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 5

“사특(邪慝)한 복과 자족하는 마음”

2023. 2. 26. 가해_사순1주일 창세 2:15-17, 3:1-7 / 시편 32 / 로마 5:12-19 / 마태 4:1-11 “사특(邪慝)한 복과 자족하는 마음”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하느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반드시 죽는다.” 그러나 사탄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절대로 죽지 않는다.” 여기서 사탄은 정확하게 하느님의 말씀을 반대로 뒤집었습니다. 즉 하느님과 동등한 위치에 서고자 한 것입니다. 여기에서 하느님과 악이 마치 동등한 듯이, 선과 악이 양립할 수 있는 것같이 쉽게 착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과 동등하게 비교될 대상은 이 세상에 전혀 없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창조하셨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창조주이신 하느님에 대한 창세기의 말씀입..

글모음/설교문 2023.02.26

“옷만 찢지 말고 심장을 찢고”

2023. 2. 22. 가해_재의 수요일 요엘 2:1-2, 12-17 또는 이사 58:1-12 / 시편 51:1-18 / 2고린 5:2-하-6:10 / 마태 6:1-6, 16-21 “옷만 찢지 말고 심장을 찢고” 채창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찢는다. 쪼개다’는 의미의 히브리어는 ‘쿼라 קָרַע’입니다. 헬라어로는 ‘διαρρήσσω디아레쏘’입니다. 이는 너무 슬플 때나, 너무 억울할 때, 너무 분노할 때, 그리고 하느님께 회개할 때 옷을 찢는 행위와 연관된 말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계약을 할 때도 양을 둘로 ‘쪼갬’으로 계약이 성사됩니다. 이렇게 ‘쿼라’라는 동사는 뭔가를 둘로 나누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것이 슬픔의 표현이든 계약의 증표이든 이는 ‘죽음’을 상징하는 행위입니다..

글모음/설교문 2023.02.22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2023. 2. 19. 가해_연중7주일 레위 19:1-2, 9-18 / 시편 119:33-40 / 1고린 3:10-11, 16-23 / 마태 5:38-48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채창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현대인의 공포는 핵위험도, 환경 재앙도, 첨단 과학도 한몫을 하지만, 진정한 공포는 사람이 사람을 믿지 못하고, 서로 혐오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람이 문명을 만들면서 관계성의 인간이 되었지만, 이제 그 문명 속에서 다시 사람들은 인간이 아니라 오히려 ‘사람’으로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20세기 냉전시대를 거쳐 21세기에 들어오면서 인류는 자본주의의 승리를 목격했지만, 자본주의의 승리 속에서 우리가 성취한 것은 ‘자본’의 자유이지 인간의 자유는 아니..

글모음/설교문 2023.02.19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한다: 율법과 복음”

2023. 2. 12. 가해_연중6주일 신명 30:15-20 / 시편 119:1-8 / 1고린 3:1-9 / 마태 5:21-37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한다: 율법과 복음”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모세가 하느님 계신 곳으로 올라갔다. 야훼께서 산에서 그를 부르셨다. ‘너는 야곱 일족에게 이렇게 말하여라.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렇게 가르쳐주어라.’” 출애 19:3 “모세가 백성에게로 내려가 그 말씀을 전하였다. 이 모든 말씀은 하느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출애 19:25~20:1 “예수께서 무리를 보시고 산에 올라가 앉으시자 제자들이 곁으로 다가왔다. 예수께서는 비로소 입을 열어 이렇게 가르치셨다.” 마태 5:1-2 출애굽을 한 후 광야에서 이스라엘을 이끌던 모세는 시내산에..

글모음/설교문 2023.02.12

“어짊과 의로움”

2023. 2. 5. 가해_연중5주일 이사 58:1-12 / 시편 112:1-9 / 1고린 2:1-12 / 마태 5:13-20 “어짊과 의로움”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지난 성탄절에서 시작하여 공현절과 주님의 세례 축일을 거쳐 주님의 봉헌 축일을 마지막으로 우리는 ‘공현, 즉 에피파니’를 통해 드러난 성육신과 그 의미에 대해 연속적으로 묵상을 했습니다. 저의 설교문을 다시 읽어보시는 분이 몇 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성육신에 대해 진지한 고민들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시간 되실 때 블로그에 있는 글을 다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성육신에 대한 온전한 이해가 없으면 우리는 주님의 고난과 십자가, 그리고 부활에까지 나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신앙이 항상 우리의 한계에..

글모음/설교문 2023.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