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모음/설교문 212

선택과 결단

2021. 7.4. 나해_맥추감사주일_연중14주일 신명 8:1-4 / 시편 119:33-48 / 히브 11:32-40 / 마태 6:25-34 선택과 결단 채야고보 신부 / 제주 한일우정 교회, Artist 추수감사절과 맥추감사주일은 우리 전례력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 유래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출애굽기 23장 16절에 “그리고 너희가 밭에 씨를 뿌려서 지은 곡식의 맏물을 바치는 맥추절을 지켜라.”라는 말씀에서 ‘추수절’을 ‘맥추절’로 오역을 하는 바람에 이를 구약과 연관시켰습니다. 그러나 추수감사절이 미국 청교도들의 농경문화에서 나온 것처럼, 맥추감사주일은 우리 농경문화에 기반을 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6월 중순경에 보리를 추수했기 때문에 7월 첫 번째 주일을 맥추절로 지키게 된 것..

글모음/설교문 2021.07.03

일상성(日常性)의 회복 3

2021. 6. 27. 나해_연중13주일 사무하 1:1, 17-27 / 시편 130 / 2고린 8:7-15 / 마르 5:21-43 일상성(日常性)의 회복 3 채야고보 신부 / 제주 한일우정의 교회, Artist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 식사를 하고 마음껏 웃고 떠들던 우리의 일상이 너무나 그립습니다. 여행도, 산책도, 쇼핑도 모두 어색한 일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이 더 멀리 느껴지고, 성당에 새로운 사람이 와도 이전처럼 마음껏 반기기가 어렵습니다. 예전에는 매일 반복되는 단조로운 일상을 벗어나고자 몸부림 친적도 있었는데, 이제는 단조롭더라도 편안하게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도 하고, 일을 하는 그러한 일상이 너무 그립습니다. 코로나 19는 이렇게 우리의 일상을 멀리 “외출” 시켜버렸습니다...

글모음/설교문 2021.06.25

기도의 일상성(日常性) 2

2021. 6. 20. 나해_연중12주일 사무상 17:32-49 / 시편 9:9-20 / 2고린 6:1-13 / 마르 4:35-41 기도의 일상성(日常性) 2 채야고보 신부 / 제주 한일우정의 교회, Artist 그런데 마침 거센 바람이 일더니 물결이 배 안으로 들이쳐서 물이 배에 거의 가득 차게 되었다. 그런데도 예수께서는 뱃고물을 베개 삼아 주무시고 계셨다. (마르 4:31-32a) 배에 물이 가득 찼는 데도 주님께서는 뱃고물을 베개 삼아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이 장면을 늘 읽을 때마다 저는 안절부절못하고 두려움에 떠는 제자들과 태연하게 주무시는 주님의 얼굴이 대비해서 떠오르곤 합니다. ‘거센 바람’과 파도가 몰아치는 상황을 주님께서 전혀 모르시지 않으셨을 겁니다. 단지 주님께서는 늘 평소에 하시던 ..

글모음/설교문 2021.06.19

하느님 나라의 일상성(日常性) 1

2021. 6. 13. 나해_연중11주일 사무상 15:34-16:13 / 시편 20 / 2고린 5:6-10(11-13)(14-17) / 마르 4:26-34 하느님 나라의 일상성(日常性) 1 채야고보 신부 / 제주 한일우정의 교회 사제, Artist 하느님 나라는 특수성과 일상성을 동시에 지닙니다. 니고데모에게 예수께서 말씀하신 대로, 우리는 ‘하늘의 것(τὰ’ ἐπουράνια)을 알 수도 이해할 수도 없습니다. 하느님의 계시가 없으면 이해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주님께서 계시해 주신 ‘하늘의 것’을 믿습니다. 곧 하느님께서 세상을 사랑하셔서 하느님의 외아들을 육신으로 보내셨고, 그가 고난 받아 죽으시고 부활하시고, 승천하셨으며, 언젠가 다시 오신다는 것 말입니다. 이러한 것은 성서와 우리 믿음의..

글모음/설교문 2021.06.11

“의지의 지향점”-인지부조화의 상태에서 벗어나기-

2021. 6. 6. 나해_연중10주일 사무상 8:4-11, 16-20 / 시편 138 / 2고린 4:13-5:1 / 마르 3:20-35 “의지의 지향점” -인지부조화의 상태에서 벗어나기- 채야고보 신부 / 제주 한일우정의 교회 사제, Artist 마르코는 전승 자료를 편집하면서 ‘예수의 가족과 친척들이 예수를 방문한 이야기’와 ‘베엘제불과 성령에 대한 논쟁 이야기’를 하나로 묶었습니다. 예수의 가족과 친척들이 예수를 방문한 것은 예수가 미쳤다는 소문 때문입니다. 마르코는 이 이야기를 둘로 나누고 그 사이에 ‘베엘제불 논쟁 사화’를 삽입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마태오복음 12장과 루가복음 11장에도 동시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냥 읽어보면 하나의 이야기인 것 같지만, 행간을 잘 살펴보면 오늘 본문은 다양한..

글모음/설교문 2021.06.05

진리와의 친교: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2021. 5. 30. 나해_성삼위일체주일 이사 6:1-9 / 시편 29 / 로마 8:12-17 / 요한 3:1-17 진리와의 친교: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채야고보 신부 / artist, 성공회 사제 그 아들은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찬란한 빛이시요, 하느님의 본질을 그대로 간직하신 분이시며, 그의 능력의 말씀으로 만물을 보존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분은 인간의 죄를 깨끗하게 씻어주셨고 지극히 높은 곳에 계신 전능하신 분의 오른편에 앉아 계십니다. (히브 1:3) 오늘 본문 말씀들은 하나같이 하느님의 영광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눈으로 볼 수 없는 전능하신 하느님의 영광을 인간의 언어와 말로, 또 인간의 상상과 지혜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한계. 그렇습니다. 이러한 영적인 세계에 대한 표현을 읽고 이해하는..

글모음/설교문 2021.05.31

성령의 역할

2021. 5. 23. 나해_성령강림대축일_성공회 예산교회 사도 2:1-21 / 시편 104:24-34, 35하 / 로마 8:22-27 / 요한 15:26-27, 16:4하-15 성령의 역할 채야고보 신부 / artist, 성공회 사제 지난 5월 13일 목요일이 “승천대축일”이었습니다. 주님께서 부활하시고 40일째 되는 날입니다. 전례력상 대축일은 주일보다 앞서므로 대부분의 교회는 이를 부활 7주일로 옮겨서 지킵니다. 그리고 승천일로부터 열흘째 되는 오늘이 바로 성령강림절입니다. 참 많은 시간이 지났습니다. 40일간의 사순절, 고난주간, 부활절, 50일간의 부활절기, 승천축일, 그리고 성령강림절. 누구에게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을 것이고, 또 누구에게는 단순히 일상의 연속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회개와 낮..

글모음/설교문 2021.05.23

“승천의 진실”

2021. 5. 16. 나해_승천대축일(부활7주일) 승천대축일(이동축일) 전례독서 2: 다니 7:9-14 / 시편 93 / 사도 1:1-11 / 루가 24:44-53 “승천의 진실” 채야고보 신부 / artist, 성공회 사제 하늘로 올라가심. 승천(昇天). 승천에 대해 우리가 알 수 있는 자료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구약에서는 창세기 5장의 에녹 이야기와 열왕기하 2장의 엘리야의 승천 이야기가 유일합니다. 복음사가들이 에녹과 엘리야의 승천기를 모르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제자들이 함께 목격한 승천 이야기는 4 복음서 중 루가만 기록하고 있습니다. 물론 마르코복음의 긴 결말 부분인 16장 19절에도 승천하셨다는 기록이 있지만 제자들의 목격담은 생략되어 있습니다. 루가는 승천 이야기를 루가복음 24장과..

글모음/설교문 2021.05.17

“내 사랑 안에 머물라”

2021. 5. 9. 나해_부활6주일 사도 10:44-48 / 시편 98 / 1요한 5:1-6 / 요한 15:9-17 “내 사랑 안에 머물라” 채야고보 신부 / artist, 성공회 사제 마음이 두근거리고, 두렵습니다.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늘 부담스럽습니다. 내 자신이 온전히 사랑을 실천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이론이 아니라 실천이고, 남에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남을 섬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위해서 당신의 목숨을 내놓으셨습니다. 이것으로 우리가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형제들을 위해서 우리의 목숨을 내놓아야 합니다.” ( 1요한 3:16) 사랑에 대해 이보다 더 정확한 표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요한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

글모음/설교문 2021.05.17

“아름다운 열매”

2021. 5. 2. 나해_부활5주일_감사성찬례 사도 8:26-40 / 시편 22:25-31 / 1요한 4:7-21 / 요한 15:1-8 “아름다운 열매” 채야고보 신부 / artist, 성공회 사제 Ἐγώ εἰμι ὁ ποιμὴν ὁ καλός. 에고 에이미 호 포이멘 호 칼로스.(요한10:11) 지난주에 우리는 “나는 착한 목자다”라는 예수의 정체, 즉 요한이 말하는 ‘신원선언’의 그리스도론을 보았습니다. 요한은 “Ἐγώ εἰμι 에고 에이미, 나는 ~이다”라는 표현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그리스도론을 전개했습니다. Ἐγώ εἰμι ἡ ἄμπελος ἡ ἀληθινή, 에고 에이미 헤 암펠로스 헤 알레티네.”(요한 15:1) “나는 참 포도나무다.”라고 오늘 말씀은 예수의 또 다른 정체를 밝히고 있습..

글모음/설교문 2021.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