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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과 욕망 사이 어디쯤에…”

2023. 9. 10. 가해_연중23주일 출애 12:1-14 / 시편 149 / 로마13:8-14 / 마태 18:15-20 “능력과 욕망 사이 어디쯤에…”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세상에 만족이 있느냐 인생에게 만족이 있느냐 있다면 나에게도 있으리라 세상에 만족이 있기는 있지마는 사람의 앞에만 있다. 거리는 사람의 팔 길이와 같고 속력은 사람의 걸음과 비례가 된다. 만족은 잡을래야 잡을 수도 없고 버릴래야 버릴 수도 없다. 만족을 얻고 보면 얻은 것은 불만족이요 만족은 의연히 앞에 있다. … 중략 나는 차라리 발꿈치를 돌려서 만족의 묵은 자취를 밟을까 하노라. … 생략 만해 한용운의 [만족] 오늘 2 독서에서 사도 바울로가 우리에게 하는 권면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말씀을 깊..

글모음/설교문 2023.09.10

“단 한 번뿐인 삶이라면…”

2023. 9. 3. 가해_연중22주일 출애 3:1-15 / 시편 105:1-7, 23-27, 45 / 로마 12:9-21 / 마태 16:21-28 “단 한 번뿐인 삶이라면…”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나도 한때는 백화나무를 타던 소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절을 꿈꿀 때가 있습니다. 내가 심려(心慮)에 지쳤을 때 그리고 인생이 길 없는 숲 속과 너무나 같을 때 얼굴이 달고 얼굴이 거미줄에 걸려 간지러울 때 내 눈 하나가 작은 나무 가지에 스쳐 눈물이 흐를 때 나는 잠시 세상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 새 시작을 하고 싶습니다. 운명이 나를 잘못 이해하고 반만 내 원(願)을 들어주어 나를 데려갔다가 다시 돌아오지 못하게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 세상은 사랑하기에 좋은 곳입..

글모음/설교문 2023.09.03

“신임의 척도”

2023. 8.27. 가해_연중21주일 출애 1:8-2:10 / 시편 124 / 로마 12:1-8 / 마태 16:13-20 “신임의 척도” 채창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로마서 1장에서 11장까지 사도 바울로는 믿음으로 말미암는 복음에 대해 이야기한 후에 오늘 읽은 12장부터 15장까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새로운 삶”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로마서의 1/4 분량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을 이루기; 사랑은 율법의 완성; 약자들에 대한 배려; 권위에 대해서; 서로 용납하고 품어주기 등. 은총으로 말미암아 세례 받고, 구원받은 우리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권면하고 있는 것이지요. 믿음에는 그에 합당한 겸손한 인격이 짝을 이루게 마련입니다. 믿음은 감정이나 느낌, 또는 신념이 ..

글모음/설교문 2023.08.27

“마침내 ~하게 되었다”

2023. 8.20. 가해_연중20주일 창세 45:1-15 / 시편 133 / 로마 11:1-2상, 29-32 / 마태 15:21-28 “마침내 ~하게 되었다”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오늘 전례 독서는 “반전 이야기”들로 가득합니다. 죽었다고 생각했던 효녀 심청이 ‘마침내’ 살아서 왕비가 되어 아버지를 만난 것처럼. 늘 선한 양심 때문에 가난에 찌들어 살던 흥부가 ‘마침내’ 제비의 도움으로 자신을 박대하던 놀부보다 더 큰 부자가 되었다는 이야기처럼. 트로이 전쟁의 영웅으로서 전쟁을 승리로 마치고 집으로 귀환하다 바다에서 난파되어 죽었다고 생각했던 오디세우스가 ‘마침내’ 20년이 지난 후에 아내 페넬로페와 재회하는 반전이야기처럼. 오늘 말씀들은 반전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

글모음/설교문 2023.08.20

“거룩한 설복 Divine Persuasion”

2023. 8.13. 가해_연중19주일 창세 37:1-4, 12-28 / 시편 105:1-7, 16-22, 45 / 로마 10:5-15 / 마태 14:22-33 “거룩한 설복 Divine Persuasion”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오늘 2 독서에서 사도 바울로는 구약성서를 예로 들어 믿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로가 여기서 사용한 믿음에 해당되는 헬라어 ‘피스티스πίστις’는 신약에서 224회가 사용되는데, 그중 바울서신서에만 무려 108회 정도가 사용됩니다. 그는 이 단어를 세 가지 의미에서 사용합니다. 하나는 복음서에서 예수께서 사용하신 것과 같은 회개의 핵심으로서의 믿음입니다. 하느님께로 돌아오는 것을 촉구하는 믿음이지요. 두 번째는 이방..

글모음/설교문 2023.08.13

“어둠 속을 밝혀주는 등불”

2023. 8.6. 가해_주님의 변모 축일_연중18주일 다니 7:9-10, 13-14 / 시편 97 / 2베드 1:16-19 / 루가 9:28-36 “어둠 속을 밝혀주는 등불”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베드로의 둘째 편지는 유다서를 기반으로 편집됐습니다. 짧은 유다서의 내용을 2장에 배치하고, 1장과 3장을 덧붙인 형식입니다. 쓰인 시기는 유다서 이후로 130~150년 정도로 추정됩니다. 어느 공동체의 신앙심 깊은 사람이 베드로의 이름으로 헌정한 편지라고 보면 무난합니다. 사실 유다서가 위경인 에녹서를 인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초대교회에서 유다서의 실제 저자 여부에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르틴 루터는 유다서의 친저성을 인정하지 않기도 했지요. 이러한 경향은 유다서를..

글모음/설교문 2023.08.06

“영적 체험”

2023. 7.30. 가해_연중17주일 창세 29:15-28 / 시편 105:1-11, 45 / 로마 8:26-39 / 마태 13:31-33, 44-52 “영적 체험”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나는 이 책을 통해 딱 한마디를 하고 싶었다. 그것은 우리가 어떤 큰 슬픔이나 상처, 분노와 두려움도 그것을 큰 기쁨과 치유, 자비와 자유로 바꿀 수 있는 내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경의 [결국은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거야] 중에서 [결국은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거야]라는 책의 서문 중에 나오는 글을 읽어드렸습니다. 미국 진보신학으로 유명한 유니온 신학교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신학과 종신 교수가 된 (정)현경이 쓴 이 책에서 신학자이면서도 아티스트 같은 감수성으로 ..

글모음/설교문 2023.07.30

“하느님의 양자”

2023. 7.23. 가해_연중16주일 창세 28:10-19상 / 시편 139:1-12, 23-24 / 로마 8:12-25 / 마태 13:24-30, 36-43 “하느님의 양자”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사도 바울로는 로마서 7장에서 육신의 연약함으로 계속해서 죄를 짓는 인간의 실존에 대해 말하면서 “누가 이 죽음의 몸에서 나를 구원하겠습니까?”(로마 7:24)라고 한탄을 합니다. 그리고 오늘 읽은 2 독서 앞부분에 이에 대한 답을 합니다. 이것이 지난 주일 읽은 연중 15주일 2 독서의 말씀이었습니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곧 하느님께서는 죄를 속하여 주시려고, 자기의 아들을 죄된 육신을 지닌 모습으로 보내셔서, 육신에다 죄를 정하셨습니다.” 로마 8:4 (표..

글모음/설교문 2023.07.23

“가해자 vs. 피해자”

2023. 7.16. 가해_연중15주일 창세 25:19-34 / 시편 119:105-112 / 로마 8:1-11 / 마태 13:1-9, 18-23 “가해자 vs. 피해자”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인간의 본성이 약하기 때문에 율법이 이룩할 수 없었던 것을 하느님께서 이룩하셨습니다.” 로마 8:3 사람들은 말합니다. 왜 하느님은 인간을 시험하시는가? 왜 선악과를 심어서 그것을 따먹지 말라고 하셨는가? 하느님은 인간이 선악과를 따먹을 줄 정말 모르셨는가? 전지하신 하느님이 그것을 몰랐을까? 이러한 질문은 나름 의미가 있는 것 같지만 이미 결론을 내려놓고 하는 질문입니다. 하느님께서 전지전능하시다는 점과 인간은 나약한 존재라는 것을 먼저 전제하면서 그런 나약한 인간에 대해 마치..

글모음/설교문 2023.07.15

“유배된 지혜”

2023. 7.9. 가해_연중14주일 창세 24:34-38, 42-49, 58-67 / 시편 45:10-17 / 로마 7:15-25상 / 마태 11:16-19, 25-30 “유배된 지혜*” “유배된 지혜”라는 말은 우리 안에 지혜가 없는 것이 아니라 지혜가 “유배”되었다는 뜻입니다. 창세 때부터 하느님이 만물에게 부여한 지혜는 결코 사라질 수 없습니다. 단지 우리 자유의지가 우리의 죄성이 이를 우리 안에서 유배시켰다는 의미입니다. 채야고보 신부 / 대한성공회 제주우정교회, Artist “그들은 세례자 요한의 엄격함도 그리스도의 자유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 오늘 읽은 복음서의 앞부분에는 세례자 요한이 제자들을 예수께 보내 “오실 그분이 당신입니까?”라는 질문을 하는 장면이 있습니..

글모음/설교문 2023.07.09