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9

“없는 것을 있게 만드시는 하느님”

2024.2.25. 나해_사순2주일 감사성찬례 창세 17:1-7, 15-16 / 시편 22:23-31 / 로마 4:13-25 / 마르 8:31-38 “없는 것을 있게 만드시는 하느님”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그는 죽은 자를 살리시고 없는 것을 있게 만드시는 하느님을 믿었던 것입니다. 로마 4:17 b 사도 바울로는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의 믿음을 보시고 그를 올바른 사람이라 인정하셨다고 합니다. 그 믿음이 지향하는 내용은 방금 읽어 드린 말씀입니다. “죽은 자를 살리시는 하느님”, “없는 것을 있게 만드시는 하느님”. 이를 다른 말로 하면 “엘 샤다이 אֵ ל ַׁשַׁדי” 즉 “전능하신 하느님”입니다. 이것이 아브라함이 야훼 하느님을 이해한 믿음입니다. 그는 하느님의 전능..

글모음/설교문 2024.02.25

“마침내 ~하게 되었다”

2023. 8.20. 가해_연중20주일 창세 45:1-15 / 시편 133 / 로마 11:1-2상, 29-32 / 마태 15:21-28 “마침내 ~하게 되었다”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오늘 전례 독서는 “반전 이야기”들로 가득합니다. 죽었다고 생각했던 효녀 심청이 ‘마침내’ 살아서 왕비가 되어 아버지를 만난 것처럼. 늘 선한 양심 때문에 가난에 찌들어 살던 흥부가 ‘마침내’ 제비의 도움으로 자신을 박대하던 놀부보다 더 큰 부자가 되었다는 이야기처럼. 트로이 전쟁의 영웅으로서 전쟁을 승리로 마치고 집으로 귀환하다 바다에서 난파되어 죽었다고 생각했던 오디세우스가 ‘마침내’ 20년이 지난 후에 아내 페넬로페와 재회하는 반전이야기처럼. 오늘 말씀들은 반전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

글모음/설교문 2023.08.20

“거룩한 설복 Divine Persuasion”

2023. 8.13. 가해_연중19주일 창세 37:1-4, 12-28 / 시편 105:1-7, 16-22, 45 / 로마 10:5-15 / 마태 14:22-33 “거룩한 설복 Divine Persuasion”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오늘 2 독서에서 사도 바울로는 구약성서를 예로 들어 믿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로가 여기서 사용한 믿음에 해당되는 헬라어 ‘피스티스πίστις’는 신약에서 224회가 사용되는데, 그중 바울서신서에만 무려 108회 정도가 사용됩니다. 그는 이 단어를 세 가지 의미에서 사용합니다. 하나는 복음서에서 예수께서 사용하신 것과 같은 회개의 핵심으로서의 믿음입니다. 하느님께로 돌아오는 것을 촉구하는 믿음이지요. 두 번째는 이방..

글모음/설교문 2023.08.13

“하느님의 양자”

2023. 7.23. 가해_연중16주일 창세 28:10-19상 / 시편 139:1-12, 23-24 / 로마 8:12-25 / 마태 13:24-30, 36-43 “하느님의 양자”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사도 바울로는 로마서 7장에서 육신의 연약함으로 계속해서 죄를 짓는 인간의 실존에 대해 말하면서 “누가 이 죽음의 몸에서 나를 구원하겠습니까?”(로마 7:24)라고 한탄을 합니다. 그리고 오늘 읽은 2 독서 앞부분에 이에 대한 답을 합니다. 이것이 지난 주일 읽은 연중 15주일 2 독서의 말씀이었습니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곧 하느님께서는 죄를 속하여 주시려고, 자기의 아들을 죄된 육신을 지닌 모습으로 보내셔서, 육신에다 죄를 정하셨습니다.” 로마 8:4 (표..

글모음/설교문 2023.07.23

“그리스도인의 존재감”

2023. 6. 25. 가해_연중12주일 창세 21:8-21 / 시편 86:1-10, 16-17 / 로마 6:1-11 / 마태 10:24-39 “그리스도인의 존재감”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법이 생겨서 범죄는 늘어났지만 죄가 많은 곳에는 은총도 풍성하게 내렸습니다.” (로마 5:20) 사도 바울로는 방금 읽어드린 말씀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하여 오늘 로마서 6장에서 이에 대한 보충설명을 합니다. 은총을 더욱 더하기 위해 범죄를 저질러도 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로마교회에 있을 것을 상정하고 이에 대한 반론을 전개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리스도와 하나의 실존을 공유하는, 즉 그리스도와 운명공동체인 그리스도인은 결코 그럴 수 없다고 단정합니다. 그 이유는 ..

글모음/설교문 2023.06.24

희망의 상실 시대

2023. 6. 18. 가해_연중11주일 창세 18:1-15 / 시편 116:1-2, 12-19 / 로마 5:1-8 / 마태 9:35-10:23 “희망의 상실 시대”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그러나 인생이 살 만한 가치가 없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따지고 보면 서른 살에 죽느냐 예순 살에 죽느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나도 모르는 바 아니었다. 둘 중 어떤 경우가 됐든 당연히 다른 남자들과 다른 여자들은 살아갈 것이고, 수천 년 동안 그럴 것이다. 요컨대 이보다 더 명백한 것은 없다. 지금이건 이십 년 후건 언제나 죽는 것은 바로 나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중에서] 교통사고로 삶을 마감한 알제리 출신의 프랑스인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은 주인공 ..

글모음/설교문 2023.06.18

“부활 그리고 믿음”

2023. 4. 16.가해_부활2주일 사도 2:14상, 22-32 / 시편 16 / 1베드 1:3-9 / 요한 20:19-31 “부활 그리고 믿음”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이 책을 쓴 목적은 다만 사람들이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며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믿고πίστις, 또 그렇게 믿어서 주님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요한 20:30-31 요한복음 기자는 이 복음서를 쓴 목적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그것은 요한복음 공동체가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이해한 핵심입니다. 예수께서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믿는 것이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그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는 것을 믿는 것입니다. 결국 모두 믿음으로 귀결됩니다. 그리스도를 믿고 또 그가 우리에게 생명 주심을 믿는 것..

글모음/설교문 2023.04.16

복음 전도

2022.10.18. 연중 29주 화요일 / 성 루가 축일 (성직자 연피정 여는 예배 설교) 이사 35:3-6 / 시편 147:1-7 / 2디모 4:5-17 / 루가 10:1-9 “복음 전도”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오늘 본문은 루가복음에만 나오는 ‘루가의 특수 자료’입니다. 공동 복음서가 공통적으로 기록한 ‘열두 제자의 파견’ 이야기를 루가는 루가복음 9장에 배치하고, 오늘 10장에서는 ‘일흔두 제자의 파견’ 이야기를 덧붙입니다. 성 베다는 각각의 파견 이야기를 ‘열두 제자의 파견’은 주교직의 사명을 명시한 것이고, ‘일흔두 제자의 파견’은 우리와 같은 ‘평사제’의 사명에 대해 말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주교직의 사명’이든 ‘평사제의 사명’이든 이 두 이야기에는 세 가지..

글모음/설교문 2022.10.30

“재물과 확증편향”

2022.9.25. 연중 26주일 예레 32:1-3상, 6-15 / 시편 91:1-6, 14-16 / 1디모 6:6-19 / 루가 16:19-31 “재물과 확증편향”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우리는 지난주에 이어 오늘도 루가복음 16장을 전례독서로 묵상합니다. 특히 오늘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루가복음 16장 전체의 주제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을 이해하는 데 중심이 되는 말씀을 먼저 읽어 드리겠습니다. 지난주에 읽었던 본문 중 하나입니다. "한 종이 두 주인을 섬길 수는 없다. 한 편을 미워하고 다른 편을 사랑하거나 또는 한 편을 존중하고 다른 편을 업신여기게 마련이다.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는 없다.” 돈을 좋아하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이 모든 말..

글모음/설교문 2022.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