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모음/설교문 254

하느님의 일과 사람의 일

2021. 2. 28. 나해_사순 2주일_감사성찬례 창세 9:8-17_ 시편 25:1-10_ 1베드 3:18-22_ 마르 1:9-15 “하느님의 일과 사람의 일” τὰ τοῦ Θεοῦ ἀλλὰ τὰ τῶν ἀνθρώπων 채야고보 신부 / artist, 성공회 사제 기원전 2세기 헬라 제국(셀레우코스 왕조)의 황제 안티오쿠스 4세 때의 이야기입니다. 안티오쿠스는 유대인들을 핍박했던 악명 높은 왕이었습니다. 그는 예루살렘을 정복하고 온갖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성전에 제우스 신상을 세워 유대인들로 하여금 봉헌하게 했고, 이방인들로 하여금 성전에서 방종과 향락을 즐기게 했습니다. 유대인들은 안식일을 지키는 것은 물론 전통적인 축제도 지킬 수 없었고, 심지어는 자기 자신을 유대인이라 말하는 것조차 어려웠습니다...

글모음/설교문 2021.05.16

"확실성의 빛 quasi luce securitatis"

2021. 2. 21. 나해_사순 1주일_감사성찬례 창세 9:8-17_ 시편 25:1-10_ 1베드 3:18-22_ 마르 1:9-15 “확실성의 빛” quasi luce securitatis 채야고보 신부 / artist, 성공회 사제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Σὺ εἶ ὁ υἱός μου ὁ ἀγαπητός, ἐν σοὶ εὐδόκησα.” “You are My beloved Son, in You I am well-pleased.”(마르 1:11) "너는 내 아들, 나 오늘 너를 낳았노라. Υἱός μου εἶ σύ, ἐγὼ σήμερον γεγέννηκά σε” “You are My Son, Today I have begotten You.” (시편 2:7하) 오늘은 여러분..

글모음/설교문 2021.05.15

분리와 격리의 역설

2021. 2. 14. 나해_연중 6 주일_감사성찬례 열왕하 5:1-14 _ 시편 30 _ 1고린 9:24-27 _ 마르 1:40-45 “분리와 격리의 역설” 채야고보 신부 / artist, 성공회 사제 지난 2월 6일 자 통계를 보니 코로나로 사망한 사람이 전 세계적으로 233만 명이고, 확진자는 1억 명이 넘었습니다. 여기에 완치자가 5천940만 명입니다. 이미 돌아가신 분은 제외하더라도, 전 세계 인구 중에 ‘분리와 격리’를 경험한 사람이 1억 6천만 명에 육박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은 무슨 뜻이냐 하면, 사회와 공동체, 가족으로부터 강제적으로 분리된 경험을 한 개인들이 이렇게 많다는 뜻입니다. 소설 를 쓴 알베르 카뮈는 이러한 개인의 사회적 ‘격리’와 ‘분리’를 “괴로운 휴가”, “도리 없..

글모음/설교문 2021.05.15

베드로의 장모

2021. 2. 7. 나해_연중 5 주일_감사성찬례 이사 40:21-31 _ 시편 147:1-11 _ 1고린 9:16-23 _ 마르 1:29-39 “베드로의 장모” 채야고보 신부 / artist, 성공회 사제 오늘 복음서에서 베드로의 장모가 앓았던 “열병”에 해당되는 헬라어 “퓌레쑤싸 πυρέσσουσα”는 “퓌레쏘 πυρέσσω 열병 나다”라는 동사의 현재능동태분사형입니다. 장모가 드러누운 이유를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명사형은 31절에 나오는 “열병,퓌레토스πυρετός” 입니다. 루가복음(루가 4:38-39)과 마태오복음(마태 8:14-15)의 병행 구절에도 동일한 단어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마태오는 마르코를 충실히 따라 열병의 원인에 대한 언급은 생략한 반면, ‘섬세하고, 친절한’ 루가는 마르..

글모음/설교문 2021.05.15

양가성(兩價性,ambivalence)의 감정

2021.1.31. 나해_연중4주일_감사성찬례 신명 18:15-20_ 시편 111_ 1고린 8:1-13_ 마르 1:21-28 “양가성(兩價性,ambivalence)의 감정” 채야고보 신부 / artist, 성공회 사제 “어찌하여 우리를 간섭하시려는 것입니까?” "τί ἐμοὶ καὶ σοί" 는 70인 역본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뜻으로 사용됩니다. (나와 그대 사이에 무엇이 잘못됐다고/판관기 11:12 ; 어른께서는 나와 무슨 상관이 있다고/열왕상 17:18 ; 나에게 무슨 볼일이 있습니까?/ 열왕하 3:13 ; 유다 왕이여, 당신이 나와 무슨 관계가 있소?/ 역대하 35:21) “당신과 나 사이에 뭐가 문제입니까?”, “당신은 나에 대해 무엇을 합니까?”, “내가 당신과 무엇을 해야 합니까?” 좀 더 ..

글모음/설교문 2021.05.06

우리의 시간은 안녕합니까?

2021.1.24. 나해. 연중3주일 요나 3:1-5, 10_ 시편 62:5-12_ 1고린 7:29-31_ 마르 1:14-20 “우리의 시간은 안녕합니까?” 채야고보 신부 / artist, 성공회 사제 오늘 성서정과의 말씀은 모두 ‘때’에 대한 이야기로 연결됩니다. 요나서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사십 일이 지나면 니느웨는 잿더미가 된다.”(요나 3:4하) 시편은 어떤 일이 닥칠 때를 경고합니다. “백성들아, 어떤 일을 당하든지 너희는 하느님을 믿어라. (시 62:8) 사도 바울로는 고린토 교인들에게 다음과 같이 권면합니다. “형제 여러분, 내 말을 명심하여 들으십시오. 이제 때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1고린 7:29) 그리고 마르코는 예수의 공생애의 시작을 “때가 다 되었다.”라고 선포합니다..

글모음/설교문 2021.05.01

사람의 아들: 희망의 다른 이름

2021.1.17. 연중2주일 성 안토니오 (이집트 은수자, 수도원장, 356년) 사무상 3:1-20_ 시편 139:1-6, 13-18_ 1고린 6:12-20_ 요한 1:43-51 “사람의 아들 : 희망의 다른 이름” 채야고보 신부 / artist, 성공회 사제 성서를 읽으며 늘 제가 의문을 가졌던 문제는 이것이었습니다. 인간으로 태어나신 예수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하셨을까? 그는 태어나고 자라면서 자신이 누구이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확고한 인식이 있었을까? 왜 살고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 그는 실존에 대한 고민을 했을까? 많은 신학 서적을 뒤지고 고민을 해봐도 속 시원한 답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결국 복음서로 돌아가 생략된 행간을 읽고 묵상하는 과정을 통해 이러한..

글모음/설교문 2021.04.28

실존의 한계에서 희망을 보다.

2021.1.10. 나해_주님의 세례 주일 창세 1:1-5_시편 29_사도 19:1-7_마르 1:4-11 실존의 한계에서 희망을 보다. 채야고보 신부 / artist, 성공회 사제 먼저 이야기 하나를 들려드리면서 오늘 설교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아직 동이 트지 않아 사방이 적막한 어둠에 잠겼다. 간간히 부는 바람이 축축한 대지의 습기를 날라다 주었다. 바위틈에서 밤을 지새우며 기도하는 동안 그는 습한 한기로 모든 관절이 굳어있음을 느꼈다 . 한몸뚱이 의지할 수 있는 바위를 지붕 삼아 이슬을 피할 수 있었지만, 차가운 기운은 그의 영혼의 깊은 곳까지 고통으로 스며들었다. 맨발에 느껴지는 습기의 서늘함이 그의 새끼발가락의 갈라진 틈을 통해 온 몸에 전해졌다. 그러한 통증과 한기를 몸에서 털어내듯이 부르르 몸..

글모음/설교문 2021.04.28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2021.1.3. 나해_성탄2주일 예레 31:7-14_시편147:12-20_에페1:3-14_요한 1:(1-9)10-18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채야고보 신부 / Artist, 성공회 사제 1 한 처음, 천지가 창조되기 전부터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고 하느님과 똑같은 분이셨다. 2 말씀은 한 처음 천지가 창조되기 전부터 하느님과 함께 계셨다. 3 모든 것은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고 이 말씀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 생겨난 모든 것이 4 그에게서 생명을 얻었으며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 5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다. 그러나 어둠이 빛을 이겨본 적이 없다.10 말씀이 세상에 계셨고 세상이 이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는데도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11 그..

글모음/설교문 2021.04.20

“소외된 자들에게 희망을…”

2020.12.27. 나해_성탄1주일 이사 61:10-62:3 _ 시편 148 _ 갈라 4:4-7 _ 루가 2:22-40 “소외된 자들에게 희망을…” 채야고보 신부 / Artist, 성공회 사제 예수의 유소년기 이야기는 4 복음서 중 ‘루가의 특수자료’에만 전해지는 전승입니다. 이 전승의 역사적 진실에 대해서는 확인할 자료가 없지만, 교회는 전통적으로 마태오가 전한 ‘예수 탄생 이야기’보다는 루가의 이야기에 더 많은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루가는 예수의 탄생 이야기와 공생애 사이에 그의 유소년기의 이야기를 첨가했습니다. 이는 루가가 다른 복음사가들과 다르게 자신이 역사서를 기술한다는 생각으로 복음서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당시 ‘그리스.로마의 전기문학양식’의 틀을 그대로 따른 것입니다. 루가는 루가..

글모음/설교문 2021.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