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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 가을에 정말 사랑할 수 있을까요?”

2023. 10. 29. 가해_연중30주일 신명 34:1-12 / 시편 90:1-6, 13-17 / 1데살 2:1-8 / 마태 22:34-46 “우리는 이 가을에 정말 사랑할 수 있을까요?”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C.S. 루이스는 [고통의 문제]라는 책의 집필을 의뢰받았을 때 처음에 이를 거절했다고 합니다. 이유는 고통에 대해 자신이 하는 말과 고통을 대하는 자신의 참된 모습 사이에서 발생하는 괴리 때문이라고 말입니다. 말과 실제 인격 사이에는 너무 큰 간극이 존재하게 마련입니다. 저 또한 사실 설교를 할 때마다 매우 부담스러운 부분이 이 부분입니다. 선포하는 케리그마와 실제 저의 인격의 괴리가 너무 커서 부끄러운 마음이 앞섭니다. 그럴 때마다 제 스스로를 자위하는 것은..

글모음/설교문 2023.10.29

“하느님의 것: 하느님의 이미지”

2023. 10. 22. 가해_연중29주일 출애 33:12-23 / 시편 99 / 1데살 1:1-20 / 마태 22:15-22 “하느님의 것: 하느님의 이미지” 우리 몸에 각인된 그리스도의 스티그마타 στίγματα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사람들은 자신들의 치부를 드러내길 싫어하고, 자신의 상처, 부끄러움, 자신의 부족한 부분들을 내면 깊숙이 숨겨두고 싶어 합니다. 특히 자신이 피해를 볼 수 있는 일이나 체면이 구겨지는 일은 대신 다른 사람을 통해 우회적으로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전하고 자신은 베일 속으로 숨어버립니다. 그래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발화자를 방패 삼아 자신의 체면을 유지하지요. 이런 경향은 손해를 보지 않고 체면도 유지하면서 남을 통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

글모음/설교문 2023.10.22

"어떻게...?"

2023. 10. 15. 가해_연중28주일 출애 32:1-14 / 시편 106:1-6, 19-23 / 필립 4:1-9 / 마태 22:1-14 “어떻게…?”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우리는 지난주에 십계명의 제1 계명에서 제4 계명까지 살펴보고 셈족 종교의 신론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구약성서 전체를 관통하는 유일신과 초월적 존재로서의 야훼에 대한 신론은 다신교적 신론과 극명한 대비 속에서 늘 갈등과 긴장감을 자아냈습니다. 북이스라엘과 남유다의 멸망 후에 바빌론 유수 기간을 거치면서 초월과 내재의 접점이 되는 ‘메시아’ 사상으로 야훼 신론은 변화했습니다. 초월적인 존재와 유한한 인간 사이에 접점이 없던 유일신론에서 이제 하느님으로부터 보냄을 받은 “메시아”를 통해 둘 사이에 중..

글모음/설교문 2023.10.15

“삶의 우선 순위”

2023. 10. 8. 가해_연중27주일 출애 20:1-4, 7-20 / 시편 19 / 필립 3:4하-14 / 마태 21:33-46 “삶의 우선 순위”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오늘 읽은 1 독서의 십계명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우선권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잠시 묵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십계명의 첫째 계명은 “너희 하느님은 나 야훼יהוה다”입니다. 이는 하느님의 자기 확증적 표현입니다. 이는 신 존재 증명 자체가 무의미함에 대한 선포입니다. 그분은 스스로 있는 자이시고, 스스로 존재 증명을 받을 필요가 없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창조되지도 않았고, 시작과 끝도 없으며, ..

글모음/설교문 2023.10.07

“겸손의 찬가”

2023. 10. 1. 가해_연중26주일 출애 17:1-7 / 시편 78:1-4, 12-14 / 필립 2:1-13 / 마태 21:23-32 “겸손의 찬가”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필립비서 2장에서 필립비 교회에 대한 사도 바울로의 권면은 절정에 이릅니다. 그는 네 가지의 그리스도의 모범을 제시합니다.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는 격려”, “그리스도의 사랑에 기반한 위로”, “성령 안에서의 친교”, “신자 간의 애정과 동정심” 등입니다. 이러한 모든 것의 출발점은 그리스도의 겸손과 봉사의 정신입니다. 이러한 그리스도의 덕목을 따르기 위해서는 “같은 생각”과 “같은 사랑” 그리고 “같은 마음”으로 교회가 하나가 되라고 권면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관계에서..

글모음/설교문 2023.10.01

“영원한 현재와 나눔”

2023. 9. 29. 가해_연중25주_금요일_추석별세기념성찬례_미카엘과 모든 천사들 축일 출애 17:1-7 / 시편 78:1-4, 12-14 / 필립 2:1-13 / 마태 21:23-32 “영원한 현재와 나눔”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우리가 흔히 과거에 대해 기억하는 방식은 과거를 회상하거나 추억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현재보다는 과거로 시간의 중심축이 기웁니다. 그래서 어른들은 흔히 과거에 자신이 좋았던 때를 회상하며 “그때가 좋았지”라고 말하곤 하십니다. 심지어 참혹한 베트남 전쟁의 기억조차도 어떤 어르신에게는 자신의 청춘의 추억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하는 분도 제가 보았습니다. 아마도 현재의 자신과 과거 한창때의 자신을 비교하면서 과거에서 어떤 위로를 찾는 것 같습니다..

글모음/설교문 2023.10.01

“영원한 현재”

2023. 9. 24. 가해_연중25주일 출애 16:2-15 / 시편 105:1-7, 38-45 / 필립 1:21-30 / 마태 20:1-16 “영원한 현재”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성공회는 일 년에 네 번 계절을 따라 하느님의 부르심을 확인하는 좋은 전통이 있습니다. 이를 우리는 “사계재”라고 부릅니다. 지난 한 주가 “추계재”였습니다. 사순 1주일, 성령강림주일, 성 십자가의 날(9/14), 성 루시아 축일(12/13) 이후에 오는 수요일에는 “성직자”의 성소를 위해, 금요일에는 “성직후보자와 수도자”의 성소를 위해, 그리고 토요일에는 “모든 신자들”의 성소를 위해 기도하는 날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하느님께서 각자를 부르신 성소를 확인하는..

글모음/설교문 2023.09.24

"차이와 다름"

2023. 9. 17. 가해_연중24주일 출애 14:19-31 / 시편 114 / 로마 14:1-12 / 마태 18:21-35 “차이와 다름”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모인 곳이 교회입니다. 자라온 환경이 다르고, 교육이 다르며, 생각하는 것도 각양각색인 사람들이 모여있습니다. 하느님께 받은 은사도 서로 다르고, 타고난 달란트도 각각 다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의 다름 속에서 차이의 가치를 배우고, 다름 속에서 다양성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다름이 타자를 판단하는 잣대가 되거나, 다른 사람을 차별하는 근거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교회나 많은 공동체들은 종종 갈등을 겪게 됩니다. 우리의 눈은 자기 자신보다 우리 시선이 닿는 눈 밖의 타자에게 ..

글모음/설교문 2023.09.17

“능력과 욕망 사이 어디쯤에…”

2023. 9. 10. 가해_연중23주일 출애 12:1-14 / 시편 149 / 로마13:8-14 / 마태 18:15-20 “능력과 욕망 사이 어디쯤에…”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세상에 만족이 있느냐 인생에게 만족이 있느냐 있다면 나에게도 있으리라 세상에 만족이 있기는 있지마는 사람의 앞에만 있다. 거리는 사람의 팔 길이와 같고 속력은 사람의 걸음과 비례가 된다. 만족은 잡을래야 잡을 수도 없고 버릴래야 버릴 수도 없다. 만족을 얻고 보면 얻은 것은 불만족이요 만족은 의연히 앞에 있다. … 중략 나는 차라리 발꿈치를 돌려서 만족의 묵은 자취를 밟을까 하노라. … 생략 만해 한용운의 [만족] 오늘 2 독서에서 사도 바울로가 우리에게 하는 권면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말씀을 깊..

글모음/설교문 2023.09.10

“단 한 번뿐인 삶이라면…”

2023. 9. 3. 가해_연중22주일 출애 3:1-15 / 시편 105:1-7, 23-27, 45 / 로마 12:9-21 / 마태 16:21-28 “단 한 번뿐인 삶이라면…”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나도 한때는 백화나무를 타던 소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절을 꿈꿀 때가 있습니다. 내가 심려(心慮)에 지쳤을 때 그리고 인생이 길 없는 숲 속과 너무나 같을 때 얼굴이 달고 얼굴이 거미줄에 걸려 간지러울 때 내 눈 하나가 작은 나무 가지에 스쳐 눈물이 흐를 때 나는 잠시 세상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 새 시작을 하고 싶습니다. 운명이 나를 잘못 이해하고 반만 내 원(願)을 들어주어 나를 데려갔다가 다시 돌아오지 못하게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 세상은 사랑하기에 좋은 곳입..

글모음/설교문 2023.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