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 6

만물을 관통하는 생명의 빵 - 성찬례의 영성 2

2021. 8. 1. 나해_연중18주일 사도 베드로의 탈옥 (8월2일로 옮겨 지킨다) 사무하 11:26-12:13 / 시편 51:1-12 / 에페 4:1-16 / 요한 6:24-35 만물을 관통하는 생명의 빵 성찬례의 영성 2 채야고보 신부 / 제주 한일우정의 교회, Artist “선생님, 그 물을 저에게 좀 주십시오.” Κύριε, δός μοι τοῦτο τὸ ὕδωρ, (요한 4:15) 우물가에서 예수를 만난 사마리아 여인의 외침입니다. “선생님, 그 빵을 항상 저희에게 주십시오.” Κύριε, πάντοτε δὸς ἡμῖν τὸν ἄρτον τοῦτον. (요한 6:34) 오병이어의 기적을 체험한 사람들의 외침입니다. 어쩌면 이러한 외침은 인간 실존의 처지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한 기도..

글모음/설교문 2021.07.31

대한성공회 관구 설립의 역사(1965-1992)

*이 글은 2017년 성공회 신학대학원 '성공회역사' 발제로 작성된 글입니다. 대한성공회 관구 설립의 역사 1965-1992 채창완 야고보 대한성공회의 관구설립의 논의는 이미 제3대 주교인 트롤로프(조마가)의 재임기간인 1930년대 이전부터 제기되었던 현안이었다. 그것은 한국 교회가 독립할만한 성장의 가능성이 있고, 여러면에서 일본이나 중국성공회에 속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캔터베리대주교의 관하에 두기는 거리상으로나, 문화적 배경으로나 어렵다는 관점에서 비롯되었다.(1) 이러한 관구설립의 역사는 김요한 주교가 초석을 놓고 이천환주교와 노대영주교가 가교역할을 하면서 이루어질 수 있었다. 이에 대한 과정을 순차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1951년 1월17일 김요한 주교의 제5대 교구장 승좌식의 연설을 ..

보리빵 다섯 개와 열두 광주리 - 성찬례의 영성1

2021. 7.25. 나해_연중17주일 사도 성 장(長) 야고보 (7/26로 옮겨 지킨다) 사무하 11:1-15 / 시편 14 / 에페 3:14-21 / 요한 6:1-21 보리빵 다섯 개와 열두 광주리 성찬례의 영성 1 채야고보 신부 / 제주 한일우정 교회, Artisti 지난주 연중 16주일 전례독서가 ‘오병이어’와 ‘물 위를 걸으신 예수님 이야기’를 생략하고 도입부와 요약문으로만 구성되었다는 점을 우리는 봤습니다. 그러면 이번 주에는 그 본론 부분인 오병이어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 기대했는데 과연 그렇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전례독서가 ‘마르코복음’에서 ‘요한복음’으로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우리의 전례독서는 오늘부터 연중 21주일까지, 즉 앞으로 5주간을 요한복음 6장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특..

글모음/설교문 2021.07.24

자비慈悲의 시선

2021. 7.18. 나해_연중16주일 사무하 7:1-14상 / 시편 89:20-36 / 에페 2:11-22 / 마르 6:30-34, 53-56 자비慈悲의 시선 채야고보 신부 / 제주 한일우정의 교회, Artist 오늘 복음서 말씀은 도입부와 후반부로만 전례독서가 구성되어 있습니다. 중심 이야기인 ‘오병이어 이야기’(음식기적사화)와 ‘물 위를 걸으신 예수님 이야기’(자연기적사화)는 생략됐습니다. 성서정과가 이렇게 구성될 때는 그 이유를 깊이 있게 묵상하게 됩니다. 왜 중심 이야기를 생략해서 읽었을까? 오늘 도입 부분인 30절~34절은 주님께서 오병이어 기적을 베푸신 근거를 보여줍니다. 주님은 측은히 여기시는 마음, 즉 자비가 넘치시는 분이시다는 점이 강조됩니다. 그리고 후반부인 53절~56절은 예수의 기..

글모음/설교문 2021.07.17

헤로데의 치부(恥部)

2021. 7.11. 나해_연중15주일 성 베네딕트(몬테 카씨노의 수도원장, 서방 수도원의 교부, 550년경) 사무하 6:1-5, 12-19 / 시편 24 / 에페 1:3-14 / 마르 6:14-29 헤로데의 치부(恥部) 채야고보 신부 / 제주 한일우정 교회, Artist 치부(恥部)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했으면 하는, 숨기고 싶은 부끄러운 것을 누구나 하나씩은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의 다양함 만큼 서로가 느끼는 치부 또한 각양각색입니다. 누구에게는 숨기고 싶은 것이 누구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남의 치부를 건드리게 되고,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곤 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예민하게 굴면 사람들에게 외면당하기 쉽고, 소심하게 굴면 자신이 하염없이 작게만 느껴집..

글모음/설교문 2021.07.10

선택과 결단

2021. 7.4. 나해_맥추감사주일_연중14주일 신명 8:1-4 / 시편 119:33-48 / 히브 11:32-40 / 마태 6:25-34 선택과 결단 채야고보 신부 / 제주 한일우정 교회, Artist 추수감사절과 맥추감사주일은 우리 전례력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 유래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출애굽기 23장 16절에 “그리고 너희가 밭에 씨를 뿌려서 지은 곡식의 맏물을 바치는 맥추절을 지켜라.”라는 말씀에서 ‘추수절’을 ‘맥추절’로 오역을 하는 바람에 이를 구약과 연관시켰습니다. 그러나 추수감사절이 미국 청교도들의 농경문화에서 나온 것처럼, 맥추감사주일은 우리 농경문화에 기반을 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6월 중순경에 보리를 추수했기 때문에 7월 첫 번째 주일을 맥추절로 지키게 된 것..

글모음/설교문 2021.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