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모음/설교문

“우리를 괴롭히는 상반된 것들”_2025.4.17. 다해_성목요일

James Chae 2025. 4. 18. 14:54

 

2025.4.17. 다해_성목요일

출애 12:1-4(5-10), 11-14 / 시편 116:1-2, 12-19 / 1고린 11:23-26 / 요한 13:1-17, 31-35

 

우리를 괴롭히는 상반된 것들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요한복음은 주님께서 유월절 전날 밤에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하셨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말은 유월절 밤에 행하는 파스카 식사가 아님을 뜻합니다. 한마디로 제자들과의 마지막 고별 식사였던 것입니다. 다른 복음서들은 예수께서 제자들과 식사하신 것을 파스카 만찬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요한복음은 회식의 장소도 생략했으며, 최후의 만찬보다 오히려세족례 중점을 두고 기록됐습니다. 아마도 요한복음의 공동체는 파스카 식사에 근본을 성찬례보다 섬김과 사랑을 강조한세족례 방점을 공동체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요한복음 12장까지 요한은 예수의 공적 활동을 요약해서 기록하고, 이제 13장부터 고별담화”, “제자들을 위한 기도”, “예수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 “부활발현사화 예수의 마지막 행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예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이야기는 가지로 해석이 되어왔습니다. 하나는 예수의 죽음을 시사하는 상징적-신학적 의미이고, 다른 하나는 사랑과 겸손의 모범을 보이신 교훈적 의미입니다. 물론 전승사적으로 사랑과 겸손의 모범을 보이셨다는 해석이 오래된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러한 보도에 더해서 요한은 예수께서 자신의 죽음을 미리 아셨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자들 중에 누가 자신을 배신할 것도 알고 계셨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신학적인 해석으로 사후예언에 해당하지만, 실제로 예수께서 아셨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때의 삶의 자리와 오늘날의 삶의 자리를 비교해 보아도 인간의 양면성은 전혀 바뀌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동체에는 선한 사람들과 악한 사람들이 뒤섞여 살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제자들도 결코 예외가 아니었을 겁니다. 우리는 복음서를 통해 예수님의 공생애 동안 제자들이 하나 모습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들의 이기심 가득한 모습도 봅니다.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님의 우편과 좌편에 앉으려고 다른 제자들과 경쟁했고, 수제자였던 베드로는 예수를 번이나 배신했으며, 가리옷 사람 유다는 예수를 팔아넘겼고, 토마는 예수의 부활을 전혀 믿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가슴 아픈 일은 예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실 정도로 제자들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표현하셨는데도 제자들 모두 예수께서 잡히시는 순간 도망을 것입니다. 모두가 예수를 배반한 것이지요. 사람이 살아가는 공동체에는 이렇게 남보다는 자기 자신의 안위를 챙기는 이기심이 이타심을 앞서는 법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선과 가운데 여전히 갈등하고 힘겨워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육신과 이기심에 붙들린 우리를 괴롭히는 하느님과상반된 것들입니다. 선을 행하고자 하는 우리에게 악은 선과 상반된 유혹의 씨앗을 우리 마음에 뿌립니다. 이에 대해서 영국성공회 사제이자 시인인 던은, 나를 괴롭히려고 상반된 것들이라는 시로 이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오 나를 괴롭히려고 상반된 것들이 한데 모였구나.
변덕이 본질에서 벗어나 꾸준한 습관을
낳았으니, 내가 원하지 않을 때에도
나는 약속에서든, 신앙에서든 변화무쌍하다.
나의 참회는, 나의 속된 사랑이 그랬듯이,
기분에 따라 달라지고, 또한 그만큼 빨리 잊힌다.
종잡을 없이 오락가락하고, 차갑고 뜨거우며,
기도하는가 하면 침묵하고, 무한하면서 유한하다.
어제는 하늘을 감히 올려다보지도 못했는데,
오늘은 기도로, 아첨의 언사로 하느님께 구애하고,
내일은 그분의 매가 정말로 무서워서 벌벌 떤다.
그렇게 나의 경건한 발작은 환영 같은 학질처럼
왔다가는 사라진다

[“, 나를 괴롭히려고 상반된 것들이”] 중에서

 

 

베드로는 예수께서 발을 씻어주시려 하니 감히 주님의 행동을 제지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나중에는손과 머리 씻어 달라고 졸라 됩니다. 수제자인 베드로는 전혀 세족례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지요. 자리에, 최후의 만찬에 있었던 어느 누구도 예수님의 씻어 주심의 의미를 전혀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것을 깨달았다면 가리옷 사람 유다는 결코 예수를 배반하지 않았을 겁니다. 유다는 자신의 마음을 바꿀 기회가 있었습니다. 예수께서 그의 발을 씻어 주실 , 그가 자신의 선함에상반된 마음 이겨냈다면, 그의 눈은 주님의 사랑을 제대로 있었을 겁니다. 주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는 행위를 통해 진실한 사랑은 바로 서로의 발을 씻어주는 것이고, 사랑의 완성은 이웃을 위해 자신의 몸을 바치는 것임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세족례는 자신의 목숨을 내어주시는 하느님의 사랑의 가장 강력한 표징입니다. 사랑은 예수님처럼 서로의 발을 씻어주는 것이고, 종국에는 서로를 위해 자신을 내어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랑이 우리 안에 자리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 안에 하느님의 뜻과 상반된 것들이 꿈틀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우리의자유 의지 자기 자신을 먼저 챙기라고 우리를 유혹합니다. 남보다 자신이 나아야 하고, 남보다 자신이 높아져야 하고, 남보다 자신이 존중을 받아야 한다고 상반된 자아는 우리에게 속삭입니다. 남보다 자신을 먼저 챙기라고

 

그래서 매년 성목요일에 세족례를 행하는 마음은 이런 상반된 마음속에서 요동을 칩니다. 세족례가 단순한 사랑과 섬김의 표상에 머물지 않고 우리의 인격이 행위를 통해 함께 세워질 있다면 우리는 예수님의 마음을 품을 있을 것입니다. 쉽지는 않지만 그것이 우리가 가야 방향임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성령의 충만함이 필요합니다. 성령이 없이는 우리는 연료가 없어 전혀 움직일 없는 자동차처럼 쓸모없는 존재가 됩니다. 우리가 사랑하고자 한다면 당연히 성령께서 우리에게 그러한 힘을 주심은 분명합니다. 오늘 서로의 발을 씻어주며 우리 안에 이러한 성령의 역사가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우리 마음 안에 꿈틀대는 하느님께 상반된 것들이 오늘 세족례를 통해 모두 씻겨지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아멘.

 

 


 

 

 

전례독서_ 목요일 / 성찬제정일

 

본기도

사랑의 하느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잡히시던 밤에 성체성사를 세우시어 구원의 신비를 보여주셨나이다. 비오니, 주님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는 우리를 모든 죄악에서 벗어나게 하시고 주님의 계명을 마음 속에 새기며 살아가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하느님이신 우리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1독서_출애 12:1-4(5-10), 11-14

1 야훼께서 이집트 땅에서 모세와 아론에게 이르셨다. 2너희는 달을 해의 달로 삼고, 달수를 달에서 시작하여 계산하여라. 3 너희는 이스라엘의 모든 회중에게 알려라. 십일에 사람마다 가문에 마리씩, 집에 마리씩 새끼 양을 마련해 놓아라. 4 만일 식구가 적어 새끼 마리가 너무 많거든 사람이 먹을 분량을 생각하여 옆집에서 그만큼 사람을 불러다가 먹도록 하여라. (5 흠이 없는 수컷이면 양이든 염소든 상관없다. 6 너희는 그것을 십사일까지 두었다가 이스라엘 회중이 모여서 무렵에 잡도록 하여라. 7 그리고 피를 받아, 그것을 먹을 집의 좌우 문설주와 상인방에 바르라고 하여라. 8 밤에 고기를 불에 구워 누룩 없는 빵과 나물을 곁들여 먹도록 하는데, 9 날로 먹거나 삶아 먹어서는 된다. 머리와 다리와 내장도 반드시 불에 구워 먹어야 한다. 10 그것을 아침까지 남겨두어서도 된다. 아침까지 남은 것은 불에 살라버려야 한다.) 11 그것을 먹을 때는 허리에 띠를 띠고 발에는 신을 신고 손에는 지팡이를 잡고 서둘러 먹어야 한다. 이것이 야훼에게 드리는 과월절이다. 12 나는 이집트 땅을 지나가면서 전국에 있는 맏이들을 사람이건 짐승이건 모조리 치리라. 이집트의 신들도 모조리 심판하리라. 나는 야훼다. 13 집에 피가 묻어 있으면, 그것이 너희가 있는 집이라는 표가 되리라. 나는 이집트 땅을 때에 피를 보고 너희를 쳐죽이지 않고 넘어가겠다. 너희가 재앙을 피하여 살리라. 14 날이야말로 너희가 기념해야 날이니, 너희는 날을 야훼께 올리는 축제일로 삼아 대대로 길이 지키도록 하여라.

 

 

 

성시_시편 116:1-2, 12-19

1,2 주님은 나의 사랑,
.     나의 애원하는 소리를 들어주셨다.
.     내가 부르짖을 때마다
.     귀를 기울여 주셨다.
12  주께서 베푸신 크신 은혜
.     내가 무엇으로 보답할까?
13  구원의 감사 잔을 받들고서
.     주님의 이름을 부르리라.
14  주님께 서약한 , 내가 채워 드리리니
.     당신의 백성은 빠짐없이 모여라.
15  주님께 충실한 자의 죽음은
.     그분께 귀중하다.
16  주여, 몸은 당신의 종이옵니다.
.     당신 여종의 아들인 종을
.     사슬에서 풀어 주셨습니다.
17  내가 당신께 감사제를 드리고
.     주님의 이름을 부르리이다.
18  주님의 모든 백성이 모인 가운데서 
.     주님께 나의 서원을 채워드리리라.
19  주님의 안에서,
.     예루살렘 가운데서 
.     나의 서원을 바치리라. 알렐루야.

⦿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     처음과 같이 지금도 그리고 영원히, 아멘.

 

 

 

2독서_1고린 11:23-26

23 내가 여러분에게 전해 것은 주님께로부터 받은 것입니다. 예수께서 잡히시던 밤에 빵을 손에 드시고 24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시고이것은 너희들을 위하여 주는 몸이니 나를 기억하여 예를 행하여라.”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25 식후에 잔을 드시고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이것은 피로 맺는 새로운 계약의 잔이니 마실 때마다 나를 기억하여 예를 행하여라.”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26 그러므로 여러분은 빵을 먹고 잔을 마실 때마다 주님의 죽음을 선포하고, 이것을 주님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하십시오.

 

 

 

복음서_요한 13:1-17, 31-35

1 과월절을 하루 앞두고 예수께서는 이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가실 때가 것을 아시고 세상에서 사랑하시던 제자들을 더욱 극진히 사랑해 주셨다. 2 예수께서 제자들과 같이 저녁을 잡수실 악마는 이미 가리옷 사람 시몬의 아들 유다의 마음속에 예수를 팔아넘길 생각을 불어넣었다. 3 한편 예수께서는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당신의 손에 맡겨주신 것과 당신이 하느님께로부터 왔다가 다시 하느님께 돌아가게 되었다는 것을 아시고 4 식탁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수건을 허리에 두르신 5 대야에 물을 떠서 제자들의 발을 차례로 씻고 허리에 두르셨던 수건으로 닦아주셨다. 6 시몬 베드로의 차례가 되자 그는주께서 발을 씻으시렵니까?” 하고 말하였다. 7 예수께서는너는 내가 이렇게 하는지 지금은 모르지만 나중에는 알게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8 베드로가 됩니다. 발만은 결코 씻지 못하십니다.” 하고 사양하자 예수께서는내가 너를 씻어주지 않으면 너는 이제 나와 아무 상관도 없게 된다.” 하셨다. 9 그러자 시몬 베드로는주님, 그러면 발뿐 아니라 손과 머리까지도 씻어주십시오.” 하고 간청하였다. 10 예수께서는목욕을 사람은 온몸이 깨끗하니 발만 씻으면 그만이다. 너희도 그처럼 깨끗하다. 그러나 모두가 깨끗한 것은 아니다.” 하고 말씀하셨다. 11 예수께서는 이미 당신을 팔아넘길 사람이 누군지 알고 계셨으므로 모두가 깨끗한 것은 아니라고 하신 것이다.

12 예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고 나서 겉옷을 입고 다시 식탁에 돌아와 앉으신 다음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 너희의 발을 씻어주었는지 알겠느냐? 13 너희는 나를 스승 또는 주라고 부른다. 그것은 사실이니 그렇게 부르는 것이 옳다. 14 그런데 스승이며 주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어주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주어야 한다. 15 내가 너희에게 일을 너희도 그대로 하라고 본을 보여준 것이다. 16 정말 들어두어라. 종이 주인보다 나을 없고 파견된 사람이 파견한 사람보다 나을 수는 없다. 17 이제 너희는 이것을 알았으니 그대로 실천하면 복을 받을 것이다. …”

31 …이제 사람의 아들이 영광을 받게 되었고 사람의 아들로 말미암아 하느님께서도 영광을 받으시게 되었다. 32 하느님께서 사람의 아들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으신다면 하느님께서도 몸소 사람의 아들에게 영광을 주실 것이다. 아니, 이제 주실 것이다. 33 나의 사랑하는 제자들아, 내가 너희와 같이 있는 것도 이제 잠시뿐이다. 내가 가면 너희는 나를 찾아다닐 것이다. 일찍이 유다인들에게 말한 대로 이제 너희에게도 말하거니와 내가 가는 곳에 너희는 없다. 34 나는 너희에게 계명을 주겠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35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세상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제자라는 것을 알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