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모음/설교문 217

“영원성에 대한 정열”

2022.8.14. 연중20주일 예레 23:23-29 / 시편 80:1-2, 8-9 / 히브 11:29-12:2 / 루가 12:49-56 “영원성에 대한 정열”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오늘 말씀은 여러 개의 단절어들로 구성된 말씀입니다. 그래서 이 말씀을 어떤 상황에서 주님께서 발설하셨을지 추측하기가 매우 힘듭니다. 상황에 대한 묘사가 전혀 없이 전승된 자료들이기 때문입니다. 앞뒤 맥락이 다 빠졌기 때문에 말씀의 진의를 빗나갈 위험이 있습니다. 루가는 이러한 단절어들을 ‘종말론적인’ 관점에서 여기에 모아 놓았습니다. 세부적으로 갈라 보면 4개 정도로 나눌 수 있습니다. 49절, 50절, 51절에서 53절, 54절에서 56절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단절어들을, 쉽지는 않지..

글모음/설교문 2022.08.13

"영원한 순간"

2022.8.7. 주님의 변모 축일/연중19주일 다니 7:9-10, 13-14 / 시편 97 / 2베드 1:16-19 / 루가 9:28-36 “영원한 순간”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공관복음서는 모두 ‘주님의 변모 사건’을 ‘첫 번째 수난 예고 이야기’ 다음에 배치를 했습니다. 그리고 마태오와 루가 모두 마르코복음을 참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 편집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베드로의 첫 번째 그리스도 고백’이 나오고, 그다음에 ‘첫 번째 수난 예고’가 나옵니다. 그다음이 오늘 이야기인 ‘주님의 변모 사건’입니다. 이런 편집 관점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주님께서는 ‘성육신하신 그리스도이시다’라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그리스도는 이스라엘을 구원..

글모음/설교문 2022.08.07

“욕망의 다른 이름: 유사 전능감에 대한 경계”

2022.7.31. 연중18주일 호세 11:1-11 / 시편 107:1-9, 43 / 골로 3:1-11 / 루가 12:13-21 “욕망의 다른 이름: 유사 전능감에 대한 경계”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오늘 말씀은 ‘루가의 특수자료’로 구성된 상황어 구문입니다. ‘상황어’는 단절어 형식으로 전승된 자료에 상황을 추가하여 구성된 문장이나 이야기를 말합니다. 아마도 두 개의 이야기를 이어 붙인 것으로 보입니다. 첫 번째는 “재산분배에 대한 요청 이야기”이고, 두 번째는 “어리석은 부자의 이야기”입니다. 둘 다 재산과 물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 주제면에서 유사합니다. 그러나 연결에 어색함 또한 있습니다. 재산상속과 관련된 이야기에서 갑자기 물질에 대한 경계로 내용이 급전환하는 ..

글모음/설교문 2022.07.31

"궁극적 선택" (사랑의 이중 계명 2)

2022.7.17. 연중 16주일 아모 8:1-12 / 시편 52 / 골로 1:15-28 / 루가 10:38-42 “궁극적 선택” (사랑의 이중 계명 2)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그리스도를 모르는 자는 율법도 모릅니다. 율법이 진리를 선포할진대, ‘진리’를 모르는 자가 어떻게 율법을 알겠습니까?” (성 암브로시오) 지난주 설교에서 우리는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여라(레위 19:18)”는 말씀에 대한 해석으로 우리의 이웃이 누구인지 살펴봤습니다. 오늘은 사랑의 이중 계명 중 첫 번째 부분과 관련된 말씀입니다. 루가는 ‘사랑의 이중 계명’에 대한 설명으로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와 ‘마리아와 마르타의 이야기’를 각각 덧붙였습니다. 이를 통해 ‘사랑의 이중 계명’이 어..

글모음/설교문 2022.07.23

“ ‘온전한’ 그리스도인” (사랑의 이중 계명 1)

2022.7.10. 연중 15주일 아모 7:7-17 / 시편 82 / 골로 1:1-14 / 루가 10:25-37 “ ‘온전한’ 그리스도인” (사랑의 이중 계명 1)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사제, Artist “언제까지 너희는 불공평한 재판을 하려는가? 언제까지 악인에게 편들려는가? 약한 자와 고아를 보살펴 주고 없는 이와 구차한 이들의 권리를 찾아 주며, 가난한 자와 약자들을 풀어 주어라. 악인의 손에서 구해주어라.” (시편 82:2-4) 지난주 설교에서 ‘사랑의 이중 계명’에 대해 잠깐 언급을 했었는데, 오늘 말씀이 이에 대한 말씀입니다. 이 말씀에 대한 해석을 루가는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와 “마르타와 마리아 이야기” 둘로 나눠 기록했습니다.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는 ‘사랑의..

글모음/설교문 2022.07.10

“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희는 걱정하지 마라!”

2022.7.3. 맥추감사주일 / 연중 14주일 신명 8:1-4 / 시편 119:33-48 / 히브 11:32-40 / 마태 6: 25-34 “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희는 걱정하지 마라!”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사제, Artist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는 없다. 한 편을 미워하고 다른 편을 사랑하거나 한 편을 존중하고 다른 편을 업신여기게 된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아울러 섬길 수 없다.” (마태 6:24) 맥추감사주일 성서정과에는 방금 읽은 부분이 빠져 있지만, 사실 오늘 읽은 복음서는 제가 방금 읽어드린 마태오복음 6장 24절에 대한 추가 설명과 결론 부분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서 말씀은 “διά”라는 헬라어 전치사로 시작합니다. ‘디아’는 전치사로 사용할 때 ‘~를 ..

글모음/설교문 2022.07.03

제자도의 조건

2022.6.26. 연중 13주일 열왕하 2:1-2, 6-15 / 시편 77:1-2, 11-20 / 갈라 5:1, 13-25 / 루가 9:51-62 “제자도의 조건”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오늘 읽은 복음서는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향하시는 “예루살렘 상경기”의 시작 부분입니다. 이는 루가복음 9장에서 19장 27절까지 장장 10장에 걸쳐 기록되었으며 “예루살렘 입성” 전까지의 이야기들을 담은 것입니다. 특히 루가복음 9장 이전에는 이적과 치병사화가 중심이라면, 9장 이후 “예루살렘 상경기”에는 비유와 설교 그리고 논쟁 사화 등이 중심입니다. 이런 차원에서 루가복음 9장은 매우 중요한 전환점을 보여줍니다. 굵직한 주제들이 이 9장 속에 모두 들어 있습니다. 12제자를 파송한..

글모음/설교문 2022.06.26

“존재를 건립하는 공간”

2022.6.19. 연중 12주일 열왕상 19:1-16 / 시편 42, 43 / 갈라 3:23-29 / 루가 8:26-39 “존재를 건립하는 공간”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오늘 읽은 복음서는 ‘구마사화’입니다. 마태오, 루가, 마르코가 모두 이 이야기를 전합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구마사화가 있었던 장소에 대한 기록이 복음서마다 상이합니다. 마태오는 ‘가다라 지방(Gadara)’이라 표기했고, 루가는 마르코복음을 따라 ‘게라사(거라사,Gerasa)’라고 기록했습니다. 물론 공동번역 성서는 루가복음의 장소를 ‘게라사’가 아니라 ‘게르게사(Gergesa)’로 번역을 했습니다. 가다라, 게라사(거라사), 게르게사는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지만 각각 다른 지명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글모음/설교문 2022.06.19

삼위일체: 관계성으로서의 존재

2022.6.12. 성삼위일체주일 잠언 8:1-4, 22-31 / 시편 8 / 로마 5:1-5 / 요한 16:12-15 “삼위일체: 관계성으로서의 존재”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사제, Artist “지금은 너희가 그 말을 알아들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너희를 이끌어 진리를 온전히 깨닫게 하여 주실 것이다.(요한 16:12-13) 주님께서는 ‘진리 ἀλήθεια’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이 진리가 이 세상에서 은폐되었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진리의 은폐는 오직 ‘성령’에 의해서만 세상에 밝혀질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성령께서는 스스로 말하시는 것이 아니라 오직 ‘성자’를 통해 말씀하십니다. 즉, 성자로부터 들은 진리를 성령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그리..

글모음/설교문 2022.06.12

“성령강림: 하느님 현존의 표징”

2022.6.5. 성령강림주일 사도 2:1-21 또는 창세 11:1-9 / 시편 104:24-34, 35하 / 로마 8:14-17 또는 사도 2:1-21 / 요한 14:8-17 “성령강림: 하느님 현존의 표징”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사제, Artist 주님께서는 본인이 아버지 안에 있고 또 아버지께서 자신 안에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아버지께로 본인이 ‘직접’ 가신다고 말씀하십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이미 ‘상호거주’하고 있는 상태에서 또 아버지께 가신다고 하시니 참 이해하기 어려운 말입니다. ‘가신다’고 하셨으니 ‘오신 곳’이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더욱이 아버지께 가시면 ‘다른 협조자’를 우리에게 보내주신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그 ‘협조자’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거..

글모음/설교문 2022.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