐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니 그들은 어느새 자기의 기준이하느님의 기준이라 확신했습니다. 무서운 독선이 여기에서 나온 것입니다. 하느님을 거부하는 모든 뿌리들 바로 이러한자기 기준 닿아있습니다.

 

우리가 오늘 우리의 기준으로 성찬제정과 세족례, 성찬례를 기념한다면 우리는 한갓 전례적 행위에 동참하는 이상은 깨달을 없습니다. 주님께서 일상의 빵과 포도주를 자신의 몸과 피라고 설명한 이유를 우리의 기준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없습니다. 그리고 남의 발을 닦아주면서 서로가 서로를 자신보다 낫게 여기고 섬기는 것을 우리의 기준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아니 교리적으로는 이해할 있지만, 참으로 이를 우리 속에서 실천하기 전까지는 여전히 자기 기준에 갇혀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예수를 파송하셨을 성자께서 자기의 기준대로자기 비움 하지 않으셨다면 그분은 절대로 우리 곁에 오실 없었습니다. 그분은 위에서 오셨고 자기를 비워 우리를 섬기셨으며 죽기까지 사랑하셨습니다. 그리고 다시 오셨던 곳으로 올라가셨습니다. 그분께서 오고 가셨으니 이곳에는 이제 우리와 성령님만 남았습니다. 그리고 그분이 세워주신 기준만 남았습니다. 그것은 무엇입니까?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우리도 서로 사랑하라는 기준입니다. 이것이 우리 안에 세워져야 , 그동안 우리가 가지고 살았던 우리의 기준이 아닌, 자기 비움으로 통해 얻게 되는하느님의 기준입니다. 기준이 세워진 곳에 서는 . 그리고 그것을 표현한 표징이 바로 세족례입니다. 서로가 서로의 발을 씻어 줌으로써 서로가 서로를 자기 자신보다 높게 여기는 마음을 갖는 . 이것이 사랑과 자기 비움이라는 주님께서 새로 설정하신 우리의 기준입니다. 

 

오늘 이후 우리는 끊임없이 요한복음이 제시한 기준을 통해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질문하고 도전해야 합니다. 나의 기준, 세상의 기준이 하느님의 기준을 대신하지 못하도록 기도하고 실천하며 노력해야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주님의 고난은 우리와 아무런 관계도 없는 기준이 되고, 우리도 요한복음에 등장하는 사제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전혀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 것입니다. 하느님을 자신들의 기준으로 섬긴다고 자부했던 사제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처럼 우리도 우리가 훌륭한 그리스도인이라고 자기 기준으로 생각하게 된다면 그것 만큼 슬픈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서 요한복음은 이미 신앙을 가진 우리들과 같은내부자들에게 우리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만듭니다. 우리 안에 세워진 다양한 기준들을 내려놓고 하느님의 기준에 우리를 맞춰가길 원합니다. 끝으로 하느님의 기준과 우리의 기준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마태오복음 25장을 잠시 묵상합니다.

 

말을 듣고 그들도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주님, 주님께서 언제 굶주리고 목마르셨으며, 언제 나그네 되시고 헐벗으셨으며, 언제 병드시고 감옥에 갇히셨기에 저희가 모른 체하고 돌보아 드리지 않았다는 말씀입니까?’ 그러면 임금은똑똑히 들어라. 여기 있는 형제들 중에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주지 않은 것이 나에게 해주지 않은 것이다.’하고 말할 것이다.” 마태 25:44-45

 

이제 우리는 서로의 발을 씻어주며 우리 자신의 기준을 비우는 작업을 하고자 합니다. 남의 발을 씻는 행위는 우리를 비우는 여정의 시작입니다. 부디 우리의 기준이 하느님의 기준에 맞게 바뀌어서 마지막에 왼편에 사람들이 듣는 책망을  우리가 듣지 않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아멘.

 

 


 

전례독서_ 목요일 / 성찬제정일

 

본기도

사랑의 하느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잡히시던 밤에 성체성사를 세우시어 구원의 신비를 보여주셨나이다. 비오니, 주님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는 우리를 모든 죄악에서 벗어나게 하시고 주님의 계명을 마음 속에 새기며 살아가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하느님이신 우리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1독서_출애 12:1-4(5-10), 11-14

1 야훼께서 이집트 땅에서 모세와 아론에게 이르셨다. 2너희는 달을 해의 달로 삼고, 달수를 달에서 시작하여 계산하여라. 3 너희는 이스라엘의 모든 회중에게 알려라. 십일에 사람마다 가문에 마리씩, 집에 마리씩 새끼 양을 마련해 놓아라. 4 만일 식구가 적어 새끼 마리가 너무 많거든 사람이 먹을 분량을 생각하여 옆집에서 그만큼 사람을 불러다가 먹도록 하여라. (5 흠이 없는 수컷이면 양이든 염소든 상관없다. 6 너희는 그것을 십사일까지 두었다가 이스라엘 회중이 모여서 무렵에 잡도록 하여라. 7 그리고 피를 받아, 그것을 먹을 집의 좌우 문설주와 상인방에 바르라고 하여라. 8 밤에 고기를 불에 구워 누룩 없는 빵과 나물을 곁들여 먹도록 하는데, 9 날로 먹거나 삶아 먹어서는 된다. 머리와 다리와 내장도 반드시 불에 구워 먹어야 한다. 10 그것을 아침까지 남겨두어서도 된다. 아침까지 남은 것은 불에 살라버려야 한다.) 11 그것을 먹을 때는 허리에 띠를 띠고 발에는 신을 신고 손에는 지팡이를 잡고 서둘러 먹어야 한다. 이것이 야훼에게 드리는 과월절이다. 12 나는 이집트 땅을 지나가면서 전국에 있는 맏이들을 사람이건 짐승이건 모조리 치리라. 이집트의 신들도 모조리 심판하리라. 나는 야훼다. 13 집에 피가 묻어 있으면, 그것이 너희가 있는 집이라는 표가 되리라. 나는 이집트 땅을 때에 피를 보고 너희를 쳐죽이지 않고 넘어가겠다. 너희가 재앙을 피하여 살리라. 14 날이야말로 너희가 기념해야 날이니, 너희는 날을 야훼께 올리는 축제일로 삼아 대대로 길이 지키도록 하여라.

 

 

 

성시_시편 116:1-2, 12-19

1,2 주님은 나의 사랑,
.     나의 애원하는 소리를 들어주셨다.
.     내가 부르짖을 때마다
.     귀를 기울여 주셨다.
12  주께서 베푸신 크신 은혜
.     내가 무엇으로 보답할까?
13  구원의 감사 잔을 받들고서
.     주님의 이름을 부르리라.
14  주님께 서약한 , 내가 채워 드리리니
.     당신의 백성은 빠짐없이 모여라.
15  주님께 충실한 자의 죽음은
.     그분께 귀중하다.
16  주여, 몸은 당신의 종이옵니다.
.     당신 여종의 아들인 종을
.     사슬에서 풀어 주셨습니다.
17  내가 당신께 감사제를 드리고
.     주님의 이름을 부르리이다.
18  주님의 모든 백성이 모인 가운데서 
.     주님께 나의 서원을 채워드리리라.
19  주님의 안에서,
.     예루살렘 가운데서 
.     나의 서원을 바치리라. 알렐루야.

⦿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     처음과 같이 지금도 그리고 영원히, 아멘.

 

 

 

2독서_1고린 11:23-26

23 내가 여러분에게 전해 것은 주님께로부터 받은 것입니다. 예수께서 잡히시던 밤에 빵을 손에 드시고 24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시고이것은 너희들을 위하여 주는 몸이니 나를 기억하여 예를 행하여라.”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25 식후에 잔을 드시고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이것은 피로 맺는 새로운 계약의 잔이니 마실 때마다 나를 기억하여 예를 행하여라.”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26 그러므로 여러분은 빵을 먹고 잔을 마실 때마다 주님의 죽음을 선포하고, 이것을 주님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하십시오.

 

 

 

복음서_요한 13:1-17, 31-35

1 과월절을 하루 앞두고 예수께서는 이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가실 때가 것을 아시고 세상에서 사랑하시던 제자들을 더욱 극진히 사랑해 주셨다. 2 예수께서 제자들과 같이 저녁을 잡수실 악마는 이미 가리옷 사람 시몬의 아들 유다의 마음속에 예수를 팔아넘길 생각을 불어넣었다. 3 한편 예수께서는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당신의 손에 맡겨주신 것과 당신이 하느님께로부터 왔다가 다시 하느님께 돌아가게 되었다는 것을 아시고 4 식탁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수건을 허리에 두르신 5 대야에 물을 떠서 제자들의 발을 차례로 씻고 허리에 두르셨던 수건으로 닦아주셨다. 6 시몬 베드로의 차례가 되자 그는주께서 발을 씻으시렵니까?” 하고 말하였다. 7 예수께서는너는 내가 이렇게 하는지 지금은 모르지만 나중에는 알게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8 베드로가 됩니다. 발만은 결코 씻지 못하십니다.” 하고 사양하자 예수께서는내가 너를 씻어주지 않으면 너는 이제 나와 아무 상관도 없게 된다.” 하셨다. 9 그러자 시몬 베드로는주님, 그러면 발뿐 아니라 손과 머리까지도 씻어주십시오.” 하고 간청하였다. 10 예수께서는목욕을 사람은 온몸이 깨끗하니 발만 씻으면 그만이다. 너희도 그처럼 깨끗하다. 그러나 모두가 깨끗한 것은 아니다.” 하고 말씀하셨다. 11 예수께서는 이미 당신을 팔아넘길 사람이 누군지 알고 계셨으므로 모두가 깨끗한 것은 아니라고 하신 것이다.

12 예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고 나서 겉옷을 입고 다시 식탁에 돌아와 앉으신 다음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 너희의 발을 씻어주었는지 알겠느냐? 13 너희는 나를 스승 또는 주라고 부른다. 그것은 사실이니 그렇게 부르는 것이 옳다. 14 그런데 스승이며 주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어주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주어야 한다. 15 내가 너희에게 일을 너희도 그대로 하라고 본을 보여준 것이다. 16 정말 들어두어라. 종이 주인보다 나을 없고 파견된 사람이 파견한 사람보다 나을 수는 없다. 17 이제 너희는 이것을 알았으니 그대로 실천하면 복을 받을 것이다. …”

31 …이제 사람의 아들이 영광을 받게 되었고 사람의 아들로 말미암아 하느님께서도 영광을 받으시게 되었다. 32 하느님께서 사람의 아들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으신다면 하느님께서도 몸소 사람의 아들에게 영광을 주실 것이다. 아니, 이제 주실 것이다. 33 나의 사랑하는 제자들아, 내가 너희와 같이 있는 것도 이제 잠시뿐이다. 내가 가면 너희는 나를 찾아다닐 것이다. 일찍이 유다인들에게 말한 대로 이제 너희에게도 말하거니와 내가 가는 곳에 너희는 없다. 34 나는 너희에게 계명을 주겠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35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세상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제자라는 것을 알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