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모음/설교문 228

"기쁜 소식" - 성탄밤 감사성찬례

2021.12. 24. 다해_ 성탄 밤 이사 9:1-6 / 시편 96 / 디도 2:11-14 / 루가 2:1-14(15-20) “기쁜 소식”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사제, Artist 여러분에게 ‘기쁜 소식’은 무엇입니까? 자녀가 원하던 대학에 붙었다는 소식? 저평가받던 주식을 사서 대박이 났다는 소식? 아프던 몸이 완치되었다는 소식? 아마도 우리 모두는 각각의 처지에 따라 간절히 바라는 ‘기쁜 소식’들이 있을 것입니다. 2002년 월드컵에서 우리 선수들의 승리 소식으로 종로를 가득 매우며 행진을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것도 ‘기쁜 소식’이지요. 그때 우리 국민들은 모두 그 기쁜 소식에 마치 하나가 된 듯한 경험을 했었지요.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아마도 일제 식민통치로..

글모음/설교문 2021.12.24

하느님 없이 살 수 없는 사람들

2021.12. 19. 다해_ 대림 4 주일 미가 5:1-4상 / 루가 1:46하-55(성모송가) / 히브 10:5-10 / 루가 1:39-45(46-56) “하느님 없이 살 수 없는 사람들”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Artist 오늘 읽은 성모송가(Magnificat)는 저녁기도 때 자주 부르는 곡으로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노래입니다. 아마도 원시기독교공동체에서 구전으로 내려오던 것을 루가가 수록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루가복음에만 나오는 ‘루가의 특수자료’입니다. 수사법적으로 서로 상반된 것을 대비시켜 주제를 드러내는 ‘대비법’을 사용합니다. ‘비천한 신세’와 ‘마음이 교만한 자’,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이’와 ‘마음이 교만한 자’, ‘권세 있는 자’와 ‘보잘것없는 이’, ‘배고픈..

글모음/설교문 2021.12.18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2021.12. 12. 다해_ 대림 3 주일 스바 3:14-20 / 이사 12:2-6 / 필립 4:4-7 / 루가 3:7-18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사제, Artist 오늘 읽은 요한복음 3장 7절-9절의 말씀은 ‘예수 어록’을 출처로 합니다. 마태오도 같은 자료를 공유했고, 이는 마르코 복음에는 없습니다. 이 세례자 요한의 설교를 마태오가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사두가이파 사람들을’ 대상으로 선포한 것에 반해 루가는 이를 군중에게 설교한 것으로 설정합니다. 어떤 것이 더 원본에 가까운지는 쉽게 추측하기 곤란합니다. 요한의 설교의 핵심은 심판의 때가 가까우니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라는 것입니다. 공동번역이 “너희는 회개했다는 증거를 행실로 ..

글모음/설교문 2021.12.11

자비의 내장 σπλάγχνα ἐλέους

2021.12. 5. 다해_ 대림 2 주일 말라 3:1-4 / 루가 1:68-79 (즈가리야 송가) / 필립 1:3-11 / 루가 3:1-6 ‘ 자비의 내장 σπλάγχνα ἐλέους ’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사제, Artist “죄를 용서받고 구원받는 길을 주의 백성들에게 알리게 되리니 이것은 우리 하느님의 지극한 자비의 덕분이라.” (루가 1:77-78a) 여러분은 자비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오늘 우리는 자비에 대해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방금 읽은 구절에서 “하느님의 지극한 자비”라는 말은 원래 직역하면 ‘자비의 내장 σπλάγχνα ἐλέους’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자비의 내장’은 자비를 표현하는 가장 적극적인 말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내장’은 우리..

글모음/설교문 2021.12.04

‘고개를 꼿꼿이 세우고…’

2021.11. 28. 다해_ 대림 1 주일 예례 33:14-16 / 시편 25:1-10 / 1데살 3:9-13 / 루가 21:25-36 ‘고개를 꼿꼿이 세우고…’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사제, Artist 이제 전례력으로 새해가 시작됐습니다. 전례력의 시작(대림절)은 주님에 대한 우리 교회의 기다림을 신학적으로 표현합니다. 교회는 두 가지의 기다림을 말합니다. 하나는 다시 오실 재림 예수에 대한 기다림이고, 또 하나는 이 세상을 구원할 아기 예수의 탄생에 대한 기다림입니다. ‘재림 예수’에 대한 기다림은 부활과 승천하신 주님의 약속에 기반하고, 메시아의 탄생은 구약의 예언에 기초합니다. 평화와 구원을 선포하신 아기 예수의 탄생은 우리와 세상에게 기쁜 소식이었지만, 다시 오실 재림은 모..

글모음/설교문 2021.11.26

‘거룩한 편가르기’

2021.11. 21. 나해_ 왕이신 그리스도 주일 사무하 23:1-7 / 시편 132:1-12(13-18) / 묵시 1:4하-8 / 요한 18:33-37 ‘거룩한 편가르기’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사제, Artist 처음 빌라도는 예수 편도 아니고 유다인 편도 아닌 모호한 위치에 섰습니다. 물론 뼛속까지 정치꾼이었던 그의 성향은 힘 있는 편으로 이미 기울어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자신의 속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싶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예수에 대한 기소 사실은 그에게도 모호하게 느껴졌는지 모릅니다. 정치적 문제라면 모를까 종교적 문제는 그의 관심 밖이었습니다. 그러나 유다교 최고회의인 산헤드린의 요청을 총독으로서 무시할 수 없었을 겁니다. 빌라도를 찾아간 유다..

글모음/설교문 2021.11.20

“너희는 새보다 훨씬 귀하다.”

2021.11. 14. 나해_ 추수감사주일_연중 33 주일 신명 8:1-10 / 시편 65 / 야고 1:17-18, 21-27 / 마태 6:25-33 “너희는 새보다 훨씬 귀하다.”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사제, Artist 오늘 말씀은 주님께서 실제로 발설하셨을 가능성이 큰 문장들로 구성되었습니다. 비슷한 단어나 문장을 운율에 맞춰 대비시켜 표현하는 ‘대구법’을 사용한 것은 그 특징입니다. 이런 화법은 주님의 것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앞 문장과 뒷 문장, 앞에 나온 단어와 뒤에 나온 단어가 각각 짝을 이룹니다. 음식과 목숨, 옷과 몸 등이 서로 대비됩니다. 달변가이셨던 주님께는 이런 대구법을 통해 본인이 말씀하시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게 청자에게 전달하셨습니다. 이런 문장을 묵상하다 ..

글모음/설교문 2021.11.13

과부의 헌신과 종교 권력의 부조리

2021.11. 7. 나해_ 연중 32 주일 룻기 3:1-5, 4:13-17 / 시편 127 / 히브 9:24-28 / 마르 12:38-44 ‘과부의 헌신과 종교 권력의 부조리’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Artist 예리고의 바르티매오가 선포한 것처럼, 이제 예수께서는 ‘다윗의 자손’ 메시아로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십니다. 입성하시자마자 예루살렘 성전을 정화하시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셨습니다. 이후 예수께서는 예루살렘의 살아있는 권력들과 하나씩 다섯 번의 논쟁을 벌이십니다.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과 1) ‘권한에 대한 논쟁’(마르 11:27-33)을 하셨으며, 이어서 바리사이파와 헤로데 당원들과 2) ‘세금에 대한 논쟁’(마르 12:13-17)을 벌이셨습니다. 또 성전 권력을 장악했던 사두가이..

글모음/설교문 2021.11.06

'새로운 내러티브'로의 초대

2021.10.31. 나해_ 모든 성인의 날 _ 연중 31 주일 이사 25:6-9 / 시편 24 / 묵시 21:1-6상 / 요한 11:32-44 ‘새로운 내러티브’로의 초대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Artist 예수께서 마리아뿐만 아니라 같이 따라온 유다인들까지 우는 것을 보시고 비통한 마음이 북받쳐 올랐다. (요한 11:33) 여기에서 “비통한 마음이 북받쳐 올랐다.”라는 표현은 주님께서 몹시 당황하여 화를 내시는 모습을 표현한 것입니다. “비통한 마음”으로 번역된 부분은 “ἐμβριμάομαι 엠브리마오마이”로 “분노하다, 화나다”라는 뜻의 단순과거동사입니다. 이 엠브리마오마이는 화가 나서 코로 숨을 씩씩거리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단어입니다. 주님께서 정말 화가 나셨다는 표현을 하기 ..

글모음/설교문 2021.10.30

‘단순하며 간결하고 밀도 높은 기도’-제자도와 기도

2021.10.24. 나해_연중 30주일 욥기 42:1-6, 10-17 / 시편 34:1-8, [19-22] / 히브 7:23-28 / 마르 10:46-52 ‘단순하며 간결하고 밀도 높은 기도’ 제자도와 기도 채야고보 신부 / 성공회 제주한일우정교회, Aritist “기도는 무엇이고, 어떻게 하는 것일까요? 주님께서는 이에 대한 답변으로 마태오복음 6장에서 “위선자”처럼 기도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인즉 기도는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도 아니고, 자기만족적인 것도 아니며, 오직 ‘하느님 앞에 선 개인’으로 진솔하게 구할 것을 간구하라는 말씀입니다. 또 기도할 때 ‘골방에 들어가라”라고 하셨습니다. 그것은 기도가 하느님께 드리는 은밀한 것임을 분명히 말씀하신 것입니다. 기도할 때 수다스럽거나, 중..

글모음/설교문 2021.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