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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건의 자리”_2024.11.3. 나해_모든 성인의 날/연중31주일

2024.11.3. 나해_모든 성인의 날/연중31주일이사 25:6-9 / 시편 24 / 묵시 21:1-6상 / 요한 11:32-44 “경건의 자리”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우리의 전례력은 그리스도를 통한 하느님의 구원 계획의 실현에 초점을 맞추어 성서의 서사들을 시각적으로 전례화했습니다. 이러한 전례력을 따라가는 것은 정확하게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 부활과 승천 그리고 재림과 최후 심판이라는 일련의 역사로의 초대입니다. 마지막 때에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들, 산 자와 죽은 자들이 부활할 것을 묵시문학은 예언하고 있습니다. 그런 후에 수고하고 고생한 모든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위로와 하느님의 영원한 현존이 인간과 함께함을 선포합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전례력의 끝인 1..

글모음/설교문 2024.11.03

“그리스도의 용사들”_2024.11.2. 나해_토_모든 별세자의 날/제주우정교회 설립 22주년

2024.11.2. 나해_토_모든 별세자의 날/ 제주우정교회 설립 22주년지혜 3:1-9 / 시편 23 / 로마 5:5-11 / 요한 5:19-25 “그리스도의 용사들”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22년 전 당시 신부이셨던 박동신 오네시모 주교님께서 가정 교회로 시작한 제주교회가 이제 스물두 살이란 어엿한 청년이 됐습니다. 당시에 제주기독선교회관을 빌려서 설립예배를 드렸고 “제주교회”라는 이름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3번에 걸친 예배처소의 이사 후에 이렇게 영구터전을 잡은 지 이제 2년이 넘었습니다. 작년 9월 19일에 축성식도 가졌습니다. 제주우정교회 설립 21년 만이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분들의 기도가 있었고 또한 많은 분들의 헌신이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 대부분의 이전 ..

글모음/설교문 2024.11.03

“중재자(仲裁者)의 자리”_2024.10.27. 나해_연중30주일

2024.10.27. 나해_연중30주일욥기 42:1-6, 10-17 / 시편 34:1-8(19-22) / 히브 7:23-28 / 마르 10:46-52 “중재자(仲裁者)의 자리”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모든 존재에는 존재의 자리가 있다고 지난주 설교에서 말씀드렸습니다. 그것은 존재가 이 세상에 실존하는 양태입니다.오늘은 우리 그리스도인이 이 세상과 관계하는 형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시작과 끝이 있는 존재가 있습니다. 이를 우리는 유한한 존재라고 합니다. 이러한 존재는 원인과 결과라는 인과율의 법칙에 의해 존재합니다. 그러나 시작과 끝이 없고 원인도 없는 존재가 있습니다. 이를 우리는 무한한 존재, 무한자, 또는 초월자라고 명합니다. 무한한 존재는 오직 자기 스..

글모음/설교문 2024.10.27

“존재의 자리_부여된 자리”_2024.10.20. 나해_연중29주일

2024.10.20. 나해_연중29주일욥기 38:1-7,(34-41) / 시편 104:1-9, 24, 35하 / 히브 5:1-10 / 마르 10:35-45 “존재의 자리_부여된 자리”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오늘 복음서 말씀은 제베대오의 두 아들이 자신들이 앉을자리를 예수께 간청하는 이야기입니다. 욥기와 시편은 모든 피조물들에게 ‘존재의 자리’를 부여하신 분이 누구신지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히브리서는 예수 그리스도께 부여된 '존재의 자리’가 과연 어떤 것인지 말해줍니다. 존재의 자리는 카오스적인 혼란이 아니라 질서와 위계가 있는 코스모스와 관련된 말입니다. 모든 피조세계의 존재들에게는 각자의 자리가 있습니다. 자신의 자리가 없는 존재는 도태되거나 사라집니다. 태양계에는 ..

글모음/설교문 2024.10.20

“청렴결백(淸廉潔白)”_2024.10.13. 나해_연중28주일

2024.10.13. 나해_연중28주일욥기 23:1-9, 16-17 / 시편 22:1-15 / 히브 4:12-16 / 마르 10:17-31 “청렴결백(淸廉潔白)”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청렴결백(淸廉潔白)”고리타분하게 들리는 고사성어이지만, 요즘처럼 부정과 부패와 거짓말이 난무한 시대에 이 말이 우리에게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말의 뜻을 살펴보는 것으로 설교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청렴”이란, 여러분이 아시는 대로, “성품과 행실이 맑고 깨끗하며 재물 따위를 탐하는 마음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기업은 재정 투명성을 논하고, 정부는 ‘김영란법’과 같은 법을 제정하여 공직자의 청렴성을 높여 국민의 신뢰를 얻으려 합니다. 그러나 우리..

카테고리 없음 2024.10.13

“그는 여전하지 않느냐?”_2024.10.6. 나해_연중27주일 (성 피데스)

2024.10.6. 나해_연중27주일 (성 피데스)욥기 1:1, 2:1-10 / 시편 26 / 히브 1:1-4, 2:5-12 / 마르 10:2-16 “그는 여전하지 않느냐?”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나 오늘이나 또 영원히 변하지 않으시는 분입니다.” 히브 13:8 양은 냄비는 열전도율이 높아 빨리 끓지만 반면 빨리 식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냄비근성”이란 말도 있습니다. 이 말은 대중 심리와 관련하여 어떤 일에 대해 지속성이 없이 금방 관심이 식어 버리는 현상을 빗댄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 한국 사람들은 우리 자신을 비하하여 “냄비근성”이라고 종종 말하곤 합니다. 흥미 있는 일에 벌떼처럼 달려들었다가도 관심이 떨어지면 이내 열정이 식어버리는 근..

글모음/설교문 2024.10.06

“진리에 대한 전유專有”_2024.9.29.나해_성 미카엘과 모든 천사들(연중26주일)_대한성공회 설립(1890)

2024.9.29.나해_성 미카엘과 모든 천사들(연중26주일)_대한성공회 설립(1890)창세 28:10-17 / 시편 103:19-22 / 묵시 12:7-12 / 요한 1:47-51 “진리에 대한 전유專有”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지금으로부터 134년 전 물 다르고 낯선 이국 땅에 성공회 선교를 위해 이곳 한국 땅에 오신 분이 대한성공회 1대 주교이신 존 코프 주교님이십니다. 그는 한국으로 오시기 1년 전인 1889년 11월 1일 모든 성인의 날에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캔터베리 대주교로부터 조선의 초대 주교로 성품을 받았습니다. 영국의 식민지도 아닌 동아시아의 변방인 조선에 선교를 한다는 것이 당시에도 매우 이례적인 행보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20년간 해군군종사제로..

글모음/설교문 2024.09.29

“죽음을 삼킨 영원성”_2024.9.27.금_나해_故 김윤주 마르타 사제회장 장례성찬례

2024.9.27.금_나해_故 김윤주 마르타 사제회장 장례성찬례2고린 4:16-5:9 / 시편 46 / 요한 6:37-40 “죽음을 삼킨 영원성”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故 김윤주 마르타 사제회장 장례성찬례”설교문을 준비하면서 이렇게 타이핑을 치고 나니 눈물이 앞을 가려 한 동안 먹먹했습니다. 제발 마르타님의 장례예식을 제가 집전하는 날이 오지 않게 해달라고 3년 동안 하느님께 기도했는데 결국 그러한 날이 왔구나 생각하니 갑자기 서러운 물결이 마음을 휘젓고 지나갔습니다. 저로서는 마르타 사제회장과 함께한 3년이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함께 기도하며 제주우정성당 자리를 알아보러 다닌 일, 맛있는 것만 발견하면 “신부님, 이거 좀 드세요”하며 성당 문을 들어..

글모음/설교문 2024.09.28

“정해진 시간, 정해진 날”_2024.9.17. 연중24주간_화_추석별세기념성찬례_설교문

2024.9.17. 연중24주간_화_추석별세기념성찬례요엘 2:21-24, 26 / 시편 104:13-15 / 1요한 3:17-18 / 마태 25:34-40 “정해진 시간, 정해진 날”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저는 주일이 성큼 다가오는데 설교 준비를 제대로 못했을 때 강한 강박증을 느낍니다. 그럴 때는 꿈을 종종 꾸는데 예배를 제대로 준비 못해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허둥대는 제 모습을 보는 꿈입니다. 과거 학창 시절에 시험날이 다가오는데 제대로 시험 준비를 못했을 때 느끼는 강박과 유사합니다. 이렇게 사람들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준비 못할 때 심한 강박과 초조함을 느낍니다. 미리 잘 준비해도 정해진 날이 다가오면 긴장하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이와 같이 ..

글모음/설교문 2024.09.17

“하나의 일, 하나의 의지”_2024. 9.15. 나해_창조절 3주일_연중24주일

2024. 9.15. 나해_창조절 3주일_연중24주일 잠언 1:20-33 / 시편 19 / 야고 3:1-12 / 마르 8:27-38  “하나의 일, 하나의 의지”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하느님과 세상을 똑같이 사랑하는 것은 하느님도 세상도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위-클레멘스  하나의 일에는 하나의 의지가 작동하게 됩니다. 행위에 의지가 둘 또는 셋이라면 어떠한 행동과 행위도 제대로 될리 만무합니다. 만약 하느님의 의지가 하나의 일에 여렷 작동한다면 그것은 혼란을 의미합니다. 인간사의 일도 이와같습니다. 송나라의 주희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陽氣發處 金石亦透(양기발처 금석역투)양기가 발하는 곳이면 쇠와 돌도 뚫을 수 있다.精神一到 何事不成(정신일도 하사불성)” ..

글모음/설교문 2024.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