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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의 단절”

James Chae 2024. 2. 18. 06:23

2024.2.18. 나해_사순1주일 감사성찬례

창세 9:8-17 / 시편 25:1-10 / 1베드 3:18-22 / 마르 1:9-15

 

 

유혹의 단절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오늘 마르코복음이 전한 예수의 광야 유혹이야기는 마태오와 루가가 참조한예수 어록 차이를 보입니다. 어록은 광야에서 사탄으로부터 가지 유혹을 받았다고 자세하게 기록한 반면, 마르코는 단순히 40 동안 광야에서 사탄의 유혹을 받았다고만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이사야 11 6-8, 이사야 65 25절의 말씀이 연상되는들짐승과 함께 지내셨다라고 기록했습니다. 

 

“늑대와 어린 양이 함께 풀을 뜯고 사자가 소처럼 여물을 먹으며 뱀이 흙을 먹고 살리라. 나의 거룩한 산 어디에서나 서로 해치고 죽이는 일이 없으리라.” 이사 65:25

 

 

어록은 예수께서 단식을 하셨다고 하셨는데 마르코는천사들이 그분의 시중을 들었다.”라고 기록했습니다. “시중을 들다 헬라어디아코노 διακονέω” 보통 종이 식탁에서 주인의 식사를 챙겨주는 행위를 뜻합니다. 음식 시중 들었다는 뜻입니다. 마르코는 예수께서 광야에서 단식을 하셨다는 점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사탄의 유혹을 받으셨다고만 기록했습니다. 마르코복음은 마태오와 루가와 달리 유혹을 받았다는 점에 치중한 것이 아니라 예수께서 어떤 분이신지 신원을 드러내는 중점을 뒀습니다.

 

정리해 보면, 예수는 광야에서 가지를 하셨습니다. 첫째는 사탄의 유혹을 받으셨고,  둘째는 들짐승과 함께하셨습니다. 번째는 천사의 시중을 받으셨습니다. 마르코복음의 흥미로운 점은 마태오복음과 루가복음과 다르게 사탄의 유혹과 뒤에 나오는 들짐승과의 동거, 그리고 천사의 시중 등을 똑같은 비중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시간적 순서대로 이를 나열할 없지만, 하느님 나라의 회복과 사탄과의 영적 투쟁은 동시적으로 이루어짐을 있습니다. 사탄의 유혹을 받으신 그분은 우리와 같은 인간이시면서 동시에 이사야의 예언을 성취하실 메시아이시며, 천사의 시중을 받을 정도로 하느님의 전권을 가지신 분이십니다. 이것이 마르코가 말하고자 하는 예수의 신원입니다. 편집비평상전기문학 특징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야기를 읽을 마태오와 루가복음의 영향으로 가지 유혹받으심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지만, 가장 먼저 써진 마르코 복음의 광야 유혹이야기는 그분의 정체성에 주안점을 뒀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교부들은 이러한 예수의 유혹을 세례 후에 일반 그리스도인이 직면하게 되는 다양한 유혹에 비유했습니다. 세례를 받고 새로운 사람이 되었지만, 죄의 속성과 습성마저 완전히 성화된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다양한 죄성에 여전히 시달리게 됩니다. 그래서 대교황 그레고리우스는 이러한 유혹에 단계가 있음을 언급했습니다. 번째는제안' 단계입니다. 유혹은 무엇인가로부터의 제안으로 시작됩니다. 그것은 사탄일 수도 있고, 우리의 생각일 수도 있으며, 우리의 가장 가까운 지인들일 수도 있습니다. 유혹은 매우 집요하며 우리의 죄성에 들러붙는 성질이 질깁니다. 번째 단계는 기쁨과 안심입니다. 그러한 제안이 들어오면 우리는 처음에는 갈등하게 되지만, 제안을 받아들임으로써 잠깐 동안 기쁨과 안심을 얻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마지막으로 유혹에 완전히 동화되는 단계로 넘어갑니다. 유혹에 완전히 동화되면 인간은 자기 합리화를 시도합니다. 자기의 생각, 자기의 행동이 맞고 남의 것이 틀리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영적으로나 일반적으로 우리가 유혹에 빠지는 단계입니다. 그러나 사탄은 예수께제안하는 첫째 단계 머물 이상의 단계로 넘어갈 없었습니다. 예수께서는 첫째 단계에서 사탄의 유혹을 완전히 단절함으로 유혹의 올무에 이상 걸리지 않으셨습니다. 사탄의 권세는 첫째 제안 단계에만 국한됩니다. 이상의 권세는 사탄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2단계와 3단계는 결국 유혹에 넘어간 사람들이 스스로 밟게 되는 단계입니다. 스스로 유혹을 합리화하며 죄와 친구가 되는 것이지요. 유혹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순간 인간은 사탄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려갈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 의지의 박약 때문입니다.

 

예수께서 유혹을 받으실 이와 같이 1단계 차원에서 사탄의 모든 공격을 단절하셨습니다. 유혹이 무엇인지 마르코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지만, ‘광야라는 곳을 생각해 보면 상상을 여지는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유대인들은 광야를 사탄이 사는 곳으로 여겼습니다. 예수께서는 사탄의 본거지에 들어간 샘입니다. 그곳에 들어가셔서 하느님의 전권을 가지고 사탄의 유혹을 물리치시고, 들짐승과 천사들과 어울리시는 특별한 분이십니다. 40일이란 숫자는충분한 시간 뜻합니다. 40 동안 광야에서 유혹을 받으셨다는 것은 예수께서 사탄으로부터충분히유혹을 받으셨다는 뜻입니다. 마태오와 루가가 가지 유혹으로 언급한 것도 완전 수인 3, 충분하게 유혹을 받으셨다는 뜻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한 반성의 차원으로 나아갈 있습니다. 하느님으로부터 오신 분도 하느님의 일을 하시기 전에 이렇게 사탄의 유혹을충분히받으셨는데 하물며 우리는 어떻겠습니까? 우리의 믿음은 안전합니까? 우리는 순간 유혹에 휩싸일 때가 많습니다. 유혹을 유혹으로 느끼지 못할 정도로 우리의 죄에 대한 감수성은 날을 세우지 않은 칼처럼 무뎌져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대로 행하고,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남을 판단하고, 자신의 기준에 모든 관계들과 상황들을 맞추고 싶어 합니다. 자기 자신으로 가득한 사람은 하느님과 타자에 대한 여유를 가지기 힘듭니다. 이런 사람은 쉽게 유혹에 빠질 있습니다. 이기심은 우리의 마음의 중심에 뱀처럼 똬리를 틀고 있어 절대로 손해 보는 짓은 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 일에는 관심이 없고, 눈에 보이는 , 자신의 명예가 드러나는 일에는 우선순위를 둡니다. 그러니 하느님과 친밀한 관계의 시간을 갖기보다 우리의 일상은 우리들의 일들로 바쁩니다. 일이 그럭저럭 흘러가고 탈이 없으면 굳이 기도할 필요도 느끼지 못합니다. 일이 틀어지고 힘들어지면 하느님을 원망하거나 자신을 자책하거나 남을 탓합니다. 유혹의 둘째 단계와 셋째 단계에 이른 사람들의 특징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말씀은 우리를 다음과 같은 성찰로 이끕니다. 예수께서 유혹을 받으셨으면 우리도 그러한 유혹을 받을 있고 받고 있다는 뜻입니다. 예수께서 유혹을 물리치셨다면 우리도 사탄의 유혹을 물리칠 있다는 뜻입니다. 주님께서 광야에서 들짐승들과 소통하셨다면 우리도 피조물들과 이웃들과 소통을 있다는 뜻입니다. 그분께서 천사의 시중을 받으셨다면 우리도 우리를 돕는 천사들의 시중을 받을 있고, 천사처럼 타자를 배려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뜻입니다. 모든 시작은 사탄의 유혹을 단절하는 데서 비롯됩니다. 우리의 마음은 중립적입니다. 그곳은 사탄과 성령 그리고 우리의 자아가 충돌하는 지점입니다. 교부 아우구스티누스는 신앙의 중심을이해하는 마음이라 말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우리 마음으로 감지하고 그것을 상상하며 이를 통해 진정한 깨달음에 이르는 . 마음이 모든 믿음의 출발점입니다. 마음에는 성령께서 추동하시는 열정, 우리 안에 원래부터 선재하는초월에 대한 열정 담겨 있습니다. 열정이 사탄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회개에 사용될 인간은 진정으로 자신이 누구인지, 하느님께서 어떤 분이신지를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과의 친밀성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조금씩 싹이 트고 성장하는 것입니다.

 

우리 안에 계신 성령께서는 시시각각 우리의 양심을 통해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살피십니다. 사탄은 다양한 제안으로 유혹의 달콤한 속삭임을 해옵니다. 한번 물었던 낚시찌를 물고기가 망각하고 다시 와서 무는 것처럼 우리는 너무 쉽게 사탄의 유혹에 말려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러 손해 보게 그걸 ? 그냥 편한 대로 살아. 억울하게 너만 희생을 ? 하러 봉사하고 자기 시간을 낭비해? 먹고살기 바쁜데 말고 누군가 하겠지. 내가 그걸 해야 ? 그냥 침묵하며 나서지 않으면 최고야. 우리는 하느님의 일과 세상의 사이에서 고민도 해보기 전에 너무 쉽게 유혹에 빠집니다. 그러니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모든 시간을 있지만, 이웃을 위해, 교회를 위해, 사회적 정의를 위해 시간을 좀처럼 수가 없습니다. 일상의 안락과 유혹이 너무나 집요하니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능력도 힘을 잃어갑니다. 결과적으로 모양만 그리스도인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 기독교가 직면한제자도 없는 교회의 상태입니다. 사탄의 유혹은 치명적입니다. 사탄은 우리에게안락 제안하기 때문입니다. 사탄은 오직 제안할 뿐이지만 우리는 제안을 너무 쉽게 덥석 물어버리고, 자기 합리화에 빠집니다. 그런 후에 어디에서 잘못된 것인지도 모른 스스로 헤어나지 못하고 더욱 속에서 허우적거립니다. 유혹은 제안의 단계에서 끊어내야지 이상으로 넘어가면 어느 누구도 헤어나기 힘듭니다. 한번 바늘에 입이 꿰이면 좀처럼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예루살렘에서의 고난을 예수께서 예언했을 그러면 된다고말렸던 수제자 베드로에게 조차 예수께서는 너무나 단호하게사탄아, 물러가라!”라고 외치셨던 것입니다. 유혹의 단절은 유혹의 치명성만큼이나 단호하지 않으면 됩니다. 조금의 망설임이나 빈틈도 결국 우리를 파멸로 이끌 것입니다. 회개는 사탄의 유혹을 끊는 단계입니다. 우리의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께서 우리의 깊은 내면까지 살피셔서 우리가 하느님 앞에 진정으로 회개할 있는 마음을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회개 없이 하느님과의 관계성을 회복하는 길은 좀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부디 이번 사순절을 통해 하느님과 우리와의 관계가 더욱 성숙하는 그러한 축복의 시간이 되길 기도합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아멘.

 


 

 

전례독서_사순1주일

 

1독서_창세 9:8-17

8. 하느님께서 노아 그의 아들들에게 말씀하셨다.9 "이제 나는 너희와 너희 후손과 계약을 세운다. 10. 밖으로 나와, 너와 함께 있는 집짐승과 들짐승과 밖에 있는 모든 짐승과도 나는 계약을 세운다. 11. 나는 너희와 계약을 세워 다시는 홍수 모든 동물을 없애버리지 않을 것이요, 다시는 홍수 멸하지 않으리라.” 12.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뿐 아니라 너와 함께 지내며 숨쉬는 모든 짐승과 사이에 대대로 세우는 계약의 표는 이것이다. 13. 내가 구름 사이에 무지개를 터이니, 이것이 나와 사이에 세워진 계약의 표가 것이다. 14. 내가 구름으로 덮을 , 구름 사이에 무지개가 나타나면, 15. 나는 너뿐 아니라 숨쉬는 모든 짐승과 사이에 세워진 계약을 기억하고 다시는 홍수 되어 모든 동물을 쓸어버리지 못하게 하리라. 16. 무지개가 구름 사이에 나타나면, 나는 그것을 보고 하느님과 살고 있는 모든 동물 사이에 세워진 영원 계약을 기억할 것이다.” 17. 하느님께서는 노아에게 "이것이 위에 있는 모든 짐승과 사이에 세워진 계약의 표이다." 하고 다시 다짐하셨다.

 

 

 

성시_시편 25:1-10

1. 야훼여, 영혼이 당신을 우러러 뵈옵니다.

2. 나의 하느님, 당신만을 믿사오니, 부끄러운 당하지 않게 하시고 원수들이 으스대는 보지 않게 하소서.

3. 당신만을 믿고 바라면 망신을 당하지 않으나, 당신을 함부로 배신하는 수치를 당하리이다.

4. 야훼여, 당신의 길을 가리켜주시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가르쳐주소서.

5. 당신만이 나를 구해 주실 하느님이시오니 당신의 진리 따라 나를 인도하시고 가르치소서. 날마다 당신의 도움만을 기다립니다.

6. 야훼여, 당신의 자비와 한결같으신 사랑을 기억하시고

7. 젊어서 저지른 나의 잘못과 죄를 잊어주소서. 야훼여, 어지신 분이여, 자비하신 마음으로 나를 생각하소서.

8. 야훼여, 당신은 바르고 어지시기에 죄인들에게 길을 가르치시고

9. 겸손한 옳은 길로 인도하시며 그들에게 당신의 길을 가르치십니다.

10. 당신의 계약과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당신의 모든 길이 사랑이며 진리입니다.

 

 

 

2독서_1베드 3:18-22

18. 그리스도께서도 여러분의 때문에 죽으셨습니다. 없으신 분이 죄인을 위해서 죽으신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죽으심으로써 여러분의 죄를 용서해 주시고 하느님께로 인도해 주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몸으로는 죽으셨지만 영적으로는 다시 사셨습니다.

19. 이리하여 그리스도께서는 갇혀 있는 영혼들에게도 가셔서 기쁜 소식을 선포하셨습니다.

20. 그들은 옛날에 노아가 방주를 만들었을 하느님께서 오래 참고 기다리셨지만 끝내 순종하지 않던 자들입니다. 방주에 들어가 물에 빠지지 않고 구원을 받은 사람은 겨우 여덟 사람뿐이었습니다.

21. 그것은 오늘날 여러분에게 구원을 가져다 주는 세례를 미리 보여준 것입니다. 세례는 몸에서 더러운 때를 벗기는 것이 아니라 깨끗한 양심으로 살겠다고 하느님께 서약을 하는 것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로써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22.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늘에 올라가셔서 하느님의 오른편에 계시며 천사들과 세력과 능력의 천신들을 당신에게 복종시키셨습니다.

 

 

복음서_마르 1:9-15

9. 무렵에 예수께서는 갈릴래아 나자렛에서 요르단 강으로 요한을 찾아와 세례를 받으셨다.

10. 그리고 물에서 올라오실 하늘이 갈라지며 성령이 비둘기 모양으로 당신에게 내려오시는 것을 보셨다.

11. 하늘에서 "너는 사랑하는 아들,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12. 뒤에 성령이 예수를 광야로 내보내셨다.

13. 예수께서는 사십 동안 곳에 계시면서 사탄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동안 예수께서는 들짐승들과 함께 지내셨는데 천사들이 그분의 시중을 들었다.

14. 요한이 잡힌 뒤에 예수께서 갈릴래아에 오셔서 하느님의 복음을 전파하시며

15. ”때가 되어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