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 10

“하느님의 기쁨” (회개-2)

2022.3.27. 사순 4 주일 감사성찬례 여호 5:9-12/ 시편 32 / 2고린 5:16-21 / 루가 15:1-3, 11하-32 “하느님의 기쁨” (회개-2)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Artist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작은 아들이 재산을 상속해달라고 졸랐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하는 수없이 두 아들에게 공평하게 재산을 나눠줬습니다. 그 길로 작은 아들은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여 집을 나가 온갖 방탕한 생활을 하며 가진 것을 모두 탕진했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모두 하고 산 것이지요. 그러나 큰아들은 장남이란 의무감 때문이지 아니면 모험심이 없어서 인지 물려받은 재산을 가지고도 아버지 곁에서 충실하게 가족을 돌보며 살았습니다. 큰아들이라고 하고 싶은 것이 왜 없..

글모음/설교문 2022.03.26

[수요 1분 묵상] “말씀을 없애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오히려 완성하러왔다.” 마태 5:17

“말씀을 없애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오히려 완성하러왔다.” 마태 5:17 유대인들은 율법 조문의 문자적 해석과 실천으로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의무를 다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그들보다 더욱 극단으로 율법의 말씀을 해석하셨습니다. 그것은 율법의 실천도 중요하지만, 그 정신을 살리는 것에 더 방점이 있는 것입니다. 율법의 정신이 무엇입니까? 문자적 해석이 아니라 그 문자와 그 행간에서 읽히는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의 정신을 말합니다. ‘시니피앙’이 아니라 ‘시니피에’에 더 방점이 있습니다. 그 의미는 이미 주님의 산상수훈을 통해 모두 표현이 됐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그 가르침대로 살 준비가 됐느냐입니다. 성령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우리의 선택에 따르는 합당한 행동들이 늘 함께..

“하느님의 은총에 압도된 회개” (회개-1)

2022.3.20. 사순 3 주일 감사성찬례 이사 55:1-9 / 시편 63:1-8 / 1고린 10:1-13 / 루가 13:1-9 “하느님의 은총에 압도된 회개” (회개-1)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사제, Artist 회개란 무엇입니까? 메타노이아(μετάνοια).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단어입니다. 오늘 복음서에서 사용된 ‘회개’라는 말도 메타노이아의 동사형 메타노에오(μετανοέω)입니다. 그러나 이 단어 하나로 오늘 본문의 회개에 대한 표상들이 전부 드러나지 않습니다. 회개는 반성이나 참회, 속죄와도 다릅니다. 오늘 본문에는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망할 것이다.”라는 표현을 두 번이나 기록했습니다. “망할 것이다.” ‘아포레이스테 ἀπολεῖσθε’. 미래형으로 이..

글모음/설교문 2022.03.19

[수요 1분 묵상] “그 자리에 앉을 사람들은 내 아버지께서 (미리) 정해 놓으셨다.” 마태 20: 23c

“그 자리에 앉을 사람들은 내 아버지께서 (미리) 정해 놓으셨다.” 마태 20: 23c 하느님의 나라에서 주님의 좌우편에 앉을 사람들을 정해 놓으셨다는 말씀. 마치 예정설처럼 들리지만, 이는 하느님 나라의 열린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미리”라는 말을 공동번역이 삽입을 하여 더 혼란스럽습니다. 구원과 상급에 대한 것은 ‘가능성’으로 모두에게 열려있습니다. 그 가능성의 귀결은 오직 성부 하느님께 귀속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권한 밖이라고 예수께서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미래를 향해 열린 가능성. 하느님 나라는 모두에게 열린 문입니다. 그러나 부르심을 받은 자는 많지만, 선택된 자는 적다고 말씀하시니(마태 22:14) 우리는 어떻게 선택하고 행동할지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선택에는 반드..

“그러나 너희는 원하지 않았다.”

2022.3.13. 사순 2 주일 감사성찬례 창세 15:1-12, 17-18 / 시편 27 / 필립 3:17-4:1 / 루가 13:31-35 “그러나 너희는 원하지 않았다.”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사제, Artist 한마음으로 당신을 위하면 당신께서도 한마음으로 위해 주십니다. 흠없이 당신을 위하면 당신께서도 흠없이 위해 주십니다. 두 마음을 품지 않고 당신을 받들면, 당신께서도 두 마음 품지 않고 붙들어주십니다. (시편 18:25-26) 오늘 읽은 복음서 말씀에서 선지자와 예루살렘의 이미지가 교차 비교되어 묘사됩니다. 즉 선지자들의 죽음과 그들을 죽인 유대인들의 이미지 말입니다. 루가는 구약의 선지자들의 죽음을 통해 예수의 죽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선지자들의 죽음과..

글모음/설교문 2022.03.12

[수요 1분 묵상]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이루고..."요한 4:34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이루고 그분의 일을 완성하는 것이 내 양식이다. “ 요한 4:34 오늘 복음서에서 '음식'은 은유입니다. 음식은 주님께서 표현하신 것같이 하느님의 뜻에 자신의 자유의지를 모두 바쳐 헌신하는 것을 말합니다. 음식이 우리 입을 통해 들어와 에너지와 자양분으로 변해서 피를 통해 우리 몸과 하나가 되듯이, 하느님의 뜻에 따라 자신을 헌신한 사람은 하느님과 하나가 됩니다. 그래서 자신의 자아가 신령한 인격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오늘 복음서에서 제자들과 주님의 시각차가 참 많이 느껴집니다. 그러나 우리라고 예외일까요? 우리는 얼마만큼 하느님의 일에, 하느님의 뜻에 헌신하고 있습니까? 이 사순절에 우리 자신의 깊숙한 곳까지 자기를 성찰하고 타인과의 모든 관계와 더불어 하느님과의 관계 또한 살..

[전시] Stigmata 거룩한 상흔展 _by 심정아_ 2022.3.6~4.7

Stigmata 거룩한 상흔 심정아 사순절 묵상 展 2022.3.6~4.7 www.jungahshim.com 전시 장소: 경동갤러리카페 서울시 중구 장충단로 204 경동교회선교관 2층 관람문의: 02-2274-0161 Stigmata 그리스도의 몸에 새겨진 십자가상흔들을 의미합니다. 인두로 천을 태우는 작업은 긴 시간의 고독과 집중과 기다림을 필요로 합니다. 손과 발의 못 자국을 타 들어가는 불꽃으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그렇게 해야지 하면서도 마음이 너무 아팠던 기억이 납니다. 스티그마타 연작은 작업실에서 완성되지 않습니다. 자연광이 들어오는 공간에 걸고, 태운 자국에 빛이 통과되도록 해 주어야 비로소 완성이 됩니다. 아픈 상흔의 선들이 아름다운 빛의 선으로 바뀌어 지는 것을 보면서 예수..

Notice/alrim 2022.03.07

가증스러운 위로-자의적 성서 해석의 위험성

2022.3.6. 사순 1 주일 감사성찬례 신명 26:1-11 / 시편 91:1-2, 9-16 / 로마 10:8-13 / 루가 4:1-13 “가증스러운 위로-자의적 성서 해석의 위험성”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Artist “하느님이 당신의 천사들을 시켜 너를 지켜주시리라. (시편 91:12)” “너의 발이 돌에 부딪히지 않게 손으로 너를 받들게 하시리라. (시편 91:12)” 이 말씀이 여러분에게는 어떻게 들리십니까? 이는 위로가 되는 말씀이 아닙니까? 고통 가운데 있는 사람이나 위험 가운데 처한 사람이 이 말을 들으면 많은 위로가 되지 않았을까요? 또 다음 구절은 너무나 많이 들어서 잘 아시는 구절일 겁니다. 개역성경 버전으로 읽어보겠습니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글모음/설교문 2022.03.05

위선에 대한 경계-재의 수요일

2022.3.2. 재의 수요일_감사성찬례 요엘 2:1-2, 12-17 / 시편 51:1-18 / 2고린 5:20하-6:10 / 마태 6:1-6, 16-21 “위선에 대한 경계”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Artist 오늘 읽은 말씀은 마태오복음 5장에서 7장에 나오는 ‘산상설교’의 중간 부분입니다. 마태오는 예수님의 메시지, 특히 예수의 율법을 재해석하신 말씀들을 ‘산상설교’에 모두 담았습니다. 9가지의 ‘행복선언’을 시작으로 6개의 ‘대당명제’를 덧붙였습니다. 율법을 재해석한 6가지의 ‘대당명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성내지도 말라”, “남의 아내를 탐내지도 말라”, “아내를 소박하지도 말라”, “맹세하지도 말라”, “보복하지도 말라”, 그리고 “원수도 사랑하라”. 이러한 대당명제의 결..

글모음/설교문 2022.03.02

[수요 1분 묵상] “너희는 일부러 남들이 보는 앞에서 선행을 하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마태 6:1a

“너희는 일부러 남들이 보는 앞에서 선행을 하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마태 6:1a ‘자선’은 타인이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선을 베푸는 것입니다. ‘위선’은 ‘거짓으로 선을 베푸는 것’입니다. 사전의 정의는 명확하지만, 종종 우리는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이러한 것을 망각할 때가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인격으로 우리에게 오신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주님과 우리의 관계는 매우 인격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진실하면 하느님도 우리를 진실하게 대하십니다. 우리가 그분께 예의를 갖추면 그분도 우리에게 예를 갖추십니다. 이것이 하느님과 인간의 인격적 실존의 양태입니다. 하느님은 자비하시고 매우 정중하신 분이십니다. 우리의 자유의지가 늘 그분 앞에 정결하다면 주님 또한 우리에게 늘 신실하십니다. 사순절. 우리의 신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