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에 대한 거룩한 욕심_마르틴 루터의 삶과 신학

 

진리에 대한 거룩한 욕심

 

김주한의 마르틴 루터의 삶과 신학이야기를 읽고...

 

 

 

채창완

 

 

 

 

“내가 나의 영을 주의 손에 부탁하나이다 진리의 하나님 여호와여 나를 속량하셨나이다.”

                                                      (개역성경 시편31:5)

 

인류역사의 흐름을 바꿔놓은 위대한 종교개혁자요, 신학자요, 목회자였던 루터가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신앙고백이다. 그는 그가 그토록 갈망했던 진리의 하나님의 손에 자신을 의탁하며 마지막 숨을 거뒀다. 그는 그의 평생을 통해 하나님의 진리에 목말라하며 그 진리를 찾는데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사람이다. 오직 믿음, 오직 성서, 오직 은총을 강조한 그의 신조들은 절대 흔들리지 않는 확고 부동함이 느껴진다. 마치 어떤 밭에서 우연히 보물을 발견하고 가서 자신의 모든 소유를 팔아 그 땅을 산 어떤 농부의 비유를 상기 시키듯 그의 진리에 대한 열정은 죽는 날까지 식을 줄 몰랐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이러한 위대한 신앙의 선배의 감동적인 삶과 치열한 투쟁을 느낄 수 있었다.

 

1483년 독일의 소도시인 아이스레벤에서 광산업을 하는 아버지 한스 루터와 어머니 마가레 테린데만 사이에서 태어난 루터는 14세 때 형제단 학교에 출석, 수도원적인 분위기에서 인문학을 공부했다. 한 때 수도사 생활에 매료되었던 루터는 변호사를 만들고자 했던 아버지의 뜻에 따라 문학석사와 법학을 공부했다. 그러나 루터는 어느 날 천둥 번개 속에서 두려운 나머지 하나님께 사제가 되겠다고 서원하고 에르푸르트의 어거스티니안 수도원에 들어갔다. 이 수도원 생활은 그에게 실존적 물음의 시간이었고 또 한편으로는 그의 신앙적 방황의 시기이기도 했다. 죄 용서와 관련하여 하나님을 심판주로 인식하고 있었으므로 루터는 두려움에 떨어야만 했다. 루터가 로마 가톨릭의 교리에 대해서 이미 실존적인 고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스승인 슈타우피츠의 가르침을 통해 우리를 용서하시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신학을 접하면서 이러한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시작한다. 예수는 참 인간이고 참 하나님이시다 라는 고대 교회의 교리를 수용하게 된다. 예수의 인성과 신성의 결합을 아버지와 아들, 인간 예수와 영원한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연합으로 인식했다.

 

루터는 신학공부에 전념했다. 어거스틴 신학을 통해 하늘의 도성과 지상의 도성에 대한 두왕국론을 공부했고 자연의 상태에서 도덕적인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정당한 대가로서 영원한 생명을 보장 받을 수 있다는 스콜라 신학을 공부했다. 또 요하네스 타울러와 같은 신비주의자의 영향으로 금욕주의적인 생활에 매료되기도 했다. 이러한 루터의 초기 신학의 배경은 당시 에르푸르트 신학교의 신학적 분위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을 통해 루터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로마 가톨릭에 맞설 수 있는 자신만의 신앙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그의 신학적 진리에 대한 탐구는 그의 지칠 줄 모르는 진리에 대한 갈구에서 비롯된 것이다. 1510년 11월에 로마를 방문한 루터는 로마 교회의 당시의 타락상에 실망을 느끼고 돌아와 비텐베르크 대학에서 오직 성서 연구에만 몰두한다. 그가 성서에만 몰두한 이유는 당시 신학교에서 말씀을 등한시한 것에 대한 불만과 ‘고전으로 돌아가자’ 라는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의 영향 때문일 것이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해서 루터의 진리에 대한 갈급한 심정이 그를 하나님의 말씀에 더욱 집중하게 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교회의 부조리와 성직자와 신학자들의 교만과 안일함에 분노한 루터가 이들에게 경종을 울릴 참 진리를 성서 속에서 찾으려 한 것은 아닐까?

 

루터는 시편 연구를 통해 ‘하나님의 의’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의의 전가를 통해서 의롭게 되었기 때문에 따라서 우리는 행위가 아닌 신앙에 의해서 하나님과 함께 양심과 영 안에서 평화를 누린다.”라고 믿었다. 또 그는 그리스도는 성서의 중심에 서 있고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화육된 말씀이다 라고 생각했다. 성서가 가르치는 직무에 의해 해석되어야 한다는 로마 가톨릭의 주장에 반대하며 성서는 스스로가 해석가 임으로 성서는 스스로 해석된다는 입장을 가졌다. 이러한 루터의 성서에 대한 입장은 ‘오직 성서로만’의 신조에 따라 종교개혁을 통해 성서를 교권과 교리로부터 해방시키는데 기여한다. 그는 성서는 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에 의해 훌륭하게 해석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성서에서 출발한 루터의 진리탐구는 결국 위대한 종교개혁의 초석을 만드는 역할을 했다. 성서를 공부하면서 그는 더욱 로마 가톨릭 교회가 말씀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나가 있는지를 확신 있게 깨달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오늘 날의 신학도 들에게도 하나의 교훈을 준다. 하나님의 말씀보다도 인문사회학이나 철학 등에 빠져 정작 성경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졸업하는 신학생들이 얼마나 많은가 한번 조용히 반성해 볼 문제이다. 신학을 공부하는 내 자신도 이러한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다.

 

결국 루터는 로마 가톨릭에 대한 95개조 테제를 발표하기에 이른다. 때는 1517년10월31일. 하나님께서는 진리에 목말라한 한 청년의 순수한 행동을 통해 그 당시의 ‘시대의 빛’을 비추신 것이다. 그 테제의 주요 내용은 로마 가톨릭의 ‘면죄부 판매’와 ‘고백성사’에 관한 문제에 대한 것이었다. 위의 두 가지는 당시 로마 가톨릭의 부패상을 여실히 들어내 주는 것들이었다. 루터의 개혁은 종교의 영역을 넘어 정치, 사회 분야에도 급속하게 영향을 주었다. 당시의 인쇄술의 발명은 루터의 이러한 종교개혁을 더욱 촉진하는 역할을 했다. 하이델베르크 논쟁 (1518년4월26일)을 통해 루터는 선행의인화를 비판하고 오직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은혜로 구원을 받는다는 ‘십자가 신학’을 발표한다[1]. 루터의 교황의 권위와 로마 가톨릭에 대한 비판은 결국 로마 교황청으로부터 이단 혐의를 받고 파문 당하기에 이른다. 나는 여기서 루터의 고뇌를 읽는다. 사제가 이단 혐의를 받고 파문을 당한다는 것은 사제에게는 ‘죽음’과도 같은 것이다. 루터는 많은 고민과 두려움에 기도하며 하나님께 철저히 자신을 내어 맡긴 것이다. 하나님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가 없었다면 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한 인간의 신념 만으로 결코 불가능한 일이다. 또 루터 혼자의 노력에 의한 결과인가? 아니다 그의 신조가 무엇인가? ‘오직 믿음으로’, ‘오직 은총으로’가 아닌가. 그는 하나님의 절대적인 개입을 믿었기에 불혹(不惑)의 믿음으로 행할 수 있었을 것이다.

 

루터는 교황청으로부터 파문당하고 찰스 황제로부터 이단으로 선고 받기도 했다. 당시 루터는 생명에 위협을 느꼈기 때문에 결국 선제 후 프레드릭의 도움으로 은둔 생활에 들어 갔다. 이기간에 루터는 라틴어로만 되어 있던 당시의 성서를 독일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해서 결국 최초의 독일어 신약성서를 1522년 출판했다. 이는 성서를 라틴어가 아닌 모국어로 번역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연 획기적인 사건으로 로마 교황청에게 만 집중된 성서 해석의 권위에 정면으로 도전한 것이다. 이는 로마 교황청의 영향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은 지역들의 민족주의와 결합되어 성서의 모국어 번역 작업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바로 이즈음에 루터는 ‘탑의 경험’을 통해 ‘하나님의 의’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 있었다.[2]

 

여기서 루터의 개혁신학의 핵심인 만인사제직론,성례전,칭의론 등의 이론이 담겨있는 루터의 3대 논문을 정리한다. 종교개혁의 기본원리인 ‘오직 신앙, 오직 성서, 오직 은총’이 어떻게 루터의 사상에 구현되었는지 알 수 있다.

 

(1)독일 국민의 그리스도인 귀족에게(1520)

-주로 교회 정치 문제를 다룸, 독일 영주들과 귀족들에게 교회와 모든 사회를 개혁하는데 동참할 것을 촉구. 이에 대한 근거로 ‘만인사제직론’(the priesthood of believers)을 주장함. 이는 중세교회의 영적 계급과 세속 계급을 철폐하는 것이다.

 

(2)교회의 바빌론 포로(1520)

-교회의 성례전 문제를 다룸. 루터는 두 개의 성례전, 즉 세례(baptism)과 주의 만찬(Lord’s Supper)만을 인정하였다. 교황은 수세기 동안 그리스도인들에게서 잔을 빼앗고, 화체설을 주장하면서 성례전 그 자체를 하나의 선행으로 간주하였고 또한 그것을 하나의 희생으로 간주함으로써 그리스도인들을 포로로 잡아 두었다고 비판했다. 루터에게 주의 식탁은 그리스도 안에서 신앙을 통한 하나님의 죄의 용서의 가시적인 표지였다. 또 세례의 성례전은 단지 신앙을 통한 죄의 용서의 약속뿐만 아니라 인간의 거듭남을 포함하고 있다. 그것은 원죄를 마술적으로 씻어 내는 단 한 번의 성례전적인 행동이 아니며 일생을 통해 계속되는 과정이다.

 

(3)그리스도인의 자유(1520)

-칭의론(신앙에 의한 의로움)을 주장. 루터는 영적인 인간과 육적인 인간을 설명하며 영은 주인 됨의 속성을 지니고 있고 육은 종 됨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 이 명제는 상호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나 그리스도께서 만물의 지배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자유인임과 동시에 종의 형상을 입으신 것과 같은 원리이다. 루터는 진실한 그리스도인의 자유는 행위에 의존하는 것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이며, 자아를 채찍질하면서, 세상의 제도적인 형식으로부터 벗어나, 오직 신앙에 의해서 의롭게 된다는 즐거운 확신을 바탕으로 해서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함. 루터에게 그리스도인의 자유는 칭의론에서 결과하는 자유였다.

 

나는 만인사제직론에 대해서 잠깐 언급하고 싶다. 현재 한국교회의 현실을 보면 루터의 종교개혁을 칭송하는 한국 교회가 어떻게 이러한 루터의 사상을 따르지 않고 중세 로마 교회의 전통을 따르고 있는지 실로 안타깝기만 하다. 설교단에서 선포된 말씀은 목사의 권위에 의해 보증됨으로 결코 평신도들은 이의를 제기할 수가 없다. 설교 중에 목사의 개인적인 얘기를 하나님의 말씀인양 둔갑해서 말하는 일이 다반사다. 또 성경을 교단이나 개교회의 실리에 따라 마음대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십일조 문제와 교회의 사회참여문제에 대해 코에 걸면 코걸이고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식의 성경해석으로 얼마나 많은 신자들이 혼돈에 빠지는지 모른다. 우리는 다시 루터의 만인사제직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평신도들에게 성경 해석의 자유가 주어지는 것은 하나님의 온전한 뜻을 깨닫게 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이는 루터의 예에서 우리도 교훈을 얻어야 한다. 그리고 종교개혁의 출발점은 바로 성서에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나는 여기까지 루터의 종교개혁의 전후로 해서 루터의 삶을 서술식으로 정리해 보았다. 이는 종교개혁의 시발점인 95개 테제를 발표한 시점을 역사적인 분기점으로 보고 여기에 초점을 맞춰 서술식으로 이 책의 내용에 따라 정리한 것이다. 다음은 루터의 종교개혁의 다양한 논쟁들을 살펴보려고 한다. 이 책에 언급된 많은 신학적 논쟁 중 내가 중요하게 느꼈던 논쟁에 집중할 것이다.

 

루터와 칼슈타트의 논쟁은 죄의 용서에 대한 문제였다. 칼슈타트는 자기 고행과 내적 갱신 그리고 급속한 개혁을 원했다. 또 사제의 결혼을 강요했으며 성례전 때 빵만 나누어주던 전통을 깨고 빵과 포두주를 함께 나눠주며 성례전의 형식을 바꿨다. 그러나 루터는 복음의 자유가 결코 율법으로 전환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신앙은 어느 누구도 강제할 수 없는 자유로운 선물이라고 했다. 신앙은 강압으로가 아닌 자유롭게 흘러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터의 두 왕국론에 대한 비판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비판자들은 루터의 두 왕국론은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세상 문제들에 무관심하도록 만든다고 생각한다. 루터의 두 왕국론은 세상 통치자들에게 권력의 합법성을 부여하며 그들의 권력을 이론적으로 정당화시켜 줌으로써 그들에게 과도한 권력과 자유로운 통치구조를 부여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통치자들은 그들의 전제적인 통치구도를 정당화시키기 위해 루터의 두 왕국론을 얼마든지 오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으며 또한 그들은 루터의 두 왕국론을 오용해 왔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루터의 두 왕국론의 기본적인 원리는 사랑 안에서 역사하는 신앙이다. 루터에게 이웃사랑은 그리스도의 도덕성의 중심에 서 있다. 루터의 사회정치 윤리는 그의 모든 생애와 사상의 틀 안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루터의 두 왕국론의 궁극적인 내용은 하나님께서는 창조의 모든 영역에 대한 주이시며 끊임없이 두 가지 다른 방식으로 세상 안에서 적극 활동하고 계신다는 것이다. 나는 여기서 하나님 나라와 세상의 나라의 경계를 분명하게 만든 루터의 입장이 본래의 신학적인 의도와 다르게 많은 오늘 날의 교회 지도자들이나 사회 지도자들에게 오해의 여지를 제공하고 있다고 본다.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 우리나라의 교회 지도자들은 이에 근거하여 세상 권세자들에게 복종을 요구하며 신사참배를 하지 않았는가? 또 얼마나 많은 교회 지도자들이 독재정권 하에서 교회의 울타리에 숨어 사회에 대해 침묵하고 있었는가? 이러한 차원에서 루터의 두 왕국론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이를 해석하는 한국 교회의 태도에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토마스 뮌처는 루터와 달리 혁명적인 노선을 택했다. 뮌처는 그리스도교 진리란 성서의 문자나 성례전, 교회 직제에서가 아니고 ‘주관적으로 경험된 신앙’ 안에서 발견된다고 믿었다. 그는 하나님의 확고한 직접계시(direct revelation)를 강조하면서 신학에서의 축자주의(literalism)를 거부했다. 뮌처는 성서의 문자를 죽은 문자로 간주했다. 성서는 신앙에 대한 증거이지 신앙 그 자체는 아니라고 했다. 오직 살아 계신 ‘성령’에 의해서만이 신자들을 변화시킨다고 주장. 그는 ‘오직 성령’(sola spiritus)을 강조했다. 그러나 루터는 이들을 광신자들이라고 비판하며 집권자들이 뮌처의 혁명을 제압하는 것을 찬성했다. 루터는 그가 말씀과 영을 혼돈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성령은 절대적으로 외부의 말씀과 연결되어 있다. 루터는 성령보다는 말씀에 우선성을 두었다.

 

이 책의 저자는 여기서 이 논쟁에 대한 견해를 밝힌다. 우리는 역사 변증법적인 관계에서 이 둘의 논쟁을 봐야 한다. 뮌처 없는 루터의 종교개혁이나 루터 없는 뮌처의 종교개혁은 그 성격을 온전히 파악하기 어렵다. 교회개혁과 사회개혁은 서로 분리될 수 없기 때문이다. 루터의 포용 목회는 언제나 현상유지를 바라면서 기득권을 고수하려는 기존 체계에 도전하면서 변혁을 시도하려는 뮌처의 대결목회를 필요로 한다.

 

[오늘날의 한국사회에 적용하기]

 

1) 우리는 교회 선포를 새롭게 개혁해야 한다. 루터가 깨달은 복음은 오직 믿음에 의한 구원이었다. 신앙의 공로주의를 견제 해야 한다.

 

2)교회개혁은 사회개혁으로 연장되어야 한다. 교회개혁 운동의 목표가 교회 내의 구조나 제도 개선, 그리고 신자들 각자의 성화에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개인 성결이 믿음의 내면이라면 사회적 성결은 믿음의 외면인 것이다. 이 둘은 나누어질 수 없으며 분리되어서도 안 된다.

 

나는 이러한 책 저자의 관점에 동의한다. 특히 교회의 개혁이 사회개혁으로 연장될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만약 한국 교회가 부의 축적을 포기하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온전한 구제에 나아간다면 한국 사회도 이러한 교회의 개혁에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 지금 이번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 노동당’의 원내 진출로 인해 개혁정당들이 소수의 누룩으로서 얼마나 많은 개혁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가. 이와 같이 한국 교회도 이 세상에서 적은 누룩 같이 조용히 세상을 개혁하는 일에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외에도 이 책에는 루터가 접한 다양한 신학적 논쟁을 소개한다. 에라스무스의 자유의지론과 루터의 노예의지론의 논쟁, 그리고 성례전의 논쟁인 로마 가톨릭의 화체설과 칼슈타트와 츠빙글리의 상징적 성만찬 이론, 루터의 성례전적인 실재론 등이 있다. 루터의 성례전적인 실재론은 상징적 성례전론자들로부터 로마 가톨릭과 비슷하다는 비판을 받는데 세상 모든 것에 내주해 계신 예수 그리스도의 개념에서 출발한 것임으로 화체설과는 다르다. 성서 문자주의자들로서 산상설교의 윤리를 강조하는 아나벱티스트들과의 논쟁도 있었다. 이에 대해 루터는 그리스도인들은 악한 자들로부터 복음을 보호하고 혼돈으로부터 이 세상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 세상의 직무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터는 아나벱티스트들이 선행의인화를 추구한다고 믿었다.

 

이와 같이 이 위인은 그가 절대 신뢰했던 하나님의 도구로서 한 시대에 하나님의 빛을 비췄다. 나는 그의 진리에 대한 목마름이 결국 그를 올바른 개혁의 길로 인도했다고 생각한다. 어떤 것이 진실이고 어떤 것이 거짓인가를 분별하고 온전한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자 성서를 연구했던 마르틴 루터의 삶을 보며 나는 많은 감동을 받았다. 진리를 찾는데 절제하며 자신을 쳐서 그리스도에게 철저히 복종한 그의 태도는 신학을 공부하는 나의 태도에 사뭇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교회와 사회의 불의에 언제부터인가 둔해진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게을러지고 겁도 많아진 것이다. ‘진리에 대한 욕구가 없다면 결국 개선의 여지도 없는 것이다’. 그냥 그렇게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나는 어떤 길을 갈 것인가? 이러한 질문이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참고문헌: 마르틴 루터의 삶과 신학이야기를 읽고… / 김주한 저 ,대한기독교서회, 2002, 서울

---

[1] [루터의 선행의인화 비판]루터는 중세 ‘영광의 신학’의 도덕주의와 합리주의를 비판하면서 우리는 도덕적인 노력이나 합리적인 추론에 의해서 하나님께 다가갈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지상으로부터 하늘로 올라가는 사다리는 없다. 종교적인 사색이나 선행의인화(works-righteousness)는 단지 하나님과 직접적이고 단절 없는 교제를 원하는 인간 열망에 대한 표현들일 뿐이다라고 주장.

[루터의 십자가 신학] 세상의 지혜로는 하나님을 알 수 없고 그리스도만이 하나님의 지혜이다. 따라서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전하는 것이다. 십자가 신학자는 십자가에 달리시고 감추이신 하나님을 말하는 사람이다. 반면에 영광의 신학자는 이러한 하나님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라고 주장함

 

[2] 루터에게 ‘탑의 경험’(Tumerlebnis)으로 알려진 ‘하나님의 의’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 있었다. 이러한 루터의 신학적인 전환점의 시기 문제는 학자간에 많은 이견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니의 의’에 대한 루터의 새로운 통찰력과 종교개혁가로서의 그 자신의 소명의 시작과의 밀접한 관련성을 살펴보아야 한다. 종교개혁을 루터라는 한 개인에 의해서라기 보다는 당시 사회적인 제반 조건들과 특별히 비텐베르크의 신학적인 분위기와 연결시켜서 보아야 한다. 루터의 복음 체험은 어느 한 순간에 획기적으로 이루어진 사건으로 단정할 수 없다. 그는 초기 성서 강해를 통해 점증적으로 이러한 신학적인 결론에 다다른 것이다. 초기에 그는 로마 가톨릭의 선행의인화의 신학에서 출발하여 중세교회의 모순을 발견하고 이를 보완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이러한 과정 중에 ‘탑의 경험’을 통해 ‘하나님의 의’에 대한 완벽한 이해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