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모음 341

겸손한 기도

2022.10.23. 연중30주일 요엘 2:23-3:5 / 시편 65 / 2디모 4:6-8, 16-18 / 루가 18:9-14 “겸손한 기도”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지난주에 우리는 ‘끈질긴 기도’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오늘은 이어서 ‘겸손한 기도’에 대해 루가복음은 말하고 있습니다. 루가는 ‘기도’에 관해서는 다른 복음사가보다 매우 구체적인 경험과 개념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는 예수님의 말씀 중 ‘끈질긴 기도’와 ‘겸손한 기도’를 연속해서 편집함으로 참다운 기도에 대해 정리를 했습니다. 물론 오늘 본문도 루가복음에만 나오는 루가의 특수자료입니다. 루가가 이 두 전승을 이어서 배치를 한 것은‘끈질긴 기도’가 빠질 수 있는 위험과 유혹을 ‘겸손한 기도’로 ..

글모음/설교문 2022.10.30

복음 전도

2022.10.18. 연중 29주 화요일 / 성 루가 축일 (성직자 연피정 여는 예배 설교) 이사 35:3-6 / 시편 147:1-7 / 2디모 4:5-17 / 루가 10:1-9 “복음 전도”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오늘 본문은 루가복음에만 나오는 ‘루가의 특수 자료’입니다. 공동 복음서가 공통적으로 기록한 ‘열두 제자의 파견’ 이야기를 루가는 루가복음 9장에 배치하고, 오늘 10장에서는 ‘일흔두 제자의 파견’ 이야기를 덧붙입니다. 성 베다는 각각의 파견 이야기를 ‘열두 제자의 파견’은 주교직의 사명을 명시한 것이고, ‘일흔두 제자의 파견’은 우리와 같은 ‘평사제’의 사명에 대해 말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주교직의 사명’이든 ‘평사제의 사명’이든 이 두 이야기에는 세 가지..

글모음/설교문 2022.10.30

끈질긴 기도

2022.10.16. 연중 29주일 예레 31:27-34 / 시편 119:97-104 / 2디모 3:14-4:5 / 루가 18:1-8 “끈질긴 기도”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오늘 본문은 두 가지 관점에 따라 제목이 달라질 수 있는 본문입니다. 끈질기게 졸라대는 과부에게 초점을 맞추면 “끈질긴 과부의 비유”가 되고, 하느님도 사람도 두려워 않는 재판관에게 초점을 맞추면 “불의한 재판관의 비유”가 됩니다. 원래 이 이야기는 2절에서 6절까지가 원래 전승 자료입니다. ‘끈질긴 기도’에 대해 언급한 1절과 ‘사람의 아들의 재림’에 대해 언급한 8절은 아마도 루가가 덧붙인 것으로 보입니다. ‘끈질긴 기도’에 대한 말씀은 루가복음 11장에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루가는 ‘하느님 나라의..

글모음/설교문 2022.10.30

“바다에 심긴 나무: 믿음의 역설”

2022.10.2. 연중 27주일 애가 1:1-6 / 시편 137 / 2디모 1:1-14 / 루가 17:5-10 “바다에 심긴 나무: 믿음의 역설”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오늘 읽은 본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앞에 어떤 말씀을 주님께서 언급하셨는지를 먼저 살펴야 합니다. 오늘 읽지 않은 17장 1-3절 말씀은 ‘남을 죄짓게 만들지 말라’는 메시지이고, 그다음은 3-4절에 ‘용서’에 관한 말씀입니다. 남을 시험 들게 말고, 만약 타인이 용서를 구하면 무조건 용서하라는 메시지입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남이 용서를 구하면 세 번까지는 용서해주라 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완전수를 사용하여 하루 일곱 번이라도 용서해주라고 하십니다. 마태오는 이를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

글모음/설교문 2022.10.02

“재물과 확증편향”

2022.9.25. 연중 26주일 예레 32:1-3상, 6-15 / 시편 91:1-6, 14-16 / 1디모 6:6-19 / 루가 16:19-31 “재물과 확증편향”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우리는 지난주에 이어 오늘도 루가복음 16장을 전례독서로 묵상합니다. 특히 오늘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루가복음 16장 전체의 주제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을 이해하는 데 중심이 되는 말씀을 먼저 읽어 드리겠습니다. 지난주에 읽었던 본문 중 하나입니다. "한 종이 두 주인을 섬길 수는 없다. 한 편을 미워하고 다른 편을 사랑하거나 또는 한 편을 존중하고 다른 편을 업신여기게 마련이다.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는 없다.” 돈을 좋아하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이 모든 말..

글모음/설교문 2022.09.25

“민첩한 결단과 회개”

2022.9.18. 연중 25주일 예레 8:18-23 / 시편 79:1-9 / 1디모 2:1-7 / 루가 16:1-13 “민첩한 결단과 회개”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오늘 말씀 중 첫째 이야기와 두 번째 것은 루가의 특수자료입니다. 전부 하나의 출처가 아닌 유사한 주제 때문에 하나로 묶여 편집된 것입니다. 첫째 이야기는 ‘약은 청지기 이야기’, 두 번째 것은 ‘재물의 올바른 이용’, 세 번째는 마태오복음에도 병행구가 나오는 “하느님이냐 재물이냐”(마태오 6:24)라는 선택의 메시지입니다. 아마도 세 번째 메시지는 예수어록을 그 출처로 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이야기 형식이 갖춰있고, 나머지 두 개는 ‘단절어’들을 묶어 놓은 집성문 형식입니다. 이 셋을 하나로 묶는..

글모음/설교문 2022.09.18

“하나가 전체를, 전체가 하나를…”

2022.9.11. 연중 24주일 예레 4:11-12, 22-28 / 시편 14 / 1디모 1:12-17 / 루가 15:1-10 “하나가 전체를, 전체가 하나를…”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루가복음 15장에는 “잃은 양의 비유”, “잃은 은전의 비유”, “잃은 아들의 비유(돌아온 탕자의 비유)”가 연속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잃은 아들의 비유”는 루가복음에만 나오는 “루가의 특수자료”이고, 앞의 두 가지 비유는 “예수 어록”을 출처로 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 중 가장 역사적 예수에게로 소급되는 비유는 아마도 “잃은 양의 비유”일 겁니다. 물론 학자들마다 차이는 있지만, “잃은 은전의 비유”를 추가하여 “이중비유”로 보는 경향도 있..

글모음/설교문 2022.09.11

“기억의 예배: 작별하지 않는 기억”

2022.9.10. 연중23주_추석별세기념성찬례 요엘 2:21-24, 26 / 시편 104:13-15 / 1요한 3:17-18 / 마태 25:34-40 “기억의 예배: 작별하지 않는 기억”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겠고, 또 살아서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요한 11:26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라는 소설을 읽으신 분이 계실 겁니다. 저는 그 소설을 읽는 내내 제목의 의미가 궁금해서 책을 쉽게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작별하지 않는다”라는 뜻은 “작별인사만 하지 않은 걸까? 아니면 작별을 하지 않는 걸까?” “작별을 미루는 걸까? 아니면 작별이 현재 진행 중일까?” “작별은 했는데 아직 마음에 떠나보내지 못한 것일까? 아..

글모음/설교문 2022.09.10

“그리스도의 제자도: 갇힌 몸”

2022.9.4. 연중 23주일 _ 여성선교주일 _ 성 대 그레고리(로마의 주교, 604년) 예레 18:1-11 / 시편 139:1-6, 13-18 / 필레 1:1-21 / 루가 14:25-33 “그리스도의 제자도: 갇힌 몸”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여러분은 자유합니까? 아니면 갇힌 몸입니까? 만약 여러분이 뭔가에 집착하고 붙들려 있다면 그것이 곧 갇힌 상태입니다. 일에 붙들려 있습니까? 그러면 일에 갇힌 것입니다. 자녀에게 붙들려 있습니까? 그러면 자녀에게 갇힌 몸입니다. 돈에 집착합니까? 그러면 돈에 갇힌 것입니다. 80,90년대에 서울 지하철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문을 봤습니다. 물론 ‘선데이서울’ 같은 주간지나, 스포츠신문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연예계와 스포츠 소..

글모음/설교문 2022.09.04

“공간의 얼굴: 공간의 위계(位階)”- 청주산남교회 전례공간 워크샵 설교

2022.8.22. 연중22주일 _히포의 어거스틴(주교, 430년) / 대한성공회 청주산남교회 전례공간 워크샵 예레 2:4-13 / 시편 81:1, 10-16 / 히브 13:1-8, 15-16 / 루가 14:1, 7-14 “공간의 얼굴: 공간의 위계(位階)”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제주교회 사제관에는 매일 아침저녁으로 옆집 고양이가 밥을 달라고 방문을 합니다. 그런데 그 고양이가 가끔 신발장 위나 성당 안내 테이블 위같이 높은 곳에 올라가는 바람에 종종 소란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좁은 그곳에 어떻게 올라가 앉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그럴 때는 아마도 경쟁자가 나타났거나 경계를 해야 하는 상황이 있을 때 그런 것 같습니다. 자신에게 좀 더 안전한 곳, 자신에게 좀 더 유리한..

글모음/설교문 2022.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