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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다 잠겨 있었는데도" - 부활의 소명 (3)

2022.4.24. 부활2주일 사도 5:27-32 / 시 편 118:14-29 / 묵시 1:4-8 / 요한 20:19-31 “문이 다 잠겨 있었는데도” 부활의 소명 (3)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교회, Artist “계시는 이성에 반대하는 방향으로 주어지지 않는다!” 폴 틸리히 부활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신자들에게 질문을 하면 대부분 “그냥 믿지요.”라고 대답하십니다. 참 신기한 일입니다. 단지 교회에 출석하고 신앙생활을 한 것뿐인데 그것이 쉽게 믿어지다니요. 물론 세례를 받고 성령의 은총으로 그러한 믿음이 생기셔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말 우리는 ‘부활’이 쉽게 믿어지나요? 그렇다면 이렇게 질문을 바꿔보겠습니다. 당신이 부활을 믿으신다면 ‘부활의 능력’ 대로 살고 계신가요? 부활..

글모음/설교문 2022.04.23

‘부활의 증언’ (2)

2022.4.17. 부활대축일 사도 10:34-43 / 시편 118:1-2, 14-24 / 1고린 15:19-26 / 요한 20:1-18 ‘부활의 증언’ (2)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Artist 마르코복음 16:1-8절의 ‘빈무덤 사화’와 4복음서 모두 기록하고 있는 ‘여인들의 부활 아침 빈무덤 발견 이야기’ 중 어떤 것이 초기의 것인지 우리는 잘 알지 못합니다. 학자들 간에도 이는 아직 논쟁 중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에 대해서 억측이 아니라 믿음의 차원에서 이 두 보도에 대해 묵상할 수 있는 자유가 있습니다. 사실이 무엇이든 이 두 보도는 예수님의 시신이 사라진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초기 원기 기독교 공동체는 이를 예수 부활의 물리적 증거로 확증하려 했던 것 같습니다. 왜..

글모음/설교문 2022.04.17

‘부활의 증거’ (1)

2022.4.16. 성 토요일 부활 밤 예식 구약 7가지 말씀 / 로마 6:3-11 / 시편 114 / 루가 24:1-12 ‘부활의 증거’ (1)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Artist 안식일 다음날 아직 동이 채 트기도 전에 그 여자들은 준비해 두었던 향료를 가지고 무덤으로 갔다. 그들이 가보니 무덤을 막았던 돌은 이미 굴러 나와 있었다. 그래서 그들이 무덤 안으로 들어가 보았으나 주 예수의 시체는 보이지 않았다. (루가 23:1-3) 사복음서는 동일하게 여인들이 예수의 ‘빈무덤’을 발견했다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는 부활에 대한 첫 증언일 가능성이 가장 큽니다. 복음서에 기록된 부활 이야기들을 면밀히 관찰해보면 부활에 대한 첫 증언들을 간추려 볼 수 있습니다. 그 첫 증언들 이..

글모음/설교문 2022.04.17

십가가, 하느님 부재의 자리

2022.4.14. 성 금요일(주님의 수난) 예식 이사 52:13-53:12 / 시편 22 / 히브 10:16-25 / 요한 18:1-19:42(수난복음) ‘십자가, 하느님 부재의 자리’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Artist 오늘 우리는 여느 때처럼 아침을 맞이했고, 직장이나 집안일을 했으며, 여느 때처럼 식사를 하고 사람들을 만났으며 평소처럼 또 우리 아이들을 돌봤습니다. 오늘은 다른 일상과 다를 바 없이 평범했으며, 특별한 일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매년 찾아오는 이 금요일을 다른 날들과 조금은 다르게 느낍니다. 하루 종일 우리 마음 구석에 무거운 무엇인가가 웅크리고 있는 듯, 우리의 미소가, 우리의 말이 여느 때와는 다름이 느껴집니다. 해와 달, 하늘과 나무들, 거리의 자동차..

글모음/설교문 2022.04.16

끝까지 변하지 않는 사랑

2022.4.14. 성 목요일(성찬 제정/세족례) 감사성찬례 출애 12:1-4(5-10)11-14 / 시편 116:1-2, 12-19 / 1고린 11:23-26 / 요한 13:1-17, 31하-35 ‘끝까지 변하지 않는 사랑’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Artist “이 세상에서 사랑하시던 제자들을 더욱 극진히 사랑해 주셨다.”(요한 13:1) 오늘 읽은 복음서의 앞부분에 나온 문장입니다. 이를 다시 번역하면 “이 세상에서 사랑해 오셨던 그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라고 번역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마지막 때를 직감하고 주님께서는 제자들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셨습니다. 요한복음은 이 사랑의 표현이 바로 ‘세족례’ 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끝까지, τέλος’라는 말은 문맥상 ‘시..

글모음/설교문 2022.04.15

‘수난이 기쁜 소식이 되는 삶’

2022.4.10. 고난주일/성지주일 감사성찬례 이사 50:4-9상 / 시편 31:9-6 / 필립 2:5-11 / 루가 22:14-23:56 ‘수난이 기쁜 소식이 되는 삶’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Artist 성당에서 ‘십자가’가 사라졌습니다. 매년 한 번 우리는 고난주일부터 부활 전까지 교회 내에서 ‘십자가의 상징’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는 ‘주님의 부재’를 표현합니다. 주님의 수난과 죽음에 대한 상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매년 우리는 두 번 수난복음을 읽습니다. ‘성지 주일’에, 그리고 ‘성 금요일 예식’에서. ‘수난복음’이란 말은 참 이상한 말입니다. ‘수난’이란 말과 ‘복음’이란 말이 합쳐서 된 말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수난’의 이야기가 ‘유앙겔리온εὐαγγέλιο..

글모음/설교문 2022.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