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모음 378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 ( 디카이오쉬네 δικαιοσύνη, 의)

2020.8.9. 가해_연중19주일_감사성찬례 열왕상 19:9-18 / 시편 85:8-13 / 로마 10:5-15 / 마태 14:22-33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 (디카이오쉬네 δικαιοσύνη, 의) 채야고보 신부(artist / 성공회 사제)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공동번역 성서는 ‘의, 디카이오쉬네 δικαιοσύνη, righteousness’를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로 번역을 했습니다. 아마도 ‘의’라는 말의 의미를 의역한 것으로 보입니다. 좀 쉽게 풀어서 설명한 것이지요. 그러나 막상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가 과연 무엇인가?라고 할 때 간단히 대답하기 쉽지 않습니다. ‘의’, ‘디카이오쉬네’는 헬라어 명사형으로 ‘정직’, ‘정의’, ‘법 실행’, ‘법 이행’의 의미를 가진 법정 용어로 사용되..

글모음/설교문 2021.01.19

고통과 서러움의 계보: 레아에서 그리스도까지

2020.7.26. 가해_연중17주일_감사성찬례 안나와 요아킴(성모 마리아의 부모) 창세 29:15-28_ 시편 105:1-11,45_ 로마 8:26-39_ 마태 13:31-33, 44-52 고통과 서러움의 계보: 레아에서 그리스도까지 채야고보 신부 (artist / 성공회 사제) 레아와 라헬 레아에게서 유다가 나왔으니 그녀는 남유다의 조상이고, 라헬의 아들 요셉에게서 에브라임과 므낫세가 나왔으니 그녀는 북이스라엘의 조상이 됩니다. 여기에서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으로 이어지는 이스라엘의 장자권이 누구에게로 간 것일까요? 레아와 라헬 간의 갈등은 그대로 야곱의 12 아들들에게 대물림 됐습니다. 그래서 야곱 가문의 가장 큰 비극인 요셉 이야기가 등장하는 것입니다. 레아에게서 유다가 나왔고 그 유다 지파에서..

글모음/설교문 2021.01.18

하느님 앞에 선 개인(개별자 또는 단독자)

2020.7.12. 가해_연중15주일_감사성찬례 창세25:19-34_시편119:105-112_로마8:1-11_마태13:1-9,18-23 하느님 앞에 선 개인(개별자 또는 단독자) 채야고보 신부 (artist / 성공회 사제) 오늘 창세기에서 아브라함의 아들 이사악이 드디어 이스라엘 역사 무대에 등장하는 날입니다. 그래서 창세기 기자는 “아브라함의 아들 이사악의 역사는 아래와 같다”라는 문구로 시작합니다. 주인공이 아브라함에서 이사악으로 바뀐 거죠. ‘아브라함의 하느님’이 이제 ‘이사악의 하느님’이 됩니다. 그러나 창세기 기자는 이사악의 이야기 보다, 곧바로 그의 쌍둥이 자손인 에사오와 야곱이 어떻게 각각 “하느님 앞에 선 개인”으로 서게 되는 지를 기록합니다. 하느님의 전권을 가진 이스라엘의 “새로운 율..

글모음/설교문 2021.01.17

죽었던 자식을 다시 찾은 심정으로...

2020.6.28. 가해_연중13주일 감사성찬례 창세22:1-14 _시편13 _로마6:12-23 _마태10:40-42 죽었던 자식을 다시 찾은 심정으로... 채야고보 신부 (artist / 성공회 사제) 오늘 아브라함이 이사악을 제물로 바치려 했던 산은 ‘모리야 산’입니다. 많은 논란은 있지만 이 산이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신 골고다 언덕과 같은 곳이라고 전해 내려옵니다. 이에 대해서는 역대하 3장 1절에 “솔로몬은 선왕 다윗이 환상으로 본 예루살렘 모리야 산에 야훼의 성전을 짓기 시작하였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사실 관계를 떠나 이사악을 제물로 바치는 사건과 골고다의 십자가 사건은 우연이라 하기에는 너무 확실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를 우리는 “부활 사건의 유비”(아날로기아, ἀναλογί..

글모음/설교문 2021.01.17

소명 가운데 배려

2020.6.14 연중11주일(가해)_감사성찬례 설교 창세 18:1-15 _시편 116:1-2, 12-19_로마 5:1-8_마태 9:35-10:8(9-23) 소명 가운데 배려 채야고보 신부 (artist / 성공회 사제) 우리 입술의 모든 말과 마음의 묵상을 주님께서 받으시길 원합니다.(시편19:14 비교) 아멘. 하느님은 우리에게 소명을 주시지만 동시에 위로 또한 주십니다. 단순히 무엇을 하라고 명령만 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하느님께서 한 개인과 관계를 맺는 첫 단계에서 늘 소명을 주신다는 것을 우리는 성서를 통해 봅니다. 오늘 창세기 18장처럼 아브라함이 그러했고, 많은 판관들과 사무엘이 그러했으며, 다윗도 그러했습니다. 또한 예수님의 제자들과 사도 바울로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런데 이 소명을 잘 ..

글모음/설교문 2021.01.16

이별-승천, 그 새로운 시작

2020.5.24. 승천주일_설교 사도 1:1-11 / 시편 47 / 에페 1:15-23 / 루가 24:44-53 이별-승천, 그 새로운 시작 채야고보 신부 (artist / 성공회 사제) 저의 입술의 모든 말과 마음의 묵상이 주님 마음에 들게하소서.(시편19:14) 아멘. 이별에는 안타까움과 아쉬움, 그리고 슬픔에 대한 정서가 있습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우리에게 혹독한 아픔을 줍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히 함께하고 싶은 게 인간의 마음이기에 이별은 더욱 커다란 공허함을 우리에게 남깁니다. 그래서 이별의 아픔을 담은 대중음악이 우리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오늘 말씀드리려는 이별은 이러한 정서와는 많은 거리가 있습니다. 분명 제자들은 이미 십자가를 통해 예수님과 한..

글모음/설교문 2021.01.15

시간의 틈에서 스며 나오는 빛. 2020.12. 최선 작가 작품집에 부쳐

시간의 틈에서 스며 나오는 빛 급박하게 움직이고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한 개인은 늘 외딴섬에 고립된 듯 세상과 동떨어진 자신의 자아를 종종 발견하고 당황합니다. 나 혼자만 세상에 뒤쳐진 듯하고, 나 혼자만 세상에서 소외된 듯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각 개인 간에 소통이 더욱 원활해지는 것에 반비례하여 더욱더 소외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고립감과 고독을 벗어나 자신의 참 자아를 찾으려는 개인들의 노력은 다양한 취미 활동뿐만 아니라 명상 프로그램 그리고 기존 종교를 벗어나 개인의 신념에 귀의하는 ‘유사 종교 활동’으로 자신들의 관심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이 세상은 전통적으로 우리가 종교라고 부르는 시스템에 반응하기를 꺼려합니다. 지구 주변 궤도를 계속 맴돌기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