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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애의 눈물”_2025.4.6. 다해_사순5주일

2025.4.6. 다해_사순5주일이사 43:16-21 / 시편 126 / 필립 3:4하-14 / 요한 12:1-8 “비애의 눈물”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옛날 이스라엘은 식사 전에 손님에게 물과 기름을 주든지 아니면 종을 시켜 손님의 발을 씻기고 기름을 발라주는 관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배경을 가진 “도유사화”는 복음서들이 각각 다르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전승에 의하면 도유사화는 두 가지 버전으로 전승된 것 같습니다. 하나는 마르코의 것이고, 다른 하나는 루가의 것입니다. 마르코의 전승은 예수의 수난과 이 이야기를 연결한 것이고, 루가의 전승은 회개와 죄 사함을 이 이야기와 연결한 것입니다. 혼합형은 오늘 읽은 요한복음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기록된 마르..

글모음/설교문 2025.04.06

“하느님을 등진 사람”_2025.3.30. 다해_사순4주일

2025.3.30. 다해_사순4주일여호 5:9-12 / 시편 32 / 2고린 5:16-21 / 루가 15:1-3, 11하-32 “하느님을 등진 사람”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오늘 복음서 말씀은 모두가 잘 아는 돌아온 탕자의 이야기입니다. 아버지의 뜻을 어기고 방탕한 삶을 살던 작은아들이 종국에는 뉘우치고 아버지의 품으로 돌아와서 행복하게 살았다는 고대 근동 반전드라마 형식의 이야기입니다. 물론 이 이야기는 루가가 채집한 특수 자료로 다른 복음서에는 없는 내용입니다. 다른 복음사가보다 루가는 예수사건을 “하느님의 구원 사건”으로 본 사람입니다. 그는 이러한 반전 드라마의 형식을 통해 ‘하느님의 구원’이 무엇인지를 말하고자 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죄가 무엇인지, 회개가 무엇..

글모음/설교문 2025.03.30

“죄와 회개”_2025.3.23. 다해_사순3주일

2025.3.23. 다해_사순3주일이사 55:1-9 / 시편 63:1-8 / 1고린 10:1-13 / 루가 13:1-9 “죄와 회개”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성서의 처음에 나오는 창세기는 하느님의 창조이야기로 시작해서 인간의 타락에 대한 이야기로 곧바로 이어집니다. 아담과 하와의 배신으로 비롯된 “에덴을 잃은 경험”은 모든 인간 관계의 단절에 대한 메타포입니다. 모든 관계에는 상호 신뢰가 전제됩니다. 모든 인간의 관계가 성문화된 계약은 아니지만 일종의 계약처럼 구속력을 가집니다. 부모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자식을 돌볼 의무를 느낍니다. 이는 누가 가르쳐준 것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또는 인간 안에 선재해 있는 본능으로 압니다. 자녀도 나면서부터 부모를 의지합니다. 때론 너..

글모음/설교문 2025.03.23

“십자가의 원수 대 하늘의 시민”_2025.3.16. 다해_사순2주일

2025.3.16. 다해_사순2주일창세 15:1-2, 17-18 / 시편 27 / 필립 3:17-35 / 루가 13:31-35 “십자가의 원수 대 하늘의 시민”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원수가 되어 살고 있습니다.” 필립 3:18 이 놀라운 사도 바울로의 말은 아마도 이 서신을 받은 당시의 필립비교회나 오늘날의 교회에 커다란 경종을 울리는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순절이 되어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되는 이 시기에 이러한 말씀이 제게도 다른 때보다 더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저 자신에게 먼저 질문한 것이 “나는 십자가의 원수인가?”라는 질문입니다. 사도 바울로가 이 말을 한 뉘앙스를 살펴보면 이 십자가의 원수가 된 사람들..

글모음/설교문 2025.03.16

“마음의 자리, 유혹의 자리”_2025.3.9. 다해_사순1주일

2025.3.9. 다해_사순1주일신명 26:1-11 / 시편 91:1-2, 9-16 / 로마 10:8-13 / 루가 4:1-13 “마음의 자리, 유혹의 자리”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같은 주님께서 만민의 주님이 되시고 당신의 이름을 부르며 찾는 모든 사람에게 풍성한 복을 내리십니다.” 로마 10:12 오늘 사도 바울로는 모든 사람들, 남녀노소, 인종과 신분의 차별 없이 주님을 찾고 그분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에게 하느님께서 “풍성한 복”을 내리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풍성한 복을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모두가 복을 받고 잘 먹고 잘살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러한 복을 갈구하며 열심히 기도도 하고 열심히 일도 하는 것입니다. 물론 기복신..

글모음/설교문 2025.03.09

“위선과 회개”_2025.3.5. 다해_재의 수요일 감사성찬례 설교문

2025.3.5. 다해_재의 수요일이사 58:1-12 / 시편 51:1-18 / 2고린 5:20하-6:10 / 마태 6:1-6, 16-21 “위선과 회개”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마치 옳은 일을 해 온 백성이기나 하듯이, 자기 신의 법을 어기지 않은 백성이기나 하듯이,” 이사 58:2  구약시대에 유대인들은 단식이 속죄일의 의무였지만, 국난이나 특별한 위기 상항에서도 재를 뒤집어쓰고 단식하곤 했습니다. 유대인이나 그리스도인이 단식한다는 것은 단순히 육신과 정신의 수행이나, 자신의 헌신을 신께 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철저히 회개의 의미가 있습니다. 단식은 자신을 낮춰 회개하고,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를 구하는 행위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다른 종교에서는 인간 육신의 욕정을..

글모음/설교문 2025.03.05

“사악한 보물 창고”_2025.3.2. 다해_연중8주일_설교문

2025.3.2. 다해_연중8주일이사 55:10-13 / 시편 92:1-4, 12-15 / 1고린 15:51-58 / 루가 9:39-49 “사악한 보물 창고”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그런데 입에서 나오는 것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인데 바로 그것이 사람을 더럽힌다.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살인, 간음, 음란, 도둑질, 거짓 증언, 모독과 같은 여러 가지 악한 생각들이다. 이런 것들이 사람을 더럽히는 것이지 손을 씻지 않고 먹는 것이 사람을 더럽히는 것이 아니다.” 마태 15:18~20 마태오복음 15장에서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이 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먹는 예수의 제자들을 비난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자신들의 전통인 “정결례”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방금 읽..

글모음/설교문 2025.03.04

“사랑의 자리”_2025.2.23. 다해_연중7주일

2025.2.23. 다해_연중7주일창세 45:3-11, 15 / 시편 37:1-11, 39-40 / 1고린 15:35-38, 42-50 / 루가 6:27-38 “사랑의 자리”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기억이 사라지는데 행복은 무슨 소용이고 사랑은 또 뭐야.. 나한테 잘해줄 필요 없어! 나 다 까먹을 텐데..” 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 중 수진의 대사 2004년에 개봉한 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에서 여자 주인공 수진이 한 대사입니다. 제가 기억하는 몇 안 되는 로맨스 드라마입니다. 일본 드라마를 모티브로 해서 만든 영화인데 영화가 성공하니 일본으로 다시 역 수출되어 일본에서도 화제가 됐던 영화입니다. 특히 배우 손예진이 ‘수진’ 역으로, 배우 정우성이 ‘철수’ 역..

글모음/설교문 2025.02.23

“복(福)”_2025.2.16. 다해_연중6주일

2025.2.16. 다해_연중6주일예레 17:5-10 / 시편 1 / 1고린 15:12-20 / 루가 6:17-26 “복(福)”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복 福”의 한자 의미를 찾아보면 ‘시(示)’ 변에 ‘복(畐)’ 자가 합쳐진 단어입니다. ‘시’는 하늘[天]이 사람에게 내려서 나타낸다는 신의(神意)의 상형문자이고, ‘복’은 허리 부분이 불룩하게 나온 단지의 상형문자입니다. 이는 사람의 힘에 의함이 아니라 하늘이 부어준 어떤 힘에 의해 충만해짐을 뜻합니다. 인간의 힘을 초월한 운수와 오붓하고 넉넉함이 가득하다는 뜻입니다. 한마디로 은총을 가득 받아 충만하게 배가 부른 상태입니다. 이러한 복은 인간의 힘만으로 될 수 없다는 것을 전제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늘 복을 추구하게..

글모음/설교문 2025.02.16

“죽음 보다 강한 사랑”_2025.2.2. 다해_주님의 봉헌 축일_연중4주일

2025.2.2. 다해_주님의 봉헌 축일_연중4주일말라 3:1-5 / 시편 24:(1-6)7-10 / 히브 2:11-18 / 루가 2:22-40 “죽음 보다 강한 사랑”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주님의 봉헌 축일”은 루가복음의 전승에 따라 예수의 부모가 아기 예수님을 성전에 봉헌한 날을 기념하는 축일입니다. 성탄절로부터 40일이 되는 오늘, 보이지 않는 하느님이 인간에게 자신을 드러내신 공현 사건을 기념하는 절기가 완전히 마무리됩니다. 레위기 12장에 의하면 산모는 남자 아기가 할례를 받은 날로부터 33일째 되는 날에 자신의 부정을 벗기기 위하여 “정결례”를 해야 했습니다. (여아의 산모일 경우는 80일 후) 일 년 된 양 한 마리 또는 비둘기를 번제와 속죄 제물로 바..

글모음/설교문 2025.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